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9호]원두의 구입과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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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호]원두의 구입과 보관
  • 황호림 커피칼럼니스트
  • 승인 2018.05.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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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생두를 볶아 커피가 가진 본연의 맛과 향을 표현해 내는 과정을 ‘로스팅’이라고 한다. 같은 커피라도 로스터가 어떤 과정으로 볶았는지, 얼마나 볶았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완전히 달라진 다. 커피는 볶는 정도에 따라 약배전, 중배전, 강배전으로 나눈다. 일본식 8단계로 로스팅 포인트를 구분했을 때 라이트, 시나몬, 미디엄 정도로 볶은 커피를 약배전 커피라 한다. 또한 하이, 시티 등급 정도로 볶은 커피를 중배전, 풀시티, 프렌치, 이탈리안 정도로 볶은 커피를 강배전 커피라고 한다. 커피는 강하게 볶을수록 쓴맛이 강해 지고 연하게 볶으면 신맛이 강해지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핸드드립 등 필터방식으로 추출하는 커피는 신맛과 단맛, 다양한 향이 잘 표현되는 중배전 정도로 로스팅을 한다. 또한 강렬한 맛과 향을 내야하는 에스프레소 커피는 강배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유나 시럽 등 부재료를 섞었을 때 커피맛이 제대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갓 로스팅 된 원두는 내부의 가스배출을 위해 2~4시간 정도 상온에 놓아둔다. 너무 연하게 볶인 약배전 커피 외에 중볶음 정도로 잘 볶아진 원두는 로스터기에서 배출된 직후부터 농익은 향미를 발산한다. 최대 48시간까지는 황화합물이 배출되고 이후에는 지방이 배출되면서 커피원두가 숙성된다. 향미는 로스팅 후 2일~7일 사이에 최대가 되고, 2주까지는 유지되다 14일이 넘어가면 향미의 감소폭이 커진다. 로스팅 된 원두는 다 공질로 물과 산소를 잘 흡수하는 내부 구조를 가지고 있어 원두 내부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모두 빠져나가면 급속히 산패가 진행된다. 또한 볶아진 커피의 지방 성분은 산소와 결합하면 산패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원두의 특성을 알고 보관하면 최상의 맛과 향을 유지할 수 있다. 최상의 원두 보관법은 1주일 이내에 소비할 분량만 구입하여 밀폐용기에 보관하는 것이다. 당일 볶은 원두를 구입했을 경우 밀폐용기에 담아 2일 정도 숙성 시킨 후 내려 마시면 최상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 커피원두 내부의 이산화탄소가 밖으로 밀고 나오면서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갖추어 가는 숙성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두는 지퍼백, 밀폐용기, 락앤락 등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용기에 보관한다. 보관 후 2주가 지난 원두는 맛과 향이 급격히 떨어진다. 만약 한 달 이상 두고 내려 마셔야 하는 경우 1회 분량씩(혹은 일정한 분량 씩) 개별 포장하여 락앤락 통에 넣어 냉동 보관 한다. 추후 필요한 양만큼 꺼내 바로 갈아 내려 마신다. 부득이하게 양이 많아 오래 보관해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커피는 냉장고에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커피의 숙성이 진행되면서 냉장고 내부의 음식 냄새를 흡수하고, 냉장고에서 꺼냈을 때 내외부의 온도차로 습기가 생겨 맛이 급속히 저하되기 때문이다. 원두는 양지보다 음지에 보관해야 한다. 햇볕 이 산소, 습도 다음으로 원두를 산패시키는 촉진 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용기에 보관 하면 원두의 지방성분 때문에 찌든 때나 저린내가 밸 수 있으므로 비닐에 한번 포장해 보관하거나 가급적 유리용기나 도자기 용기를 활용해 보관한다. 요즘은 원두 보관이 용이하고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전문 밀폐용기들이 많이 나와 있다. 이런 제품들은 가격도 비싸고 모양새도 좋지만 이런 용기에 다량의 원두를 넣어 놓고 자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보다는 작은 밀폐용기에 넣고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다. 커피는 신선식품이다. 볶은 지 한 달 이상이 된 커피는 맛도 향도 현저히 저하되어 사람이 마실 수 없는, 마셔서도 안 되는 식품이 된다. 그때그때 소비할 양만큼만 사놓고 좋은 맛과 향이 있을 때 즐기는 현명한 소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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