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body can freely broadcast TV' <10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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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body can freely broadcast TV' <1054호>
  • 임정빈 기자
  • 승인 2019.04.1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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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대표이사 정찬용(경영 93) 동문의 경영철학을 들어보다

우리는 모바일 기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급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회는 이를 1인 미디어 시대라고 부른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표 1인 미디어 플랫폼 기업인 아프리카TV에 우리 대학 동문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정찬용 동문(이하 정 동문)이었다. 그는 본지와의 만남에서 도전정신을 강조하며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자신 있게 설명했다. 누군가는 기업의 목적을 이윤창출이라고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이윤창출은 여러 수단과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며 지속 가능한 가치창출이 본인 기업의 궁극적 목표이자 존재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아프리카TV의 지속 가능한 가치는 무엇일까. 본지가 그의 사무실을 찾아가 봤다.

판교 테크노 밸리에 위치한 아프리카TV 본사. 이곳은 한국형 실리콘 밸리를 목적으로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 정부가 직접 산업 단지를 조성한 곳이다. 자유와 혁신을 표방한 단지답게 정장을 차려입은 직장인을 찾기 어려웠다. 그들의 복장은 개성 넘쳤고, 무척 편안해 보였다. 정 동문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소 위압감이 느껴지는 대표이사실의 커다란 문을 열자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채 반갑게 기자들을 맞이하는 정 동문이 보였다.

Q. 우선, 아프리카TV에 대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A.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기존에 없었던 미디어죠. 회사가 주인이 아니라 미디어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주인인 그런 미디어. 회사 이름(Anybody can freely broadcast TV)에서 알 수 있듯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소중한 가치를 실현 중인데, 개인적으로 이게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따지고 보면 세상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몇 개 없어요. 그 흔한 운전도 면허증이 있어야 할 수 있잖아요. 결혼도 상대가 있어야 하고.원론적이지만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혹자는 아프리카TV를 두고 도대체 이 회사 사장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방송을 내버려 두냐고 말하죠. 물론 몇몇 방송은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죠. 제 눈에 이상해 보이지 않는 게 아니라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의 실현을 위해 관여와 개입을 최소화 하는 거예요.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우버만 하더라도 그들이 직접 하는 것은 운전자들의 범죄 기록을 떼거나 청결 유지를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 정도가 전부죠. 아프리카TV가 어느 순간에 ‘야 이 방송은 빼’, ‘이건 우리 정서랑 안 맞아’ 이런 식으로 접근하게 되면 이건 기성 미디어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Q. 아프리카TV와 같은 플랫폼 기업의 등장으로 콘텐츠 공급자와 수요자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굳이 연결 지어 표현하자면 공유경제로도 볼 수 있죠. 공유경제라는 게 새롭게 등장한 개념인데, 방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공급자와 수요자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게 공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의 시청자가 때로는 BJ(Broadcasting Jockey)가 되기도 하고, BJ가 시청자가 되기도 하는 현상은 공유경제 개념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Q. 공유경제라는 개념은 최근에 인식되는 개념인데, 그렇다면 아프리카TV는 선구적으로 공유경제를 도입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A. 제도나 정책은 현상을 보고 후속적으로 딸려오잖아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용어만으로는 아프리카TV를 정의 내리기 쉽지 않을 거예요. 관점에 따라 아프리카TV와 공유경제를 연결시키는 것은 조금 억지스럽다고 표현할 수도 있죠. 그런데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유경제의 형태를 띨 수 있고, 이걸 공유경제와 연결할 수 있냐를 보면 결국 우리는 유저 중심의 플랫폼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Q. 플랫폼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A.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란 멀티사이드를 연결해주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겠죠. 이를 위해선 갖추어야 하는 게 많아요. 멀티사이드 간 균형도 잡아야 하고, 여기에 각각의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하고,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에는 해결책도 제시해야 하죠. 어떻게 보면 이 플랫폼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지금의 공유경제와도 연결될 수 있는 거고, 나아가 더 큰 경제로도 볼 수 있죠.

Q. 더 큰 경제라 하면 무엇을 말하는 거죠?
A. 제 논문에서도 다루고 있는 개념인데, Gift Economy(선물 경제)라는 거예요. 우리는 화폐경제에 익숙하잖아요. (앞에 있는 사물을 가리키며) 이것과 내가 가지고 있는 천 원의 가치를 교환하는 형태죠. 그런데 별풍선(아프리카TV 내 후원 시스템)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정확히 따지면 등가교환의 형태는 아니거든요. 부등가교환인데, 교환의 실체도 불명확하기에 저희는 이를 선물 경제, 나아가서는 Donation Economy(기부 경제)라고도 표현하죠. 제가 사례를 찾아보니 선물 경제는 예전부터 있었어요. 다만 실증적인 사례들이 아니라 지금 이 개념을 학문화 시키거나 이론화 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뿐이지, 시대가 더 지나면 이런 새로운 경제 형태도 충분히 이론화되고 개념화될 거라고 생각해요.

Q. 아프리카TV도 기업이기에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할 텐데, 방금 말씀해주신 선물 경제 혹은 기부 경제가 수익 창출의 토대가 되는 건가요?
A. 이 얘기를 하려면 두 가지를 짚어야 할 거 같아요. 아프리카TV의 지향점과 관련해서 말이죠. 우리는 플랫폼만을 강조하지 않아요. 누가 저에게 너네는 뭐 하는 회사냐고 물으면 저희의 정체성은 미디어 플랫폼이라고 답할 겁니다. 이 말은 미디어로서의 저희의 책임을 가져가겠다는 거예요. 단순 플랫폼은 상당히 중립적이에요. ‘나는 모르겠고, 너희끼리 알아서 해’, ‘이건 문제 있어. 필터 해’ 이런 식으로 뒤로 물러서 있지 않고, 저희는 아주 깊숙이 들어가요. BJ들과 상호작용하고 더 나아가 직접 참여해요. 믿기지 않겠지만, 대표이사인 저도 BJ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들어요. 그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데 쓰는 시간이 제 업무의 30% 정도 됩니다. 이걸 소홀히 하는 순간 이 생태계는 깨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디어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택한 거죠. 즉, 위에서 얘기한 선물 경제는 BJ들이 눈덩이 굴리듯이 점점 육성시켜 나가는 것이고, 회사 차원의 미디어라는 측면에서 우리의 주 수익 모델은 결국 광고 쪽일 것 같아요.

Q. 유튜브, 트위치 등 외국계 기업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A. 2006년에 아프리카TV가 대한민국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이 시기 즈음에 실리콘 밸리에서 스티븐 첸(유튜브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이 유튜브 VOD 스트리밍 서비스를 했고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만 놓고 보면 아프리카TV가 최초에요. 하지만 방금 말한 유튜브, 2015년 아마존에 인수된 트위치TV, 나스닥에 상장 중인 중국의 와이와이TV, 여기서 E-sports 분야만 따로 분리된 후야TV 등과 전체적인 시장 측면에서 비교했을 때 그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양적인 부분에서 앞서 나가는 것은 사실이죠. 그래도 우리의 강점은 있어요.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와 미디어 플랫폼이라는 지향점이 바로 그것이죠. 트위치 그리고 중국 쪽은 더 말할 것도 없고, 플랫폼으로서 미디어의 기능은 생각도 안 하고 있죠. 저희 회사처럼 미디어 플랫폼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길은 더욱 험난하지만, 그 결과는 더 가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미디어 플랫폼을 강조하시는데, 그렇다면 지금 아프리카TV는 플랫폼으로서 미디어 기능을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A. 격주 수요일마다 시사 라이브 방송을 회사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정치인들을 모시고 청소년들과 함께 현안이나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프로그램이죠. 또 전문적인 1인 미디어 콘텐츠를 위해 카테고리별로 전문 콘텐츠 제작을 돕는 프릭엔이라는 자회사도 설립했죠. 이런 것들도 어떻게 보면 미디어 플랫폼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투자이고, 훗날 중요 기반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Q. 뵙자마자 너무 회사 얘기만 한 것 같아요. 이번엔 아프리카TV 대표이사로서의 정찬용이 아닌 개인 정찬용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대학 시절부터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사실 정말 무미건조한 대학 생활을 보냈어요. 학교와 집만을 반복했죠. MT도 한 번 안 가봤어요. 그나마 대학 시절을 떠올리면 기억나는 게 이종훈 교수님이에요. 지금도 학교에 계신지는 모르겠네요. 제 전공이 경영학이다 보니 마케팅, 소비자 행동론부터 회계까지 정말 다양한 과목을 배웠는데, 가장 기억에 남고 제게 와닿았던 게 이종훈 교수님의 인적자원 관리 과목이었어요. 인적자원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고 가치 있다는 것을 이때 깨달았죠. 대학을 졸업해서는 취업 문제 때문에 정말 힘들었죠. 제가 취업 전선에 뛰어들 때가 IMF 시기여서, 입사 지원서만 50여 장 넘게 썼던 기억이 있어요. 어쨌든 최종 세 곳의 회사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운이 좋게 고를 수 있는 입장이 됐죠. 제약 회사와 제조업 기반의 회사 그리고 IT 업체였는데, 당시 입장에서 나름 트렌디한 산업 분야로 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흔히 말하는 레드오션이냐 블루오션이냐 하는 개념으로 말이죠. 그래서 지금 당장은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쪽으로 진로를 잡고 싶어 IT 분야에 몸 담게 됐죠.

Q. 이런 과정을 통해 얻은 본인만의 경영철학이 있을까요? 또 앞으로의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일반적으로 기업의 가장 큰 목적은 이윤창출이라고 하잖아요. 저 역시 그렇게 배운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 경영을 해보니 개인적으로 이윤창출은 하나의 수단이자 방법이지, 기업의 목표가 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잘못 들으면 오해할 수도 있는데, 제 생각에 기업의 목적은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드는 거예요. 지속 가능한 가치창출을 위해 돈도 벌어야 하는 거죠.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는 무척 많아요. 문제는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얼마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그 가치를 지속할 수 있느냐 같아요. 특히 상장기업이라면 더더욱.

이를 바탕으로 저희가 지금 부족한 부분의 가치를 키워내고 싶어요. 예를 들면 라이브 스트리밍 부분에서는 성장세지만, VOD 분야는 사실 유튜브가 거의 독식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의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노력을 통해 성과를 내고 싶은 게 대표이사로서의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Q. 이번에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얼마 전에 딸 아이와 아내가 싸우고 있더라고요. 얘기를 들어보니 꿈이 없으면 어떡하냐는 내용이었어요. 제 딸 아이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꿈을 찾기 어려운 시대인 것 같아요. 저는 이게 적성을 찾기 힘든 사회 구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음악 시간에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미술 시간에 내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리지 못하고. 그래서 끊임없는 도전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속에서 무언갈 찾아내는 거죠. 이 도전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자만과 좌절에 대해 끊임없이 경계하면서 말이죠.

Q.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대표이사로서 후배들에게 추천하는 아프리카TV의 콘텐츠가 있을까요?
A. 특정 BJ의 방송을 말씀드리기는 그렇고, 장르로 추천해볼게요. 두 가지가 있는데, 우선 E-sports라는 장르에요. 우리가 지금 쉽게 접하고 공감하는 야구나 축구 등 대중스포츠가 있잖아요. 제가 E-sports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또 스타크래프트나 LoL(League of Legend)이라는 게임의 프로리그를 보면서 대중스포츠 이상의 관전 재미 요소와 잠재력을 느꼈어요. 후배 여러분들도 한 번쯤 E-sports 관련 콘텐츠를 접해본다면 색다른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장기에요. 저는 가끔 기성 미디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나와
는 다른, 독보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보며 자괴감을 느끼곤 했어요. 하지만 아프리카TV는 다르죠. 미숙할 수 있지만 다양한 본인만의 장기를 콘텐츠로 방송을 하죠. 이게 젊은 세대로 하여금 ‘오 나도 이런 장기가 있는데 방송해볼까’, ‘이런 걸로도 방송을 할 수 있구나’라는 식의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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