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편집장
명대신문의 ‘60년 여정’도 험난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의 한국의 역사 흐름이 그리 만만치 않았고, 그 속에서 진실과 진리를 추구한 학보사 기자들은 크고 작은 수난을 당했습니다. 명대신문 역시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그 여정을 그야말로 ‘버텨’온 명대신문 기자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버텨야하는 것은 과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명대신문 여러분들도 지금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계실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기사 쓰는 과정은 고통스럽습니다. 취재원과 말싸움에 가까운 대화를 나누고, 끊임없이 글을 고쳐야 합니다. 데스크 혹은 편집장은 잠도 포기해 가면서 기사 상황을 확인하고 조판 과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짓(?)을 하고 있으면 수명을 깎아 먹고 있다는 기분까지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부차적인 고통입니다. 정말 힘 빠지게 하는 사실은 이렇게 만든 신문을 읽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발굴한 문제의식이 공명하지 못하고, 매주 발행과 더불어 그저 소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가 겪은 고통의 의미, 나아가 우리 존재의 의미까지도 회의하게 만드는 현재의 어려움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도래한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닙니다. 명료하게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이 또한 역사의 흐름과 맞물려서 조성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없기에 앞으로 우리가 보람을 느낄만한 상황이 다시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것을 알 수 없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은 그저 버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과 마찬가지로.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일들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것 말입니다. 물론 알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여전히 우리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학보사 기자인 한, ‘영원회귀’의 고통을 자처해야하는 숙명을 받아들여야하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힘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저 응원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