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시대에 대학생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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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시대에 대학생으로 산다는 것
  • 이재희
  • 승인 2011.04.1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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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시대에 대학생으로 산다는 것

4월 8일자 일간신문에 올해에만 4명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학생들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일제히 실렸다. 자살사건이 계속되자 이 대학 총장은 취임이후 학교개혁방안으로 시행했던 ‘차등수업료’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하였다. ‘차등수업료’제도는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아 원칙적으로 수업료를 내지 않는 시스템을 바꾸어 평점 2.0~3.0미만인 학생은 최저 6만원에서 600만원을 내도록 한 제도이었다. 이 대학은 상대평가체제를 채택하고 있어 30%는 평점 3.0미만을 받게 돼 있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일정 수의 학생들은 수업료를 낼 수밖에 없어 '징벌적 수업료'가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었던 상황이었다.
한편,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 사이트 ‘알바몬’이 최근 대학생 3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학생 392명 가운데 37.8%가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4.8%의 대학생이 ‘현재 아르바이트를 구직 중’이라고 답했다. 아르바이트를 하지도, 구하지도 않는 대학생은 10%에도 채 못 미치는 7.4%에 불과했다. 이들에게 ‘스스로 생계형 아르바이트생이라 생각하는가’ 라고 묻자 전체 응답 대학생의 66.8%, 아르바이트생 및 구직 대학생의 72.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용돈 마련’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지만, 전체 대학생의 43.6%가 ‘식비, 주거비 등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구직에 나선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등록금으로 인한 경제 부담을 줄여보기 위해 알바를 구했다’는 응답도 전체 대학생의 37.8%이었다.
현재 우리 대학사회는 한편으로는 대학생들이 극심한 학업경쟁으로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서민가정 출신의 대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생계형 아르바이트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경쟁과 생존의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대학생으로서 대학생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대학졸업이후에도 대학을 나온 사람에 부합되게 직업을 얻고 결혼을 하여 산다는 것도 힘겨운 일이다. 대학생활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 수 있지만, 안으로는 궁핍한 의식에 갇혀 자신의 미래는 물론 시대와 세상의 흐름에 도전하는 삶을 꿈꾸는 것이 왠지 허영이고 사치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서 대학생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부채를 안고 사는 것이다. 좁게는 자기 부모님과 가정에 대해서도 그러하고 우리 사회와 더욱 좁아진 이웃 국가들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생계형 아르바이트에 쫓기는 삶일지라도 젊음을 밑천으로 자기가 짊어진 부채를 멋지게 갚아갈 수 있는 기틀을 쌓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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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선정원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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