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theless! 진짜 내 마음은 뭘까? 〈11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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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theless! 진짜 내 마음은 뭘까? 〈1122호〉
  • 이수아 사회문화부 정기자
  • 승인 2023.11.0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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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아 | 사회문화부 정기자
이수아 | 사회문화부 정기자

‘롤러스케이트’, 인물 기획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들어본 적 없던 종목이었다. 이예림 선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지 못하는 건 씁쓸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는 듯이 자신의 종목을 너무 사랑하고 있었다. 종목 자체에 대한 사랑을 넘어, 자신에 대한 확신도 가득했다. 인터뷰에 다 담지는 못했지만 이예림 선수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무조건 된다고 생각해요. 어느 순간에서도 제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흘려온 땀방울과 시간들을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기에 가능했던 확신 담긴 말이었다.

이예림 선수가 아주 어릴 적부터 인라인을 신고 국가대표를 꿈꿨던 것처럼,나도 초 · 중 · 고 학창시절 내내 방송 피디를 꿈꿨다. 6살 무렵, <1박 2일 시즌1>을 보던 엄마가 “수아는 저 나영석 같은 사람 되면 되겠다”하고 말했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이예림 선수가 끝내 국가대표의 꿈을 이뤄 세계 무대를 누리는 것에 비할 데는 아니지만, 학보사에서 정기자로 일하는 건 학창시절 내내 꿈꿨던 나의 로망이었다. 이 사실을 뜬금없이 이예림 선수와의 전화 중에 깨달았다. 나는 그렇게 원하던 로망 속에 살고 있었다. 당장의 글이 써지지 않아 괴로워하고, 인터뷰이 섭외에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눈이 충혈되도록 오타를 찾다 보면 나는 이 일이 그토록 염원해온 일이라는 걸 까먹곤 한다. 내 실력과 내 글에 확신을 잃어버린 건 진작이었다.

지난주에는 학교 앞 발루토 핀치에서 나의 오랜 선생님을 만났다. “학보사 생활은 어때?” 물으시는 선생님께 곧장 “곧 죽겠어요”하고 답했다. 어쩌라는 건지, 나는 죽는 소리를 뱉으면서도 친구들이 “괴로우면 그냥 그만둬” 라는 식으로 말하는걸 듣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죽겠다고 말하면서도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해야지”하고 단호히 말씀하셨다. 그래, 이게 진짜 내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죽겠는 건 죽겠는 거고, 그래도할 일은 해야 한다.

이예림 선수도 처음부터 잘 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종목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었던 건 어쩌면, 고된 훈련의 시간들이 쌓이고, 그 시간들이 만들어낸 좋은 결과들에서 비롯된 자기 확신일테다. 이예림 선수가 그랬던 것처럼, 나는 지금 훈련의 시간들을 쌓는 단계다. 이 고통이 쌓이다 보면, 고통을 타고 즐기는 시간이 내게도 곧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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