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청년 복지, 청년 수ㆍ배당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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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청년 복지, 청년 수ㆍ배당의 명암
  • 안수현 기자
  • 승인 2016.03.2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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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청년 복지, 청년 수ㆍ배당의 명암

말 많은 청년 복지, 청년 수ㆍ배당의 명암

 

 

4월 총선을 앞두고 청년 유권자를 포섭하려는 여야의 경쟁이 치열하다.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올해 예산에는 청년 관련 예산이 예년에 비해 상당부분 증액 편성됐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사회 밖 청년'의 수는 서울시만 하더라도 약 5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사회 밖 청년’이란 대학생, 취업자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그 이행기에 놓여있는 청년을 말한다. 변화된 사회경제적 환경 때문에 개인의 노력이 취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실, 청년층의 활력은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이런 청년들이 자립을 준비하는 동안 시(市)에서지원해주겠다는 취지로 청년 배당, 청년 수당이 등장했다. 하지만 지원을 받게 되는 청년들의 의견조차 찬반으로 나뉠 정도로 극심한 의견 대립이 있는 실정이다.

 

 

청년수당, 청년배당 설명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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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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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

 

국토해양부가 2012년 실시한 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청년 1인 가구주거 빈곤율은 36.3%로 전국 가구 주거 빈곤율인 14.8% 보다 월등히 높다. 또2014년 통계청의 ‘사회 조사 결과’(자료1)에 따르면 20세에서 29세 연령층이자살충동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22.3%) 때문이었다.

 

이는 대다수가 젊은 층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생각하는 이성문제(8.6%)나 직장문제(19.8%)를 크게 앞서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생활비와 학비마련을 위해 휴학을 하는 대학생들의 수도 그동안 평균 14만 명을 유지하다가 2014년 돌연 17만 3000명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각해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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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3>

게다가 젊은이들의 사회에 대한 인식의 경우 에서 볼 수 있듯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사회는 한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고 응답한 사람은 65.1%로 절반이 넘고 ‘사회적 성취에 있어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나의 노력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72.7%이다. 또 ‘우리 세대는 사회로부터 충분한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낀 사람은 19.9% 뿐이다. 대다수인 80.1%는 사회의 지원과 보호를 받고 있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게다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사회적 네트워크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66.1%로 절반을 크게 웃도는 것을 보면 사회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정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서울시와 성남시는 각각‘청년수당’과 ‘청년배당’ 이라는 청년정책을 만들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청년수당은 2015년11월 발표된 청년정책으로 청년들의 자율적인 구직 및 사회활동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청년안전망’ 구축 시범 사업이다. 사회진입의 초기단계에 있는 미취업청년층이 본인의 진로를 폭넓게 탐색하며 자기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활동보조금(수당)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을 통해 청년들은 구직과 관련된 교육훈련 과정에 참여할 수 있고, 스스로 진로를 설계할 수 있다.

 

정책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서울시 청년수당은 진로에 대한 자기설계를 가진 청년을 선발해 매월 ‘최소 사회참여활동비’를 지원한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9~29세 청년 중 중위소득60% 이하 미취업자나 졸업유예자 등이 그 대상이다. 선정 예정자는 약 3,000명이며 선정된 청년은 최대 6개월 동안 매월 50만 원(1년 최대 300만원)의 활동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성남시 청년배당 정책은 지난해 9월 발표됐다. 113억 원의 예산이 확보된 이정책은 성남시에 3년 이상 거주한 만24세 시민 약 11,300명에게 분기별로125,000원씩 연 5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지원금 56억 5천만 원은 성남시에서만 사용가능한 지역화폐(성남사랑상품권 또는 전자화폐)로 지급된다.

 

청년배당을 통해 청년의 복지향상과 취업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지역경제도 활성화한다는 목적이 있다. 청년은 지원금을 받고 그것을 성남시 내에서 사용함으로써 성남시 상권을 활성화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과 달리 소득이나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연령에 맞는 모든 청년에게 지급되는 것이 특징이다. 성남시는 먼저 24세를 대상으로 청년배당을 지급하고, 이후 19~24세까지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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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배당이 ‘24세 청년 모두’에게 ‘지역화폐’로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점은 청년수당과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이다.

 

취지는 좋지만, 논란도 많아

 

기존에 진행되어 왔던 청년정책은 대부분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청년을 고용하면 기업에게 보조금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겨난 일자리는 대부분이 임시직이기 때문에 청년들의 일자리 전환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었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이 때문에 기존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각계에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연령이나 근로 능력 여부와 상관없이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사람을 기초생활수급자로 규정하고 국가에서 생활비를 지원해 준다. 가족이나 스스로의 힘으로 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에 국가가 생계와 교육·의료·주거 등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해 주는 제도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구직 중이거나 구직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취약계층으로 보고 국가 차원에서 이들을 지원해 주는 것은 바람직 한 일이다.

 

외국에서도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구직활동과 직업교육 참여를 약속한 청년들에게 월 450유로(약 57만원)가량을 지원하고 있고 유럽연합 또한 비슷한 취지의 프로그램에 2020년까지 약 600유로(약75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러한 청년 정책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은 이 제도가 단발성 사업에 그칠 뿐이라고 말한다. 청년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에는 의견을 같이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하기보다는 임시방편이라는 얘기다. 상품권이 전통시장, 음식점 등에서만 쓰이기 때문에 구직활동과 거리가 먼 지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상품권을 사용함으로써 생활비가 비축이 되면 학원비를 조달할 여유가 생기게 되고, 구직 과정에 있는 청년이 취업에 도움을 주는 학원비로 사용을 하게 된다면 단발성이라고 단정 짓기는 무리가 있다. 또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많은 시점에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면 젊은이들의 팍팍한 삶이 조금이라도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간에 공부를 할 수 있는 짬이 생길 것이고 이는 선순환을 시작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OECD의 유럽 청년보장제도 사례연구’는 “청년기에 겪는 장기간의 실업 경험은 청년의 직업 경력을 비롯하여 미래소득 수준을 낮추게 되고 개인들이 지니는 역량 수준, 고용가능성, 직업에 대한 만족도 및 행복감, 더 나아가 건강에 이르기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이처럼 장기간 실업상태에 있는 청년을 양지로 이끌어내는 시도는 매우 중요하다. 여러 가지 대안이 나오는 가운데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청년 정책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성공적인 정책이 되는 것이다.

 

이런 청년 정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이라는 의견 외에도, 서울시의 경우는 청년수당 지원받게 되는 자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점이 있다. 서류로 선발이 되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불가피한 문제다. 지원 계획서는 애초부터 정량적 평가가 불가하다. 서울시는 성남시와 다르게 ‘모두에게’ 복지를 적용하지 않고 ‘선별적’으로 복지 혜택을 준다. 따라서 ‘선별’ 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미래의 계획이 뚜렷하고 성과가 눈에 보이는 지원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시, 사회 참여, 공공 활동계획이 있는 사람에게 지원을 하고 수혜자가 계획대로 일을 수행해 사회에 기여를 할 수있게 된다면 결코 단발성 사업은 아니라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성남시는 이미 청년배당 한 분기 지원 사업을 마친 상태다. 지역화폐 신청을 시작한지 이틀 만에 대상자 1만 1300여명 가운데 9468명이 신청했다. 청년 복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문제점 또한 발생했다. 성남시 지역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할 일이 별로 없는 청년들이 인터넷 중고 거래사이트에 지역화폐를 원 가격의 70 ~80%로되 판 것. 물론 이러한 상황이 된다고 해도 청년들은 종국적으로 금전적인 혜택을 보는 것이고 지역 화폐는 성남시 내에서 돌고 돌 것이므로 지역 내에서 사용되게 된다. 하지만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만들어진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변질 된다는 점, 또 중간에서 부당이익을 챙기는 사람이 발생하게 된다는 문제점은 부정할 수 없다.

 

또 성남시가 작성한 상품권 제공 안내문에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수급비 중지 또는 감소’라는 항목이 있다. 애초에 어려운 경제적 환경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 한 것이다. 청년이 지원금을 받지만 가족 전체가 수급비를 온전히 받지 못하게 돼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게 된다면 청년 지원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다. 새롭게 등장한 약자를 위해 기존 약자의 것을 빼앗아가는 형국. 성남시는 ‘우리가 알뜰살뜰 살림해 모아 이미 예산을 확보해 둔 것이라고, 중앙 정부에서 지방 자치를 방해할 권리가 없다’고주장하지만 이런 식으로 일을 진행한다면 그 정당성마저 부여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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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 상품권 제공 안내문

 

향후 방향과 신청 방법

 

청년 수당은 아직 신청 시기가 확정ㆍ공고되지 않았다. 복지부에서 청년수당을 협의하지 않은 서울시가 사회보장기본법을 위반했다며 갈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상세 사항은 오는 4월말에서 5월경에 확정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구직 및 사회참여 활동계획서를 제출하고 선정 되는 형식이니 미리 준비하면 좋겠다.

 

청년 배당은 동 주민 센터 방문 신청 후 수령한다. 지참 서류로는 신분증, 청년배당 신청서, 위임장(타인 위임 시) 이 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청년 배당은 1년에 4번 시행되기 때문에 시기별로 지원 대상자가 변동되므로 아래시기를 잘 숙지하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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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수당, 청년배당은 학생도 근로자도 아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청년을 위해 만들어 졌다. 하지만 그 시행 과정에서 몇몇 문제점을 발견 하였다. 이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사각지대를 만들 뿐이다. 문제점은 개선하고 좋은 점은 발전시켜서 청년들의 팍팍한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란다.

청년배당 받아가는 사람들.jpg

△청년배당 지원금을 받아가는 청년들의 모습 (제공/ 이재명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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