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한 의미를 품은 디스코 유행의 시작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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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별한 의미를 품은 디스코 유행의 시작 - 영화
  • 한동윤 대중음악평론가
  • 승인 2014.12.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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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별한 의미를 품은 디스코 유행의 시작 - 영화

각별한 의미를 품은 디스코 유행의 시작 -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

 

최근 두어해 동안 디스코가 많은 인기를 얻었다. 광고 배경음악으로 쓰여 국내에서도 제법 알려진 로빈 시크Robin Thicke의 ‘Blurred Lines’를 비롯해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Get Lucky’,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Treasure’,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Birthday’ 등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디스코 노래가 음악 차트를 휘어잡았다. 소울 리바이벌 열풍에 이어 과거에 유행했던 문법 중 하나가 다시금 고개를 든 것이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은 진리로 여겨질 만하다.

손가락으로 허공을 찌르는 동작, 나팔바지와 화려한 무늬의 셔츠 등이 특징화된 디스코는 1970년대 후반 전 세계를 휩쓸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노는 부류에 속하거나 새로운 문화에 민감한 청춘들은 죄다 디스코의 물결에 뛰어들어 무도회장을 가득 채웠다. 이은하의 ‘밤차’, 송대관의 ‘아내와 같이’, 조용필의 ‘단발머리’ 등 가수들도 디스코 트렌드에 합류하기 바빴다. 음반사들은 경쟁하듯이 디스코 팝송 모음집을 발매했다. 그 시절 디스코는 대중문화의 틀림없는 핵심 코드였다.

디스코의 대폭발은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가 주인공 토니 역을 맡은 <토요일 밤의 열기>에 의해 일어났다. 당시 부상하고 있던 디스코 음악과 존 트라볼타의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춤이 화학작용을 이루며 지구촌 수많은 무리를 디스코에 대동단결하게 만들었다. 영화의 성공으로 존 트라볼타는 순식간에 할리우드의 스타가 됐다. 이후 드라마, 코미디 프로그램 등에서 주요 장면이 계속 패러디되고 동명의 주크박스 뮤지컬까지 제작된 사실은 영화의 어마어마한 인기와 위상을 설명해 준다.

춤이 주요 소재이고 클럽이 주인공들의 주된 근거지인 만큼 디스코가 줄지어 나온다. 토니가 클럽에 가기 전 의식을 치르듯이 비장한 표정으로 옷을 입는 장면에 흐르는 ‘Night Fever’, 토니가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스테이지를 활보할 때 깔리는 ‘You Should Be Dancing’, 토니와 스테파니가 디스코 경연 대회에서 커플로 춤을 출 때 나오는 ‘More Than A Woman’ 등 형제 그룹 비지스Bee Gees의 노래가 영상을 더욱 그럴듯하게 수놓는다. 영화의 오프닝 신을 강렬하게 꾸민 ‘Stayin' Alive’는 비지스의 대표곡이 됐다.

이 외에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경쾌하게 재해석한 월터 머피Walter Murphy의 ‘A Fifth Of Beethoven’, 단순한 관악기 연주가 빠르게 인식되는 케이시 앤드 더 선샤인 밴드KC And The Sunshine Band의 ‘Boogie Shoes’ 등 다른 뮤지션들의 곡도 즐거움을 더한다. 덕분에 <토요일 밤의 열기>는 역대 영화 사운드트랙 앨범 중 최다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화의 성공적인 흥행은 흥겨운 춤과 음악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토니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 젊은이들과 처지를 공유했다. 생계를 위해 다니는 전망 없는 직장, 화목하지 못한 가정, 이상과 현실의 괴리 등을 이야기함으로써 청춘들의 동감을 구했다. 기성세대는 못난 일탈로 보는 디스코가 젊은이들에게는 유일한 위안이자 탈출구라고 영화는 옹호한다. 결정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메시지가 현재와 미래에 불안해하는 청년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젊은 날에는 많은 게 서투릅니다. 하지만 젊음이란 전제는 서투름을 늘 감싸 줍니다. 그러니 현재의 미숙함에 연연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진취적으로 행동하는 명지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한 학기 동안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동윤 대중음악평론가ㆍ블로그 soulounge.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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