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상담. 헤어짐과 새로운 만남 사이, 죄책감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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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상담. 헤어짐과 새로운 만남 사이, 죄책감이 들어요
  • 이유진
  • 승인 2014.11.24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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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진의 흥미진진 연애연구소>

 

 

사연) 헤어졌습니다. 서로가 싫었던 건 아니지만, 여기까지라는 것을 서로가 직감으로 알았던 것 같습니다. 조심스레 솔직한 심정을 전하자, 남자친구도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는 눈치였습니다. 이 일도 벌써 두 달 전이네요.

헤어지고 얼마동안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주변의 위로를 위안 삼았습니다. 하지만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러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허전함과 슬픔은 쉽게 가시지 않더라고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후회 아닌 후회도 수없이 해봤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시 조금의 시간이 더 흐르니, 그때서야 마음이 차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기분전환 하라며 친구가 소개해 준 남자분과 만남을 갖기도 했는데, 첫 만남에서부터 ‘정말 괜찮은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순간, 전 남자친구가 바로 떠오르더군요.

솔직히 정말 혼란스럽습니다. 마음에서 전 남자친구를 떠나보내지도 못한 상황에서 또 다른 인연을 생각한다? 스스로가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답변) 우선, 헤어짐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 설명을 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이라는 것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는 형식이 되었든 아니면 두 사람이 모두 합의하에 말 그대로 좋게 좋게 헤어진 것이든 아픈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합의를 했다고 해서 덜 아프거나 견딜만한 무언가가 되지는 않습니다. 일단 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며 이별이라는 것은 여태 해 왔던 모든 익숙함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해서 헤어지는 과정보다 오히려 헤어지고 나서 더 힘든 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 사람이 그리운 것은 물론이고 함께 했던 모든 것들이 다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별에 대한 일종의 애도 기간인 이 슬픈 시간들이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두 달이 필요하고 또 어떤 사람은 2년이 지나가도 여전히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지금 사연자분께서는 지난 사랑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그러니까 이별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내가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라는 의문에 빠지신 것 같은데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전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진짜 이기적인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또 다른 사람을 동시에 만나는 것이 이기적인 것이지요. 이것은 분명 누군가를 아프게 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오직 ‘나의 즐거움’과 ‘나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헤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어떤 측면으로 봐도 이기적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다만, 전 사랑을 완전히 잊지 못해서 새로운 사람에게 행여나 상처를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할 수 있는데요, 좀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의 몫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만나는 것 혹은 내 전 사랑의 그림자가 보기 싫어서 결국 떠나는 것이든 그것은 사연자분이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별을 하고 나서 꼭 아무도 만나지 않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만 다 잊혀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처의 종류가 수만 가지이듯 치유의 방법 또한 그만큼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만약 지금 누군가가 마음에 들어왔다면, 이별 후 너무 빠른 건 아닌지 혹은 상대에게 과거의 사랑이 상처를 주지 않을지를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써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그런 부분에 있어 걱정을 하는 것만으로도 사연자분은 충분히 괜찮은, 그리고 좋은 사람이라는 의견을 마지막으로 상담을 마치겠습니다. 끝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잊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지 마시기 바라며 의미 없는 말로 들리겠지만 어떤 일들은 때론 시간이 ‘약’이 되기도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필자: 박진진 작가, 연애칼럼니스트ㆍ블로그 http;//blog.naver.com/niflheim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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