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우주비행 50주년
50년 전, 옛 소련 VVS(공군)의 비행조종사이자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은 우주선 보스토크восток를 타고 지구를 날아올라, 1시간 48분 동안 인류 최초로 역사적인 우주비행을 해냈다. 지구 궤도를 돈 유리 가가린은 “지구는 푸르다”라고 말했다.
이후 여러 나라가 우주로의 도약이라는 꿈을 안고 앞다투어 우주 탐사에 나섰다. 인류는 달에 발을 내디뎠으며, 화성에 탐사선을 보냈고, 멀리는 태양계의 바깥쪽에까지 우주선을 보내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변함없이 우주의 신비를 하나둘씩 알아가는 기쁨 속에 있다.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살아가던 시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하늘과 우주에 대한 인류의 동경과 열정은 변함이 없는 듯하다.
지난달 12일은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이 있었던 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었다. 한국은 비록 뒤늦게 우주 기술 경쟁에 참여했지만, 세계적인 우주 강국이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우주비행사를 배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우주센터를 조성하고 나로호를 발사했다. 그러나 나로호는 안타깝게도 전국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두 차례의 발사 모두 아쉽게 실패했다. 그리고 이듬해 인류 최초 우주비행 5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인류 최초 우주비행 50주년인 지난달 12일, 세계 각지에서는 이를 기리는 성대한 기념행사가 열려, 이날을 뜻깊게 되새겼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이 커다란 기념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텔레비전이나 신문에 이에 관한 것은 한 글자도 내보내지 않고 흘려보내 버렸다. 역사에 무지한 모습이 우주 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는 것에 매우 안타깝고 조금은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나로호 발사가 실패했다고 해도, 순식간에 무관심과 냉대로 돌변하는 냄비근성으로는 결코 우주 강국의 꿈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달에 사람을 보내는 찬란한 성과를 이룩한 미국마저도 초창기에는 로켓이 공중에 뜨지도 못한 채 폭발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 번 끓어올랐다가 쉽게 식어버리고, 장기적인 계획 없이 그저 당장 구체적인 성과가 예상되는 것에만 예산을 배당하는 식의 방만한 행정 역시 고쳐져야 한다. 오늘날을 ‘우주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우주 강국을 꿈꾸는 대한민국 역시 시대와 그 꿈에 알맞게 의식을 드높이고 인내하며 꾸준한 마음으로 우주 강국의 꿈을 꼭 현실로 만들기 바란다.
필자: 최준석(정외 11)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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