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전설- 타이 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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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전설- 타이 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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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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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전설- 타이 콥

 

 

영화 속 실제 주인공 타이 콥(토미 리 존스 역, 1886-1961)은 타격의 달인이자 야구 명예의 전당에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린 선수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한 팀 성적의 일등공신이며, 팀 재정 또한 그의 덕을 철저히 보았다. 야구장 밖에 걸려 있는 그의 이름 하나만으로 홈구장과 타구장을 가릴 것 없이 관중이 몰려들었다. 특히 야구경기를 화끈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으며, 시합에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임했다. 더구나 다른 팀 선수들은 물론 관중과도 종종 싸움을 벌임으로써, 그가 야구장에 모습을 나타낸 것 자체가 흥분의 도가니가 될 정도였다.
그는 플레이스 히터(Place Hitter, 마음먹은 방향으로 공을 칠 수 있는 타자)이자 예상치 못한 곳에 번트를 대고, 도루를 비롯한 대담한 주루플레이를 하는 공격적인 현대야구의 창시자였다. 특히 번트를 한 후 전력질주하면서 1루수를 받아버려 안타로 인정받는 등, 낭만적인 야구장 분위기를 살벌한 검투사 경기처럼 만든 이가 바로 타이 콥이다. 언론은 그가 도루나 진루에 성공하기 위해 스파이크 날을 세운 채 수비수에게 달려들어 부상시키는 행위를 비난했으나 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자는 달려갈 권리가 있으며 수비수는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이를 막아야 한다. 야구는 전쟁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다른 선수들이 자신을 보고 벌벌 떨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다.”
그는 23년의 야구 인생 동안 12번의 타격왕과 3할이 넘는 타율을 지켰으며 5년 동안 4할대를 넘었다. 그의 평생 동안의 통산 타율인 3할6푼7리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그는 필라델피아 야구협회에 가입했으며, 1928년 41살로 은퇴할 때의 타율은 3할2푼3리였다. 그가 은퇴하면서 남긴 마지막 말은 다음과 같다. “이 정도도 못하면 야구할 생각을 하지 마라!”
이와 같이 타이 콥은 ‘기록의 경기’라 할 수 있는 야구에서 그 자체만으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시나리오작가 겸 감독인 론 쉘톤은 대개의 스포츠 영화처럼 선수 시절 때의 활약상을 주요 플롯으로 삼지 않고, 그의 사생활에 초점을 맞추었다. 즉 알 스텀프(로버트 뷸 역)라는 스포츠 작가를 통하여 콥의 내면세계에 접근하였으며, 이 전설적인 스포츠 영웅이 어떻게 해서 세간에 그토록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는지를 고찰하였다.  
그는 찰리 매리언과 결혼하여 5명의 자녀를 두었으나, 가족 누구와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영화에 나온 것처럼 그는 아내를 자주 구타해서 결국 이혼하였으며, 프랜시스 캐스라는 미망인과 재혼했으나 다시금 이혼하였다. 자식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특히 그의 장남은 야구를 극도로 싫어하고 아버지의 유명세에 시달렸다고 전한다.
부연하여 그가 괴팍하고도 이기적인 성격을 갖게 된 원인으로 불행한 그의 집안사를 언급하기도 한다. 즉 그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쏜 산탄총에 맞아 죽었다. 그의 어머니는 밤도둑으로 오인하여 총을 쏘았다고 진술했으나, 지역 소문에 의하면 남편이 아내와 정부가 있는 현장을 덮치려다 살해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에서도 이러한 소문을 그대로 재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후 그녀는 고의적 살인죄로 기소되어 그 다음해 3월에 재판받았으며, 무죄로 방면되었다.
한편으로 이 영화를 보고난 후 제일 먼저 떠오른 건 ‘과연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란 어떤 것인가’였다. 주지하듯이 야구는 그야말로 ‘기록의 경기’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록도 기본적으로 ‘페어 플레이’로 이루어져야만 관중들은 진정으로 박수를 보낸다.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에 모 구단은 어느 스타 선수에게 타격ㆍ타점ㆍ홈런이라는 3부문 1위를 몰아주기 위하여 갖은 방법을 동원하였다. 그리하여 그 선수는 전무후무한 3관왕에 올랐지만, 정작 그 해의 MVP는 타 팀 투수에게 돌아갔다. 그 투수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콥의 타율과 도루가 다소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그가 진정으로 ‘페어 플레이’에 임하였다면 더 큰 박수와 환호를 받지 않았을까?
영화에서 콥은 “야구는 전쟁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수정해야 할 것이다. “야구가 아무리 격렬할지라도, 이는 스포츠이다.”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콥, 그러나 그에게 느껴지는 것은 성취감보다는 외로움과 허무함이다. 야구가 아무리 중요해도 ‘가정’과 ‘가족’ 그리고 ‘인간적인 사랑’보다 소중한 게 없기 때문이다.

연동원 역사학자ㆍ영화평론가    
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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