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신체조건을 강점으로! <10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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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신체조건을 강점으로! <1064호>
  • 손정우 기자 , 유근범 기자
  • 승인 2019.11.11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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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엽(경기지도 15) 선수를 만나다

대학리그 정규리그 기록
- 2016년 12경기 평균 1.9득점 1.7리바운드 0.5어시스트 0.3스틸
- 2017년 4경기 평균 4.4득점 1.4리바운드 2.1어시스트 0.8스틸
- 2018년 16경기 평균 9.8득점 4.3리바운드 3.4어시스트 1.6스틸
- 2019년 16경기 평균 13.4득점 4리바운드 6.6어시스트 1.1스틸

 

위는 모두 한 선수를 설명하는 표현이다. 속공 상황에서의 빠른 스피드, 안정적인 경기 리딩 능력으로 명지대를 이끌었던 이 선수. 높은 슛 정확도까지 갖춘 그의 목표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농구계에 알리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대학 농구팀 ACE, 정의엽 선수를 만나봤다.

농구를 시작해 현재의 정의엽이 되기까지

“중학교 2학년 때 스포츠클럽에서 처음 농구를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점차 농구에 매력을 느끼게 돼 송도중학교 농구부 입단 테스트를 보게 됐죠. 그렇게 농구 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습니다.”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회상하던 그. 농구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솔직히 한국에서 제일 인기 많은 운동 종목은 축구잖아요. 그런데 축구는 지연되는 시간이 많은 반면에 농구는 그런 지연되는 시간이 없어요. 농구코트에서 상대 코트와 우리 코트를 왔다 갔다 하다 보면 보는 사람도 박진감 넘치고 재밌는 것 같아요.” 그러나 본 기자는 정의엽 선수가 축구 또한 잘한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기에 축구에 대해 물어봤다. 이에 대해 정의엽 선수는 “축구도 좋아했지만, 농구가 더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느꼈어요. 그렇다고 축구가 매력 없는 운동이라는 건 아니고요(웃음).” 이어 “그냥 제 플레이가 거침없이 즐기는 스타일이라 축구장보다 농구코트가 더 제 스타일에 맞는 거 같아요.” 본인에게 잘 맞는 스포츠라고는 해도 힘들었던 점이 많았을 것 같다는 질문에 “제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 많이 힘든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굳이 뽑자면 체력 훈련이 힘들어서 고생했죠. 보람찼던 일은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가 아니었을까요? 힘들게 훈련하면서 노력했던 것들이 결실을 맺고 또 증명할 수 있었다는 게 뿌듯하고 좋았어요”라며 행복했던 기억을 다시 꺼내는 듯했다. 이어 “농구가 팀 운동이다 보니 우승했을 때 팀원과 함께 하잖아요. 그런 모습이 경기 끝나고도 계속 생각나고 더 노력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라며 팀원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가장 기분 좋았던 경기를 묻자 “복귀대회(2012년 9월 추계연맹전 송도중 소속 시절)에서 경기당 4.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 상을 받았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죠. 그때도 연습하다가 발목을 다쳐서 못 뛸 뻔했는데 아픈 걸 참고 주사를 맞으면서 뛰었어요. 그런데 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상도 받으니까 너무 행복했죠. 열심히 노력한 결과에 보상을 받는 느낌이었어요”라며 부상을 극복하고 우승했다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부상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묻자 “앞서 말했듯 저는 농구를 누구의 권유로 시작한 게 아니라
제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기에 농구에 대한 애정이 컸어요. 그래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무릎 부상이라는 이유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어 정의엽 선수는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재활 운동할 때 ‘힘들다’, ‘포기하고 싶다’라는 부정적인 마인드보다 ‘운동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라고 계속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이런 긍정적인 생각들이 포기하지 않고 농구를 계속할 수 있게끔 저를 일으켰던 것 같아요.”

명지대학교와 정의엽 선수

“진학 과정에서 어떤 대학교로 입학해야할까 고민이 많았어요”라며 운을 땐 정의엽 선수는 이어 말했다. “근데 제 포지션은 경기 경험이 매우 중요한 자리에요. 그래서 대학에 와서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와중 현 감독님(조성원 감독)이 우리 대학으로 오면 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겠다고 하셔서 선택하게 되었어요”라고 우리 대학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
줬다. 우리 대학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후회는 없다고 했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배운 점도 많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학과 생활에 대해 묻자 “과에서는 체육학부랑 비슷한 수업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학과보다는 코치님이나 감독님한테 배워가는 부분(경기 노하우, 훈련 등)이 더 큰 것 같아요. 제가 수비수를 많이 끌어들여서 우리 팀한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니까 더 많이 움직이고 우리 팀을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씀해주세요.” 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묻자 “작년 고려대학교 경기나, 올해 고려대학교 홈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우리가 다 잡은 경기를 마지막에 놓쳤어요. 만약에 그 경기를 이겼다면 팀 성적이나 팀 분위기도 좋아지고 우리 대학 농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너무 아쉬워요.”

약점을 기회로!

정의엽의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했던 노력은 부상 극복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제가 패스를 통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는데, 키 때문에 원하던 패스가 안 나올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런 점에서는 좀 힘들어요. 리바운드할 때도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들에 비해 불리한 점이 있어요”라며 자신의 신체적 한계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그는 빠른 스피드와 판단력으로 이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 혹시 좋아하는 농구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NBA 선수들을 좋아해요. 팀 자체도 매력 있지만, 선수들 한명 한명이 다 최고의 선수잖아요. 예를 들어 개인기량으로 수비수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어버리는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고 경기마다 페어플레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그리고 존경하는 선수로는 고교 선배님인 김승현 선수가 있어요. 일단 대한민국 최고의 가드였고 저랑 신체조건도 비슷해서 선배님이 나오는 영상을 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고있어요.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아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며 선배 선수에 대한 동경을 나타냈다.

농구선수 정의엽의 대학생활

농구선수라고 평소 스포츠만 즐기는 것은 아니었다. “제가 평소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영화관에 가거나 아니면 혼자서도 영화를 보러 자주 가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훈련 때문에 못갔지만 그래도 틈틈이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그는 농구선수로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 틈틈이 취미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어서 학업과 선수 생활을 어떻게 병행하고 있는지 물었다. 흔히 예체능을 한다고 하면 갖는 환상을 이야기하던 중 “저도 다른 학생들처럼 똑같이 수업을 듣고 있어요. (웃음) 필수 교양은 1 · 2학년 때 다 들어 놔서 오전에는 팀 훈련 위주로 하고 저녁에는 야간 전공수업(경기지도학과)을 듣고 있어요.” 대화를 나눠본 결과 그는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며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었다. 이어 훈련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게 상대 팀보다 더 많이 뛰는 거예요. 또 신장이 작다 보니까 체력 훈련 위주로 많이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제가 할 수 있는 기술들이 더 많아지거든요. 가장 기본적인 체력 훈련으로는 콘을 4군데에 놓고 그 콘을 8분 30초 내로 30바퀴 도는 ‘셔틀런’이에요.” 훈련 강도에 대해 묻자, 말도 못 하게 많이 힘들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외모 · 운동 · 학업 뭐하나 빠짐없이 잘하는 그에게 기억 남는 팬이 있는지에 대해 묻자 “주위에서 응원해주는 분들에게 모
두 감사하고 힘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대학 학우들이 농구에 크게 관심 없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도 “그만큼 더 노력하고 열심히 뛰어서 보답하면 학우들이 우리 대학농구에 자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는 그는 열정을 표출하는 듯 했다.

농구코트를 지휘하는 그에게도 대학 생활에 아쉬움은 있었다. 입학 후 누구나 꿈꾸는 대학 생활은 ‘농구’ 하나만 바라보고 온 그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아무래도 우리 선수들끼리만 지내다 보니까 동아리 활동이나 학과 활동을 할 시간이 없는 게 아쉽죠. 특히 대학교에 와서 팀플, 미팅 같은 것도 해보고 싶은데 운동만 하다 보니까 할 여유가 없었어요. 또 일반 학우들이랑 못 친해진 게 제일 아쉬운 거 같아요. (웃음) 그래도 이번에 MBC배 여름대회가 끝나고 감독님이랑 코치님, 팀원끼리 야유회를 한번 갔었는데 확실히 이번 야유회를 통해서 코치님, 감독님이랑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고 또 팀원끼리 속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아요. 그런 자리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명지대 대표가드 정의엽 선수의 이모저모

Q. 인생 좌우명이 ‘사람이 먼저 돼라’인데 이유가 있을까요?
중학교 · 고등학교 교훈이 ‘사람이 먼저 되라’에요.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인성을 갖춘 사람이 운동도 잘 할 수 있다고 배웠기 때문에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아요. 또 현재 감독님도 사람이 먼저 되라고 많이 말씀해요. 농구를 잘하거나 못해도 좋은 인성 없이는 인정받기 힘들다고 하시는데, 그래서 인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농구선수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명지대학교 농구대회 실적이 저조한데 리더로 책임감이 있을까요?
좀 많이 아쉽죠. 키가 큰 편이 아니라 초반에는 상대 팀과 비슷한 스코어를 유지하더라도 후반에는 높이나 체력적인 면에 열세가 있어서 좀 아쉬운 거 같아요. 이런 부분은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채워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또 팀원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Q. 정의엽 선수, 어떤 농구선수가 되고 싶은지?
팀 내에서 존재감 있는 농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제가 프로를 가서도 ‘아 이 선수는 이럴 때 필요하다’는 저만의 개성과 존재감이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그래서 우승도 해보고, 제 이름도 알리고, 연봉도 올리고 (웃음) 레전드 선수로 남고 싶어요. 농구가 없는 저의 삶은 상상할 수 없어요. 어딜 가도 생각나고 같이 있어야 행복하고 그래요. 농구는 저에게 가족 같은 존재예요.

2019 대학농구리그에서 정의엽 선수는 106개의 어시스트로 어시스트 부분 2위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팀당 16경기로 치러진 대학농구리그에서 역대 2위의 기록이다. 3점 슛 성공률 또한 마찬가지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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