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 전공자들의 눈부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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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 전공자들의 눈부신 미래
  • 이유진
  • 승인 2014.12.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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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 전공자들의 눈부신 미래

 

 

나는 아동학자이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해도 내 전공이 아동학자가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돈 잘 버는 학문, 다수가 추구하는 학문에 한 때 마음이 흔들렸고, 그 학문들에 내가 무척 재능 있는 사람인양 착각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대학을 아동가족학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그 때부터 내 인생은 변했다. 찬찬히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눈이 생기게 되었고, 그것이 특히 언어적 능력이나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아동이 되었을 때 이상하리만큼 그들을 대신하여 목소리를 내고 싶다는 열정이 생겨나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한밤에 갑자기 몸이 소스라쳐질 때가 있다. 칠곡 계모, 울산 계모 사건이 최근에 온 나라를 뒤흔들었을 때에도 나는 여지없이 밤잠을 설치곤 했다. 그 이유는 지금 편히 잠자리에 누운 나와 우리 아이들과 달리 이 순간 그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한 채 고통 받는 피학대 아이들의 모습이 불현 듯 떠오르기 때문이다. 학대를 하는 부모들로부터 버림을 받을까봐 떨고 있는, 어리석을 만큼 순수한 그 여린 아이들 생각에 말이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아이 한 명의 가치가 그 어떤 시대보다 높아진 지금에도 우리 사회는 그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그들이 절대적으로 나의 보호가 필요한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그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에 귀 기울이려는 한국 사회의 노력이 부족하다. 오히려 그 몇 안 되는 소중한 아이들이 미래에 절대 강자가 되게끔 태어난 지 몇 해도 지나지 않은 그 아이들에게 엄청난 양의 조기교육을 자행하고 있다. 그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언제 행복한지 물어보고 그 대답을 얻을 수만 있다면 우리가 과연 그러한 학대 아닌 학대를 감히 할 수 있을까?

 

나는 우리 아동학과 학생들이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시각에서 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고 싶다. 어쩌면 우리 학생들도 나와 같이 수많은 변수로 인해 아동학에 입문하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항상 학생들에게 그 선택이 개연성이 전혀 없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 또한 그랬듯이 아마도 우리 학생들 마음속에 있는 그 어떤 잠재력이 이 길로 인도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아동학과 학생들은 하나 같이 아이들을 사랑한다. 나는 그 마음이, 우리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내어줄 수 있는 전문가로 가는 훌륭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그 마음만으로는 전문가라는 말을 붙일 수 없다. 아이를 사랑해서 과도한 조기교육을 시킨다는 부모들이 현재 우리의 성인들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아이들이 온전히 자신의 발달에 적합한 환경 속에서 행복하게 자라고, 그 발달이 전인적으로 촉진될 수 있는 양질의 가정 및 기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그 길에서 나는 명지대 아동학과 학생들의 눈부신 미래를 위해 열정적으로 학생들과 함께 할 것이다.

김지현교수님.jpg

필자: 김지현(아동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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