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배달-삼층찬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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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배달-삼층찬탁
  • 이연주
  • 승인 2011.11.0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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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층찬탁
삼층찬탁

전통 주거 양식인 한옥이 인기를 끌면서 전통 목가구에 대한 호기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우리대학 사회교육원에 개설된 ‘전통가구 DIY’ 과정도 그러한 관심도를 반영한 것이리라. 
옛 가구의 특징은 한옥에서 더욱 어우러진다. 목가구는 높이가 낮고 크기도 작아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며, 쓰임에 맞춰 소소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썼다. 이러한 목가구는 작지만 실속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이 많고 나무가 풍부한 자연환경 덕택에 우리는 예부터 주택을 짓거나 생활용품을 만드는데 나무를 많이 사용했다. 따라서 일찍부터 목기 제작이 발달할 수 있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국가에서 목기제작자들을 소목장(小木匠)이라 칭했다. 관청에서는 소목장들을 관리하며 소용될 기물을 생산케 했다. 일반 민가에서는 목기를 직접 만들거나 장인을 집에 머물게 하며 품삯을 주어 제작하게 했다. 목가구는 옷장ㆍ반닫이ㆍ머릿장과 같은 안방용, 의걸이장ㆍ연상ㆍ책장 등과 같은 사랑방용, 찬장ㆍ찬탁ㆍ뒤주 등 부엌용 가구 등으로 사용되는 공간에 따라 나눠질 수 있다.
우리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목가구 중에서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삼층찬탁이다. 찬탁은 요즘 부엌에 있는 찬장과 비슷하다. 찬장과 찬탁은 같은 용도로 쓰이지만 굳이 구별한다면 사방이 막힌 것이 찬장이고, 뚫린 부분이 있는 것이 찬탁이다. 일반적으로 찬장은 음식물을 보관하고, 찬탁은 도기ㆍ자기ㆍ놋그릇 등의 식기를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찬탁은 주로 찬방 혹은 대청에 놓였으며 많은 양의 그릇이나 음식물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도록 굵은 기둥과 두꺼운 판재로 만들어졌다. 또한 튼튼한 짜임새를 위해 일반적으로 기둥과 쇠목(두 기둥 사이에 가로 건너 대는 나무)에는 굵은 소나무, 목리가 좋은 느티나무, 참죽나무 등을 쓰고 장석은 견고한 무쇠장식을 부착했다. 기능성을 중시했으므로 기둥과 쇠목의 튼튼하고 묵직한 선들이 이룬 조화로 장식을 대신했다. 
이 유물은 소나무와 느티나무로 만들어졌다. 네 개의 튼실한 사각기둥을 세우고 천판(장롱이나 상자 등에서 하늘을 보고 있는 면의 널)은 기둥보다 약간 넓게 돌출된 형태를 띤다. 기둥은 다리의 역할을 겸하여 족대와 연결됐다. 각층의 널은 여러 장의 판재를 연결하여 넓게 만들었으며, 쇠목과 기둥 등 각 부재간의 결합은 연귀짜임이나 연귀짜임과 장부짜임을 함께 사용하여 견고히 했다. 3층으로 분할된 공간 중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중간층은 크게 만들었다. 또한 1층과 3층은 뚫린 채로 두고 중간층에 장을 설치하여 음식물과 식기를 함께 보관할 수 있게 했다. 중간층 장에는 여닫이문을 달았고, 장의 앞면에는 결이 좋은 느티나무 판재를 배열하였는데 이는 테두리로 사용된 소나무 부재와의 조화를 통해 장식성을 더한 것이다. 장의 문에는 무쇠로 만든 원형(圓形)의 경첩 2쌍과 약과 형식으로 된 앞바탕을 부착하고 둥근 문고리를 달았다. 찬탁의 높은 다리에는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박쥐 형태의 풍혈(가장자리로 돌아가며 잘게 새겨 붙이는 꾸밈새)을 달았다.
이 삼층찬탁은 별다른 장식 없이 중간층 판재의 결을 활용하여 단아한 형태를 잘 표현하고 있어 주목받는다. 요즘은 이런 찬탁이 서재에서 고가구로 많이 재활용된다고 한다. 식기와 책, 즉 음식을 담는 그릇이자 지식을 담는 그릇! 시대에 따른 쓰임새의 변화가 나름 잘 어울리지 않는가? 




우유배달 이미지.JPG

삼층찬탁

필자: 명지대학교 박물관 학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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