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주식 시장, 평평해지기나 할까? 〈1123호(종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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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주식 시장, 평평해지기나 할까? 〈1123호(종강호)〉
  • 황성용 대학보도부장
  • 승인 2023.11.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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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금융당국이 다음해 6월 말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공매도 금지 첫날, 우리나라 주가 지수인 코스피(KOSPI) 지수는 역대 최대폭인 134포인트 이상 급등하여 9월 22일 이후 약 1개월 만에 25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한편, 코스닥(KSDAQ) 지수는 급등하여 3년 5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고 다음날엔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될 경우 발동된다. 사이드카의 발동은 투자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시간을 주기 위한 일종의 경계경보이다.

공매도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팔고 주식 가격이 내려갔을 때 사들여 차익을 얻는 거래 방식이다. 공매도는 특정 주식이 짧은 시간에 과도하게 상승할 때 매도 주문을 늘리고 하락장에서도 주식 물량을 확보를 도와, 주식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매수, 매도와 함께 수요와 공급의 유동성을 유지하는 '가격발견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간 공매도를 보는 개인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첫째로 개인에 비해 기관과 외국인은 공매도 규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고, 둘째로 허용된 수량 이상의 주식을 공매도하여 시장을 교란하는 불법 공매도 때문이다. 그래서 공매도 제도의 형평성 논의는 지속돼 왔다. 이에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를 손보겠다며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껏 3번의 공매도 금지가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펜데믹 모두 강한 외부요인으로 인한 주가 급락기였다. 이 3가지 경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이 주식 시장이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이번 경우가 공매도를 금지할 만큼 위험한 상황인지는 의견이 나뉜다.

공매도 제도의 개선이라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방식이 적절치 않다는 전문가 의견도 다수 있었다. 상황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 외신에서는 "바보 같은 짓",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 "시장 투명성과 한국 증시의 매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고려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균형을 맞추겠다고는 했지만 과연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질지 의문이다. 운동장이 평평해져도 싱크홀이 생겨버린다면 그것 또한 큰일이다. 일단은... 균형을 맞추는 게 시작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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