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멀고도 가까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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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멀고도 가까운 당신
  • 김동훈
  • 승인 2009.09.1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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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멀고도 가까운 당신

<사회>

기부, 멀고도 가까운 당신


기부문화가 우리사회와 대학가에 정착되기 위해선?


이명박 대통령의 331억 원 기부, ‘기부 천사’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가수 김장훈, 박상민, 연기자 문근영 등 최근 기부와 관련된 뉴스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나누면 행복이 온다”며 기부 문화가 정착되길 바라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부금의 60% 이상이 기업에서 출현되고 기부의 88%는 연말연시에 집중되며, 가장 큰 기부 동기로 ‘동정심’이 꼽혔다. 통계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 않지만 이는 우리 사회에서 기부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대학가에서도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기부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리사회와 우리대학의 기부 실태를 알아보고 전문가를 만나 기부란 무엇이며 기부 문화가 정착되지 못 한 이유에 대해 들어본다.

 

우리나라의 기부 실태는?

기부는 서로 배려하는데서 비롯되는 작은 사랑의 실천이며 창의적인 삶의 방법이다. 미국, 네덜란드 등 선진국은 기부가 일상화 되어 자연스럽게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기부’가 ‘문화’가 되기에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지난 2008년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한국인의 기부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성인 1천 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5%가 ‘기부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 2005년 68%, 2001년 64%, 2000년 57%보다 오히려 기부 참여율이 더 낮아졌을 뿐더러 지난 2007년 미국 89%, 네덜란드 82%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이다. 또한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는 사람은 응답자의 12%에 불과했다. 사랑의 재단 홍보팀 박엄지 팀원은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은 기부를 연말연시에 한 두 번 하고 마는 ‘이벤트’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엄지 팀장은 “기부에 대한 의식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우리대학의 기부 실태는?

지난 7일부터 닷새간 양 캠 각 100명을 대상으로 ‘우리대학의 기부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부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있다- 125명(62.5%) △없다- 75명(37.5%)의 결과가 나왔다. 이 중 ‘있다’고 대답한 학우를 대상으로 ‘얼마나 자주 기부를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연말연시에만’에 응답한 학우가 44명(35.2%)으로 조사됐다. ‘기부가 어렵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어렵다- 39명(19.5%) △어렵다- 48명(24%)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43.5%를 차지했다. 기부가 어렵다고 답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부가 어렵다고 느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어본 질문에 △기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18명(20.6%) △형편이 좋지 못하므로- 15명(17.2%) △기부 방법 및 절차가 복잡하므로- 30명(34.4%) △기부금 운용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18명(20.6%) △기타- 6명(6.8%)으로 집계됐다. 기타의견에는 ‘어디에 기부해야 할지 모르겠다’, ‘남을 도울 용기가 나지 않는다’, ‘하고 싶지만 막상 쉽게 하게 되지는 않는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글로벌비전 홍보전략팀 이숙영 팀원은 “학생들이 금전적 여유는 많지 않지만 기부할 것은 생각보다 많다”며 “자신의 시간이나 재능을 나누는 등 마음만 있다면 나눔을 쉽게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숙영 팀원은 “대학생으로서 어떻게 기부하면 좋을지 한번쯤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왜 기부가 ‘문화’가 되지 못하는가?

우리나라에서 기부가 문화로 자리 잡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 ‘나눔에 대한 교육의 부재’가 꼽히는데 굿네이버스 홍보팀 이기백 팀원(이하 이 팀원)은 “기부는 내가 가진 것의 일부를 사회의 불우한 구성원을 위해 쓸 수 있는 기회이며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일종의 의무임에도 우리나라 기부자들의 기부 동기는 동정심에만 치우쳐 있다”며 “가정과 학교에서 기부에 대한 교육이 부족해 사회 전반적으로 나눔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기부금 운용의 투명성 미확보’가 꼽힌다. 이 팀원은 “방송국 ARS나 구세군, 대형 자선 단체 등에만 모금액이 몰린다”며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기부금에 대한 투명하지 못한 운영도 큰 문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비영리 기관의 사업ㆍ회계 정보를 제공하는 재단법인 한국가이드스타 최슬기 홍보실장은 “기부금이 언제 누구를 위해 어떻게 사용됐는지 정확히 알려진다면 기부자들이 믿고 기부할 수 있을 것이고 또, 기부에 대한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부금을 수령해 집행하는 자선단체들은 기부금 사용 내역을 기부자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범적 기부사례의 부재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고액 기부 소식과 일부 연예인들의 기부 소식이 종종 들려오지만 사회지도층의 기부 소식은 좀처럼 듣기 어렵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면죄부 형식으로 기부를 하는 사회지도층의 기부는 오히려 사회적인 반감을 살 뿐이다. 이 팀원은 “외국에서는 워렌 버핏이나 빌게이츠와 같은 사회지도층이 지속적인 기부활동을 통해 부의 사회 환원을 실천한다”며 “사회지도층의 모범 기부 사례가 많아진다면 우리나라도 기부 문화의 정착이 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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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 kdh3536@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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