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기(感氣), 절대 안 걸리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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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화 가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5.11.2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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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感氣), 절대 안 걸리는 방법은?

 

감기(感氣), 절대 안 걸리는 방법은?

 

감기, 정말 흔한 질환이죠. 여태까지 살면서 감기를 한 번도 안 걸려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기침, 콧물, 발열 등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내원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습니다. 이처럼 흔하다 보니 ‘감기쯤이야’라고 감기를 우습게 보거나, 우스갯소리로 ‘감기는 소주 한 잔에 고춧가루를 풀어 마시면 한방에 낫는다’는 식의 자신만의 특효약(?)이 있는 등 다들 감기에 대해서는 많이 아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환자들과 대화를 하거나, 외부 강연을 가보면 잘 못 알고 있는 점들이 꽤 많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문답식으로 감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o 감기란?

감기(感氣)는 ‘느낄 감(感)’에 ‘기력 기(氣)’자를 쓰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한자어로 옛날에는 모두 ‘고뿔’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코’의 옛말이 ‘고’이고, ‘뿔’은 열을 뜻하므로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코에 열이 나는 질환’이 되겠네요. 영어로는 잘 아시겠지만 주로 common cold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러한 감기는 보통 의학적으로 엄밀히 말하자면 상기도 감염(Upper Respiratory tract Infection, URI) 중 비인 후염을 가리키며, 또 다르게는 감기는 기침, 콧물, 발열 등의 증상을 총칭하는 의미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o 감기의 종류는?

앞에서 제가 ‘상기도’라는 단어를 사용했죠? 상기도는 상부 호흡 기도의 줄인 말입니다. 즉, 우리가 호흡을 할 때는 주로 입이나 코로 숨을 들이마셔서 기관지를 거쳐 폐까지 전달한 후, 다시 폐에서 기관지를 거쳐 입이나 코로 내쉬게 되는데 이러한 통로를 호흡기관, 또는 호흡 기도라 말합니다. 이중 상기도(상부 호흡기도)는 호흡과 관련된 위쪽 통로로 주로 코, 구강, 인두, 후두, 편도, 후두개, 성대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러한 감기의 분류에 대해서 일반인들의 분류 관점과 의사들의 분류 관점은 조금 다릅니다.

 

 

환자입장에서 감기의 분류

의사입장에서 감기의 분류

① 코감기, 콧물감기

② 기침감기, 재채기감기

③ 가래감기

④ 열감기

① 비염

② 인두염

③ 후두염

④ 인후염(인두염+인후염)

⑤ 부비동염(축농증이라고도 함)

 

보시면 아시겠지만 환자들은 본인들의 증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우리 의사들은 호흡기에서 염증이 발생한 곳의 위치에 관심이 많습니다.(그 이유는 발생한 위치에 따라 진단 검사법이나 치료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내용을 너무 자세히 다루는 건 지면도 허락하지 않고, 그다지 도움도 되지 않기에 이쯤 줄이겠습니다) 의사들의 이러한 관점에서는 감기를 다시 원인 균주에 따라 바이러스성, 세균성, 드물게 곰팡이성으로도 분류할 수 있습니다.

 

o 감기에 걸리면 어떤 증상들이 있나요?

대표적으로는 기침, 콧물, 코막힘이 있으며, 드물게 가래나 열이 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주의해야 될 것은 역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감기에 걸리면 위에서 말한 대로 기침, 콧물, 열 등이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감기라는 것은 아닙니다!

 

o 그러면 감기증상이 있으면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하나요? 약국에서 그냥 약사다 먹으면 안 되나요?

제 이야기는 감기증상이 있을 때마다 무조건 반드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감기라면 대부분은 별다른 치료 없이도 며칠 안으로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의 경우에 해당한다면 그때는 가까운 병의원을 내원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① 감기 증상이 1주일 이상 계속 지속될 때

② 38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될 때

③ 탁한 색깔의 가래(샛누렇거나, 초록색, 벽돌색 등)가 있는 경우 : 감기 때의 가래는 대부분 코에서 넘어간 콧물이 다시 침과 함께 나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색깔이 없고 투명

④ 본인이 천식 또는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또한 위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i) 유아, 소아(특히 3세미만)이거나 ii) 60세 이상의 노인들의 경우는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가 많으므로 경미한 감기증상에도 가급적이면 병원에 내원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o 감기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아무래도 주사는 한방 맞는 것이 좋겠죠?

감기 치료의 원칙은 일단은 대증치료입니다. 대증치료란 증상에 대한 치료입니다. 즉, 콧물이 나오면 콧물이 안 나오게 하고, 기침이 난다면 기침을 줄이고, 열이 난다면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죠. 이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증상들이 원래는 우리 몸에서 감기와 싸우려는 정상적인 방어 기전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들을 무조건 억제시키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감기 초기 때 이러한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아, 이건 우리 몸이 싸우는 행위니까. 그냥 참고 견뎌야지’라는 생각으로 무조건 버티는 것도 정답은 아닙니다.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진료 보시는 선생님들이 충분히 고려하여 처방하니 걱정하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대개의 경우 주사는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매우 고열이 있거나 빠르게 증상을 경감할 필요가 있다면 의사의 판단하에 처방과 주사가 이뤄집니다. 따라서 이 역시 의사의 판단에 적절하게 맡기시는 게 좋습니다.

 

o 감기에 절대 안 걸리는 방법은요?

사실 제목에는 독자 여러분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저렇게 자극적으로 썼지만, 사실 '감기에 걸리게 하는 방법'은 있으나 ‘절대 걸리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본다면 아래에서 제가 요약해 둔 ‘감기에 걸리는 방법’을 하지 않거나, 반대로 해보세요. 감기에 걸릴 확률이 훨씬 줄어들고, 올 한해 감기 없이 지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감기에 꼭 걸리는 방법 + 악화시키는 방법

1. 감기걸린 사람 옆에 꼭 붙어 있는다. 기침을 정면에서 받으면 더 효과적

2. 담배를 계속 핀다.

3. 술을 매일 같이 마신다.

4. 집에 들어오면 손을 씻지 않는다.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 더 효과적

5. 과일은 절대 입에 대지도 않는다.

6. 아무리 추워도 옷은 얇게 입고 다닌다(패션은 나의 생명?!).

7. 올 겨울(2013년)에는 독감예방접종을 받지 않는다.

8. 날마다 회식하고, 식사를 불규칙적으로 한다. 여기에 야식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

9. 열이 펄펄나도 병원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소주 1잔에 고추가루까지 곁들이면 더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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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fmdoctor@hanmail.net) 가정의학과 전문의ㆍ다음스토리볼 연재中 http://storyball.daum.net/story/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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