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자는 도태되는 인터넷 수강신청 세계
본 기자는 지난달 24일에 수강신청을 했다. 수강신청 당일, 10시가 다가올수록 가슴 한 켠이 답답해왔다. 머릿속에는 ‘이번에 듣고싶은 강의를 놓치면 어떡하지?’, ‘집에서 하는 게 나을까? PC방에서 하는 게 나을까?’로 혼잡해져 머리가 아파왔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이같은 현상은 수강신청을 앞둔 우리대학 학우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몇 시간을 공들여 짜논 계획을 1분도 안돼서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와버리게 되는 이 불공평한 게임을 해야되는 걸까?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우리대학 홈페이지 게시판 ‘명지광장’이나 포털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명지대 갤러리’ 등 각종 커뮤니티에선 수강신청에 대한 글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온다. 수강신청 실패로 현 시스템에 관한 ‘성토글’이나 서로 원하는 강좌를 갖기 위한 ‘교환글’ 또는 ‘매매글’은 수강신청 기간에 빠져선 안 될 단골손님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학우들은 다음 학기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하나라도 더 듣기 위해, 또 조금이라도 편한 시간표를 짜기 위해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이 눈물겹다. 혹자는 이를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고 한다. 최근 온라인에선 ‘복불복식 수강신청’ 또는 ‘선착순식 수강신청’이라며 우리나라 대학들의 현 수강신청 시스템을 비꼬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또 학교 측이 하루빨리 대안을 내놓길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적지않은 등록금을 내며 내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전공과 교양을 쌓기 위해 대학을 다니고 있다. 현 상황같이 학점을 채우기 위해 본인이 원하지 않는 지식과 교양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지 않길 바란다. 모든 학우가 수강신청에서 웃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며!
/고상윤 기자 hustledoooo@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