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개편, ‘다음’이 능사는 아니다〈10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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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개편, ‘다음’이 능사는 아니다〈1064호〉
  • 김인기 기자
  • 승인 2019.11.1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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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카카오는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뉴스와 검색 서비스에 대한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가 밝힌 취지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연예 섹션에서 나타나는인격 모독 수준의 댓글이 공론장을 해쳐왔다는 것 △연예 섹션의 댓글이 개인 자체를 조명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았다는 것. 이에 지난달 31일부로 포털 ‘다음’의 연예 섹션 댓글 기능은 잠정 폐지됐다. 연이은 안타까운 사건들을 돌이켜 봤을 때, 올바른 조치인 듯 보이나 두 가지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먼저, 댓글 서비스 제한이 연예 섹션에 한정됐다는 것이다. 개인에 대한 조명은 연예 섹션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부문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달 6일,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담당했던 검사의 신상이 노출된 뒤 이에 대한 외모 비하가 댓글 창에서 난무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섹션에서의 댓글은 개인에 대한 조명을 넘어 허위 사실 유포와 여론 조작까지 감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경찰 조사에서 네이버 아이디를 약 2천 개 사용했다고 진술한 ‘드루킹’ 김모 씨의 목적은 댓글 공감 수 조작을 통한 여론 호도였다.

두 번째 아쉬운 점은 포털 점유율이다. 인터넷 데이터 전문 기업 ‘인터넷트렌드’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0월 기준 다음의 포털 점유율은 5.96%로 네이버의 66.38%에 한참 못 미쳤다. 이런 실정을 고려했을 때, 네이버 댓글 서비스의 개편 또한 불가피해 보이지만, 네이버는 지난해 댓글 운영 권한을 일부 언론사에 넘겼을 뿐 그 이상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 댓글 서비스는 처음 시행됐던 2004년, ‘여론의 다양성을 키우는 건전한 공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 받았지만, 혐오와 조작의 장으로 변모한 지 오래다.

댓글 규제를 위한 입법 차원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은 혐오 표현을 불법 정보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틀 후인 27일,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발의한 법률 개정안은 ‘인터넷 준실명제’ 도입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개정안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에 부딪힌다. 표현의 자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책임을 동반한 표현이 진정한 공론의 장을 형성하고 있는 지 돌이켜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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