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언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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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언론인’이다
  • 최홍
  • 승인 2011.04.14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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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MBC 아나운서국 아나운서1부 부국장, 조일수 동문을 만나다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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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interview- MBC 아나운서 조일수(가정학과 74)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언론인’이다
現 MBC 아나운서국 아나운서1부 부국장, 조일수 동문을 만나다

우리대학에는 <장학퀴즈>, <뉴스데스크>, <뉴스센터>, <스포츠 중계>, <인간 시대> 등 MBC의 대표적인 프로그램과 함께해 온 동문이 있다. 바로 우리대학 가정학과를 졸업한 조일수 동문(가정학과 74, 이하 조 동문)이다. 1977년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한 조 동문은 현재 MBC 아나운서국 아나운서1부 부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조 동문을 만나 당시 학창시절의 추억과 아나운서 활동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들어보았다.

다양한 학내 활동을 통해 말하기 훈련해
조 동문이 재학했던 당시는 ‘학도호국단’과 ‘교련훈련’이 있었던 1970년대였다. 가정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조 동문은 학업에 충실하고, 열심히 학내 활동을 했던 모범생이었다. 조 동문은 “학창시절에 우리대학 방송국 MBS에서 아나운서를 했었다”며 “학교 축제 때는 MC를 맡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1977년, 조 동문은 교생실습을 하면서 MBC에 지원서를 제출했고, 당당히 합격하게 되었다. 조 동문은 “MBC 방송국에 입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학내 방송국 아나운서와 학교 축제 MC를 맡게 되면서 말하기 훈련이 몸에 체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힘들었지만 모두 견딜만 한 것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방송국에 입사해도 제대로 된 훈련 기간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입사하기 전부터 상식공부나 말하기 연습을 많이 해야 했다. 그리고 조 동문은 입사한 후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NG 없이 녹화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기도 했다. 조 동문은 “가끔 일을 진행하면서 많이 힘들고 어려울 때가 있었다”며 “그때마다 주변의 선배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특히 <장학퀴즈>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차인태 전 아나운서 선배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조 동문은 “당시 메인 MC를 맡게 되면서 가졌던 부담감 때문에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자주 들었다”며 “그럴 때마다 차인태 선배가 옆에서 ‘괜찮아, 떨지마, 잘하는데 왜그래’ 라며 조언 해주었다”고 말했다. 당시 차인태 전 아나운서의 그 말은 이제까지 조 동문이 들어본 적 없는 따뜻한 말이었다고 한다.
또 조 동문은 사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좋은 추억을 얻기도 했다. 조 동문은 “1992년 FM 영화음악을 진행할 때가 생각난다”고 말한다. 그는 “당시에는 사연을 엽서로 받았다”며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조 동문은 1980년대 중반에 나왔던 <인간시대>라는 프로그램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인간시대>에서 내레이션을 맡았었던 그는 “당시 ‘인간시대’라는 프로그램을 내레이션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감정이입이 필요했다”며 “그러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슬픈 장면에 대해 내레이션 할 때마다 감정이입을 하지만, 절대 깊이 개입하지 않는 ‘감정의 줄다리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동문은 “모든 일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라며 “비록 그 과정이 힘들었지만 모두 견딜만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슬아슬했었던 방송 사고
<장학퀴즈> 프로그램에서 메인 MC를 할 때였다. 평소에 완벽했던 차인태 선배가 녹화에서 ‘요구르트’라고 하는 단어를 ‘요르구트’라고 말한 것이다. 조 동문은 “빈틈없고 완벽한 줄로만 알았던 차인태 선배가 그런 실수를 한 것이 너무 재미있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차인태 선배는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고 바로 말을 교정해서 진행하였지만 다음 차례였던 내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NG가 나면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할 상황이었다. 바로 그때, 조 동문의 등이 따끔했다. 카메라가 점수판을 촬영하고 있는 동안에 차인태 전 아나운서가 조 동문의 등을 ‘짝~’하고 때린 것이다. 조 동문은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그 이후로 방송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1983년 ‘FM가요산책’ 라디오를 진행할 때에도 방송 사고가 발생했었다. 그때 모든 음악은 LP판을 통해 나왔었다. 당시 라디오는 첫 번째 곡이 끝나면 1번 축음기의 바늘을 올리고, 다음 곡을 위해서 2번 축음기의 바늘을 내려놓는 방식이었다. 첫 번째 곡이 끝나고 두 번째 곡이 나갈 차례였다. 하지만 라디오 녹음이 시작됐음에도 음악은 나오지 않고 조용하기만 했다. 당시 라디오 DJ였던 조 동문이 축음기의 바늘을 내리지 않았던 것이다. 조 동문은 “뒤늦게 상황파악하고 들고 있었던 축음기 바늘을 조용히 내려놨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그때 당시 청취자들은 왜 중간에 조용해졌다가 다시 음악이 나왔는지 몰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조건 내가 된다”라는 ‘조일수’ 동문만의 신념
1970년대 대학생들은 모두 생활이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처럼 가난에 대해 분노하거나 좌절한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나도 열심히 하면 성공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 동문은 “무엇이든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힘든 것이든 즐거운 것이든 모두 자신의 몫이기 때문에 힘든 상황도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어 조 동문은 “‘안 될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포기에 대한 ‘비겁한 자기합리화’이며 ‘핑계’”라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만약 10명 중 1명만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곳에 도달하는 1명은 무조건 자신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1명이 되기 위해 남을 밟고 올라가서는 안 된다”고 한다. 조 동문은 “기본적으로 사람은 ‘성실함’과 ‘선함’이 있어야 한다”며 “남을 밟고 올라가서 1등을 해도 나중에는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나운서란 ‘밥’이자 ‘물’이다
조 동문에게 아나운서란 “‘밥’이자 ‘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나운서는 매일 먹는 밥처럼 질릴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다시 밥을 먹는 것처럼 외면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 동문은 “환경에 따라 변형하는 물처럼, 아나운서는 어떤 프로그램이든지 상황에 따라 변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 동문은 아나운서만의 특이한 습관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는 “아나운서 활동을 하면서 시간 약속을 엄수하는 편”이라며 “그래서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너그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조 동문은 “아나운서가 시청자들에게 말로써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 직업이다 보니, 평소에도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통해서 인성부터 고향까지 알 수 있는 신기한 능력(?)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따뜻한 사람만이 아나운서가 된다
조 동문은 학우들에게 “아나운서가 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토익점수도 아니고, 외모도 아닌 자신의 인성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경력”이라며 “이것은 아나운서 시험뿐만 아니라, 어느 회사 취직하든 적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언론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조 동문은 “너무 비판적이고 냉철하게만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봐야 한다”며 “끊임없이 자신의 목표를 계획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전했다.

TIP.조일수 동문에게 배우는 말하기 비법!
조 동문은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논리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6하 원칙에 따라 말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나아가 그는 “논리적으로 말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어떤 사안에 대해서 앞ㆍ뒤를 따져보고 분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전했다. 또  조 동문은 “복식호흡을 잘해야 말할 때 깊은 소리를 낼 수 있다”며 “평소에도 내가 갖고 있는 소리보다 더 좋은 소리를 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일수 동문이 걸어온 길
1974 명지대학교 가정학과 입학
1977 MBC 아나운서 공채로 입사
1987 한국방송대상 MC 부문 수상
1989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1998 명지대학교 자랑스런 명지인 상 수상
2002 MBC 아나운서국 아나운서1부 부장
2005 MBC 아나운서국 아나운서1부 부국장

원고매수: 21매
필자: 글/ 최홍 기자 g2430@mju.ac.kr
   사진/ 이재희 기자 jella1007@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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