그래도 언론은 신중해야 한다 <10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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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언론은 신중해야 한다 <1065호>
  • 명대신문
  • 승인 2019.11.2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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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대한 반대로부터 촉발된 홍콩 시위가 심화되고 있다. 유혈사태로 번진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홍콩정부가 오는 24일에 치러질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투표소마다 폭동진압 경찰을 배치한다고 결정했으니 그 사태의 심각성은 알만하다. 이는 한국의 대학에도 어떤 현상을 낳고 있는데, 한국 학생들이 ‘홍콩 시위지지대자보’를 붙이면 중국 학생들이 이를 훼손하는 것이다. 지난 15일, 전남대학교를 시작으로 서울대학교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러한 갈등은 지속되는 듯 보이며 대자보 역시 훼손과 재부착이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9일, 우리 대학에서도 한국인 학우와 중국인 학우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에 언론들은 앞 다퉈 보도했는데, 20일 오전 12시경 단독으로 나온 기사는 해당 사건이 오후 8시 경에 발생했으며, 이 사태가 ‘폭행사건’임을 강조했다. 다른 기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목에는 꼭 ‘폭행’이라는 말이 포함됐다. 시간을 잘못 인지한 건 차치하고서라도 일부 언론이 선택한 폭행이라는 단어는 지나친 듯 보였다. 폭행의 정의와는 별개로 폭행이 가지는 이미지 자체가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용자를 고려했을 때 문제가 되는데 제목만 본 사람들은 우리 대학에서 형사사건이 발생했다고 여길 수 있다. 당사자들이 겪을 당혹감을 고려해서라도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언론의 모습은 지난 6월 명지학원 파산 신청 논란에서도 나타났다. 해당 논란을 최초 보도한 한 언론사는 우리 대학이 파산 신청을 당했다는듯이 보도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우리 대학은 파산 위기에 놓인 대학으로 여겨졌으며, 이미지 실추로 인한 타격은 쉽게 회복될 수 없어 보인다. 사실 보도와 진실 보도는 다르다. 인터뷰를 싣더라도 그 말이 거짓이면 진실 보도는 아니게 된다. 그리고 그 조그마한 과정이나 거짓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면, 언론은 재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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