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치며
드디어 12월이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지난 1년은 다사다한 해였다.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정치적 이슈가 불거졌다. 영국이 Brexit를 결정하며, 유럽연합 통합 역사에 제동을 걸었고, 미국도 극우 성향의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이제 국제 정치는 새로운 형태의 패러다임으로 접근, 이해돼야 한다는 당위성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대외적인 변화 못지않게 국내적으로도 심상치 않은 정치적 격변이 예상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모든 국정은 마비됐다. 이런 정치적 격변기 속에 내년이 어떻게 펼쳐질지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다. 대내외적 상황이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 우리 대학의 살림살이도 녹녹치만은 않았다. 학력인구의 감소로 대학 간 고통 분담의 요구가 그 어느 때 보다 거셌고, 그 결과 학교 재정은 직격탄을 맞았다.
기독교적 역사관에 따르면, 예상된 역사의 수순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좌절하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그 이유는 곧 다가올 성탄절의 참 의미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타락한 인류에게 구원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도 세상이 끝을 달리는 시점에서 일어난 창조주의 놀라운 역사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 봐야 할 점은 예수의 구원은 값없이 이뤄졌고, 그 결국 우리가 누구든지 조건이나 대가 없이 죄사함과 구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설립 된 우리 대학에게는 중요한 시사점을 가진다. 세상 속에 살다보면, 경쟁과 시기 그리고 그 속에서 흔히 정죄함을 자행하게 된다. 그러나 진정 제자로서의 그리스도 삶의 따르고자 하는 우리대학은 용서와 화해의 미덕을 삶 속에 실천하고, 그 속에 코람데오(Coram Deo)적 자아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며,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지금이 때가 바로 그 시점이다. 부디 소망과 소명에 대한 깊은 성찰과 그에 기반한 실천적 삶을 통해, 이제 어두워져 가는 올 한해의 또 다른 끝자락에서도 꺼지지 않는 한 줄기 빛의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