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조국’은 안녕하십니까? <10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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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조국’은 안녕하십니까? <1062호>
  • 이선재 (문창 18) 학우
  • 승인 2019.10.1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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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안팎으로 무척 시끄럽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 의지를 앞세워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 및 임명을 강행한 후, 계속해서 불거지는 여러 의혹들에 국민들은 반으로 갈라져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왜 이 문제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충돌하는 것일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Rhetorica』에서 남을 설득하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그리고 에토스(ethos)입니다. 가장 먼저 로고스는 논리(logic)를 뜻하는데, 말 그대로 주장이 얼마나 논리적 설득력을 갖느냐의 문제입니다. 조국 장관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그를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것은 로고스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파토스는 열정(passion)에 관한 것입니다. 청중에게 얼마나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가느냐, 주장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전하느냐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조국 장관이 그토록 개혁을 바라왔고 자신을 딛고서라도 진행되어야 한다고까지 하니 파토스도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에토스를 살펴봅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가장 어려우면서 중요하다고 말했던 에토스는 바로 윤리(ethic)의 문제입니다. 말하는 이의 도덕성에 결함이 없는가, 그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신망 받는 자인가의 측면인 것입니다. 아마 이 부분에서 많은 국민들이 조국 임명에 고개를 갸웃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기된 수많은 의혹들이 그의 에토스를 결여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절제되지 않은 공권력이 얼마나 많은 횡포를 저질렀는지 지켜본 바 있습니다. 어떠한 권력이라도 집중될수록 부패했던 과거에 비추어, 그를 경계하고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합니다. 지난날의 의지가 폭력과 통제로 묵살됐다면 우리의 오늘은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현안의 이러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기에 이처럼 팽팽한 의견 충돌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문제를 정쟁의 사안으로 이용하려는 목적이 다분해 보입니다. 여권에서는 조국 장관을 지키는 것이 그들의 살길을 도모하는 일인 양 생각하는 것 같고, 야권에서는 철통요새의 조그만 허점이라도 발견한 듯 이 문제에 전력을 다해 집중포화를 쏟아 붓는 느낌입니다. 총선이 머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 앞에 산적한 여러 과제들은 어느새 뒷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의 ‘조국’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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