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에 관심 가질 시간에 ‘정치’에 신경 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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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에 관심 가질 시간에 ‘정치’에 신경 쓰라고?
  • 명재영(사학 11)
  • 승인 2015.11.2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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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에 관심 가질 시간에 ‘정치’에 신경 쓰라고?

 

‘연예인’에 관심 가질 시간에 ‘정치’에 신경 쓰라고?

 

 

최근 가수 아이유의 새 앨범에 관해 논란이 거세다. 비판적인 여론의 핵심은 앨범의 모티브 소설인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등장인물 ‘제제ZEZE’를 성적으로 해석했다는 것인데, 제제가 5살 아동이라는 점에서 ‘롤리타 콤플렉스’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필자는 이번 논란이 문학적 해석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아이유의 대응 방식에 아쉬운 여지가 있지만, 아이유를 아동 성애자로 몰아간다거나 ‘앨범을 전량 폐기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은 분명히 지나친 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을 통해 필자가 짚고자 하는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대중문화와 관련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터져 나오는 ‘정치 관심론’이다. 별것도 아닌 연예인의 사건들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사회ㆍ정치적 이슈에 관심을 두라는 주장이다. 시간을 되돌려보면 이 주장은 항상 연예인 이슈와 붙어 다녔다. 올 초에 있었던 배우 이태임과 가수 김예원의 욕설 사건에도, 작년 예능인 노홍철의 음주 운전 사건 때도 사람들이 이에 대해 언급하면 ‘그 정성으로 정치 이슈에 신경을 쓰라’는 충고 아닌 충고는 항상 같이 나왔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20ㆍ30대의 정치적 참여율이 다른 세대에 비해 낮지만 연예계와 같은 대중문화 이슈에는 젊은 세대가 폭발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질이 전혀 다른 영역을 묶어서 한 집단을 뭉텅이로 비난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이 같은 비난은 1980년대 말 민주화 운동 이후, 진보 성향의 지식인들로부터 시작되어 지난 2009년, 시사 평론가 김용민이 20대를 짐승에 빗대어 표현한 사건을 계기로 어느덧 대세론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양비론적인 비난은 결국 또 다른 사회갈등만 낳을 뿐이다. 20대도 민주주의 체제의 한 축으로서 시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필요는 분명히 있지만 다른 세대가 현재의 사회적 배경을 배제한 채, 단순히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정치적’ 성향을 띄지 못한다고 해서 비난할 수는 없다. 또, 이러한 비난의 주체가 현재의 사회를 만든 기득권 세대라는 점에서 오히려 젊은 세대의 정치적 무관심 문제는 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책 없는 비난을 하기 전에 우리 세대가 정치적 무기력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무엇인지, 왜 사회적 이슈에 애써 당당한 주체로 참여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의 상황이 과연 20ㆍ30 세대들만의 문제인 것일까?

 

996 명지발언대 학우 사진.jpg

 명재영(사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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