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화 사회, 당신은 편안하십니까? <10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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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화 사회, 당신은 편안하십니까? <1065호>
  • 유근범 기자
  • 승인 2019.11.2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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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신(新) 소비 트렌드인 언택트 문화(Untact Culture)가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언택트(Untact)란 접촉을 뜻하는 ‘Contact’와 부정의 의미를 더하는 ‘Un’이 붙어 만들어진 신조어로, 사람과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고받는 행위를 말한다. 언택트 문화를 바탕으로 무인화 사회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미 우리 사회에 많은 부분이 무인화 기계로 바뀌었다. 하지만 신체적 · 사회적 · 기술적 제약 등으로 인해 정보통신서비스에 접근하거나 이용하기 어려운 디지털 소외계층(△장애인 △장노년 △저소득 △농어민 등)에게는 무인화 사회가 반갑지만은 않다. 이렇게 양면성을 가진 무인화 사회에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언택트(Untact) 서비스, 무엇이 있을까?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2018) (출처/ 신한금융투자)

지난 7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Alone 세대와 Untact 마케팅」보고서에 의하면 △나 홀로(Alone) 문화의 영향 △1인 가구 증가 △최저임금 인상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등이 언택트 문화를 확산시켰다고 보고한다. 언택트 서비스의 대표적인 예는 키오스크(KIOSK)다. 키오스크 생산업체인 ㈜터치넷에 의하면 키오스크란 그래픽, 통신카드 등 첨단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하여 음성서비스, 동영상 구현 등 이용자에게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을 의미한다. 신한금융투자에서 발표한 ‘국내 키오스크 시장규모(2018)’를 살펴보면 키오스크 시장은 2006년 약 600억 원에서 2018년 약 3,000억 원 수준으로 5배 가량 성장했다. 또한, 기존 키오스크는 주로 동사무소에서 서류를 발급할 때 쓰였지만 최근 국내 키오스크는 무인결제, 무인상점 등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신세계아이앤씨(I&C)는 자동결제 무인매장인 ‘이마트24’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에서 나오면 자동 결제되는 ‘저스트 워크아웃(Just Walk Out)’기술을 구현한 것이다. 충북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김석일 교수(이하 김 교수)는 “요즘은 고객이 판매원과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언택트 서비스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런 현상은 무인화를 촉진시키는 일부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앞으로 무인화 점포와 무인 키오스크가 더 늘어날 것이다”라고 전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이 개발한 자율주행 서빙로봇 ‘딜리(Dilly)’는 4개의 선반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50kg까지 적재 가능해 직원 없이도 손쉽게 서빙할 수 있다. (출처/ 우아한형제들)

한편, 키오스크뿐만 아니라 로봇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 조사결과에 의하면 산업용 로봇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440억 달러에서 2023년 약 690억 달러로 연평균 9.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특히 서비스 로봇 시장은 2018년 약 112억 달러에서 2023년 약 297억 달러로 21.44% 성장할 것으로 여겨진다.

무인시스템을 사용하는 가게들

▲주요 패스트푸드 키오스크 설치 매장 현황 (출처/ 식품외식경제 2018 프랜차이즈업계 총결산)

현재 △무인 스터디카페 △무인 피시방 △무인 코인노래방에서는 직원이 없어도 키오스크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좌석예약, 입 · 퇴실, 결제까지 모두 가능하다. 신영증권의 「무인화 산업(2019)」보고서에 따르면 무인화는 업종을 불문하고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이 이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자영업계를 중심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고 한다. 아르바이트생을 일주일 고용할 비용이면 키오스크를 한 달간 임대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그리고 키오스크 1대가 직원 1.5명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에 있어서 무인화 기기가 더 효율적이다. 그 외에도 △키오스크는 주문이나 결제에 있어서 회전율이 빠르다 △직원들의 단순 업무를 줄이고 섬세한 서비스가 가능해져 고객서비스의 질 향상시킬 수 있다 △직원의 실수를 최소화한다 △기계를 통한 결제로 고객의 구매 패턴을 파악해 이를 마케팅 전략에 다시 활용 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직원이 없는 ‘무인화 매장’은 이제 우리 일상 속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이러한 무인화 현상은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KFC는 키오스크를 도입한지 1년 만에 전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역시 60% 이상 키오스크를 설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키오스크를 도입한 카페 ‘띠아모’ 아르바이생 강 모씨(26)는 “키오스크 도입으로 메뉴 선택이나 매출 정산에 있어 실수가 많이 줄었다”며 “이는 손님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아르바이트생 60.1%, 키오스크 탓에 일자리 걱정

▲'키오스크 확대가 나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되나요'란 설문조사 결과 (출처/ 알바몬)

알바몬은 알바생 1,383명을 대상으로 ‘무인 결제 운영시스템 키오스크 확대(2018)’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앞으로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매장이나 기업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이 90.2%로 나타났다. 반면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의견은 8.4%, ‘일시적인 현상일 뿐 곧 줄어들 것’이란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또 만약 키오스크 이용이 확대된다면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일자리는 줄어들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 56.3%의 응답자가 ‘키오스크 이용이 늘면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 답했고, ‘일자리는 계속 유지될 것’이란 응답은 36.7%, ‘오히려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란 응답은 7.0%에 그쳤다. 이에 광운대학교 국제통상학과에 재학 중인 최석영 학생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의 자동화 · 무인화 기기 도입이 늘고 있다”며 “사람을 쓰지 않는 무인화기기의 확대는 당연히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자주 가던 음식점에서는 무인화기기가 도입되어 더 이상 아르바이트생을 보기 힘들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김 교수 역시 “현재 일어나는 무인화는 4차 산업혁명 시기와 일치하기 때문에 예상과는 달리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 키오스크의 증가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며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청년 실업률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대학생들의 고민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무인화 사회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

무인화의 확산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은 여기 또 있다. 최근 식당이나 카페 등에 무인화기가 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기기 이용이 능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의 경우 무인화 점포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7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 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디지털정보화 수준에서 일반 국민 평균을 100%라고 할 때, 60대 63.9%, 70대 이상은 36.9%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더욱 낮아진다. 청 · 장년층이 모두 110%를 넘는 것을 보면 세대 간 정보화 격차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연령별 디지털 정보화 수준(2017)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50대의 선호도는 22%로 42%인 20대에 비해 약 두 배 가량 낮았다. 노년층이 키오스크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복잡한 인터페이스 △작은 글씨 △키오스크 높이 등으로 보였다. 이에 서울특별시 서초구는 전국 최초 교육용 키오스크를 개발해 지난 9월 13일 무료 교육을 실시했다. 프로그램은 △식당 · 카페에서 음식 주문 △영화티켓 발급 △고속버스 티켓 예매 △민원서류발급기 서류 발급 총 5가지 상황으로 제작됐다. 이러한 무인화 시스템 교육을 늘려 노년층이 변화하는 사회에서 적응하도록 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실정이다.

▲서울특별시 서초구청에서 키오스크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출처/서초구청)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8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4대 정보취약계층(△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 △장 · 노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68.9%로, 전년 (65.1%) 대비 3.8% 향상됐지만 여전히 무인화 기기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이에 김 교수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경우 지하철 티켓 단말기, 은행 ATM기를 제외하면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인 키오스크는 없다”며 “일례로 인천공항 셀프체크인 무인 키오스크는 장애인 접근성 수준이 매우 낮아 시각장애인, 휠체어 사용자 등의 이용이 불가능해 개선이 시급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우리 대학 인문캠 장애학생지원센터 장유하 팀원 역시 “우리 대학 내에 배치된 키오스크를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전혀 이용하고 있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동 휠체어는 높이가 높은 편인데 수동 휠체어는 높이가 낮아 키오스크 화면을 누르는데 있어서 불편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 사회에 키오스크는 시각적인 것에 편향되어 있다”며 “음성으로 지원되는 키오스크가 도입되어 모두 평등하게 키오스크를 누릴 수 있어야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경우, 장애인차별금지법(American with Disabilities Act, ADA)을 통해 키오스크의 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표준이 마련되어 구체적인 법안으로 명시되어 있다. 키오스크 설치장소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기기 입력 버튼의 누르는 힘을 최대 5파운드로 제한하고 1m 높이에서 기기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기능별로 세밀한 표준을 마련했다. 또한, 기업이 가격 문제로 접근성 디자인을 미준수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에서 적극 지원한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일, 무인 키오스크에 대한 장애인 · 고령자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국가정보화 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무인 키오스크 등에 대한 정보 취약계층의 접근성과 이용 편의가 증대될 전망이다. 피할 수 없는 물결처럼 자리 잡은 무인화 사회가 차별을 야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4대 정보취약계층 디지털 정보화 수준(2018)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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