盡人事待天命! KOTRA 서강석(아랍 80) 시장조사실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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盡人事待天命! KOTRA 서강석(아랍 80) 시장조사실장을 만나다
  • 권민서 수습기자
  • 승인 2016.06.0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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盡人事待天命! KOTRA 서강석(아랍 80) 시장조사실장을 만나다

盡人事待天命! KOTRA 서강석(아랍 80) 시장조사실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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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을 모토로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이려고 노력한다는 서강석 동문.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 덕분에 테러와 위험이 많은 중동의 여러나라를 누비며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곤조곤한 말투 속에 숨겨진 강인함이 보이던 서강석(아랍 80) KOTRA 시장조사실장을 명대신문에서 만났다.


Q. 만나 뵙게 돼서 영광이다. 우선 코트라(KOTRA)가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지 알고 싶다.
A. 코트라는 무역과 투자진흥을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준정부기관이다.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과 프로젝트 수주를 돕고 해외시장조사 및 설명회 개최, 해외전시회 참가 등 수출·투자·해외정보수집의 기능을 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과 아프리카 3국 방문 등 해외 순방 시 비즈니스 포럼과 1:1 수출상담회도 코트라가 주선했다.

Q. 어떻게 코트라에 입사하게 되었나?
A. 국회에서 근무하던 친척이 이 회사를 추천했다. 외국에서 일하는 것을 동경하기도 했고 당시 외교관의 꿈을 가지고 외무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코트라의 업무가 외교관이 하는 일과 비슷한 것 같아 지원했다. 실제로 코트라에서 중동, 아프리카 등 오지로 파견을 나가면 준 외교관급의 대우를 받기도 한다.

Q. 현재 시장조사실장이라는 직위를 맡고 있다.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전 세계 시장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상품 트렌드, 무역과 투자현안, 국가별 진출 전략에 관한 조사와 보고서를 발간하고 설명회를 통해 기업과 부에게 해외시장의 현장정보를 제공한다. 해외의 시장 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보니 전에는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KOTRA 요르단 국가정보의 중고 자동차 시장보고서를 참고해 작품에서 다룬 적이 있었다. 드라 마 <미생>에서도 마지막 회에 등장하여 화제가 되었다.

Q. 아랍지역학과 80학번이다. 당시만 해도 중동이라는 분야가 굉장히 생소했을 텐데.
A. 그 당시 국내 대학 중에서 4개 대학에만 아랍어과가 있어서 전공의 희소가치가 있었다. 외국과 관련된 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아랍지역은 다른 학과 전공자들보다 경쟁자가 적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한다면 타 전공보다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생각했다.

Q. 생소했던 전공만큼 학교생활도 그리 순탄치 않았을 것 같다.
A. 그래서 1학년 때는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편이 아니었다. 대학에 왜 왔는지 고민도 많이 돼서 휴학하고 방황하기도 했다. 그런데 군대가 전환기였다. 군대에 있는 3년 동안 두꺼운 아랍어 문법책을 전부 다 공부했다. 이렇게 공부한 후 제대하고 나서 수업을 듣는데 너무 쉽더라. 그 이후부터 자신감이 생겼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었다.

Q. 학교 다닐 당시 기억에 남는 교수님이나 학우도 있을 것 같다.
A. 언어학을 가르치셨던 이선기 교수님이 기억에 남는다. 항상 “훌륭한 인물은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라고 말씀하시며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려 노력하셨던 분이다. 당시 학교생활이 즐겁지 않고 우울했는데 교수님의 말씀에 위안을 받았다. 스스로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셨던 것 같다.

Q. 학교에서 공부한 게 일을 할 때 도움이 되었나?
A. 중동지역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며 학교에서 배운 아랍어를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던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지역에 대한 심층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아랍어로 된 신문도 볼 수 있었다. 현지인과 직접 대화를 나누니 정보 수집이 훨씬 편했고 접근성도 높았다.

서강석 시장조사실장은 1989년 입사 후 1년 6개월 후인 1991년 7월부터 중동지역에서만 약 10년을 근무했다. 그는 이집트 5년, 레바논 3년, 이라크 2년의 기간 동안 해당 지역에 머무르며 중동국가의 다양한 현장을 경험한 중동전문가이다.

Q. 중동 전문가이다 보니 아무래도 중동시장에 관한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 최근 중동시장의 가능성은 어떤가?
A. 중동지역은 저유가로 인해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그래서 최근 산유국들은 석유에 의존하던 기존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업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제조업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플랜트 수출, 담수화 시설과 원자력 발전 등 중국과 차별화된 높은 기술력으로 승부할 만한 분야가 유망하다. 최근에는 중동에서도 한국 드라마같은 한류열풍으로 화장품 등의 소비재가 인기가 많다.
Q. 테러 때문에 중동지역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편이다.
A. 우선 논란이 되고 있는 조직인 IS는 이슬람 본류와는 다른 집단이다. 소수의 극단세력을 일반화하여 전체 아랍과 이슬람을 나쁘게 보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 중동의 오일 머니나 이슬람 금융 등에 투자하는 자금과 테러자금을 동일시하는 것도 문제이다. 유리한 조건으로 차입이 가능한 자금이 있다면 이를 경제적 관점으로 보아야지 정치적 종교적 논리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슬람 금융은 무이자를 추구하는 이념적 성향이 있어서 서구금융보다 상대적으로 이자가 낮다. 우리 기업이 이러한 자금을 활용하고 개도국의 인프라 개발 사업에 참가한다면 더 유리한 조건으로 수주도 가능할 것이다. 한국도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어야 세계화가 가능하다.

Q. 중동지역에 관련한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고 싶다. 최근 중동에 어떤 이슈가 가장 큰 화제인지?
A. 최근 미국이 이란의 경제제재를 풀었다. 때문에 여러 국가들이 이란과 경제협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사실 이란의 제재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이란에 두 차례에 걸쳐 제재를 가했는데 1차 제재에선 미국 기업들이 이란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고, 2차 제재는 제3국까지 이란과 무역하는 것을 금지했다. 현재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렸다고 하는 것은 2차 제재이다. 따라서 이란과 거래를 희망하는 국가들은 아직도 무역에 달러와 유로화를 사용하지 못한다. 우리나라도 이란과 거래하기 위해서는 원화로 거래를 해야 한다. 현재도 제재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자유롭게 거래하기엔 아직도 걸림돌이 많다.

Q. 해외 근무만 약 10년이다. 그동안 힘든 점도 상당했을 텐데.
A. 2005년 이라크에 근무할 당시에 이라크 전쟁으로 치안이 극도로 불안했다. 그런데도 사무실은 그린존이 아닌 일반지역의 단독빌라에서 숙소와 사무실 겸용으로 근무했다. 이라크에서 하루에 발생 · 시도된 테러가 100여건이었고, 그중에서 바그다드에서만 약 70건의 테러가 발생하는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근무했다. 방탄복에 무전기, 권총을 차고 근무해야 했고 이동 시에는 방탄차에 경호 차량 5대가 함께 이동했다. 무역관 직원들도 항상 테러와 살해 협박에 시달렸고, 바그다드 공항 이동은 전쟁터와 같았다. 폐허가 된 바그다드에서 하루하루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가족들과 떨어져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Q. 그토록 힘들게 해외에서 일하면서도 버텼던 이유는 무엇인가?
A. 누군가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책임감 없이 중간에 힘들다고 그만둘 수는 없었다. 또한, KOTRA가 이라크 비즈니스 정보와 상황을 파악하고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었다. 전쟁터라서 대부분의 기업이 이 지역에서 철수한 마당에 나까지 자리를 옮긴다면 현지의 정보를 얻을 길이 막막하게 된다는 사명감으로 일했다.

Q. 그래도 일을 하면서 뿌듯한 순간이 있었을 것 같다.
A. 중소기업들의 계약이 성사되고 프로젝트 수주가 완료돼 기업이 해외로 진출했을 때 내가 진출한 것이 아닌데도 굉장히 뿌듯했다. 사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해외 진출이 힘들지 않나. 시장 조사하고 설명회를 개최하고 프로젝트를 돕는 KOTRA의 여러 가지 활동들이 빛을 본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 중소기업들이 성공할 때마다 내가 좋은 성과를 이룬 것처럼 느껴진다.

Q. 무역 관련 일을 하며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A. 중동전문가로서 한국기업이 중동 국가에 수출과 투자확대를 하도록 진출 전략을 제공하고 성공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 예를 들면, UAE 국부펀드 등의 풍부한 오일 머니를 기술 경쟁력이 있는 국내 건설기업에 유치하여 이를 개도국의 개발 프로젝트와 접목하는 일이다. 우리 기업이 이 자금을 활용하여 재원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서 수주하는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고 싶다. 오일 머니는 안전한 투자처인 한국기업에 투자하고 그 자금을 가지고 아프리카 등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의 프로젝트에 우리나라가 진출한다면 윈윈(win-win)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

Q. 본인만의 일에 대한 신념이 궁금하다.
A.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림’이라는 뜻인데 이 생각을 바탕으로 어떠한 상황도 긍정적으로 여기려고 노력한다.

Q. 마지막으로, 현재 재학 중인 명지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미리 목표를 정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하라고 전하고 싶다. 비록 나는 대학교 1학년 때 방황을 많이 했고 목표를 정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스스로 한정하지 말고 큰 목표를 정해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 목표가 분명하고 방향이 잡히면 그 분야에 필요한 사람과 정보가 보이기 마련이다. 자신의 목표를 빨리 정할수록 취업 성공 확률도 더욱 높아지는 것 같다. 자신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충분히 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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