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름답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것 중 가장 아름답습니다.”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이 소행성 베누에서 2주 전 지구로 보내온 소행성 베누의 암석 샘플을 보기 위해서 장비를 설치하고 조사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영국의 천문학자 애슐리 킹 박사가 내뱉은 말이다.
2020년 10월, 지구에서 3억 3천만km 떨어진 곳(자그마치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 두 배가 넘는다!)의 베누 소행성에 접근한 후 마침내 소행성과의 ‘하이파이브’에 성공한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지구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한 우주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5초 동안 질소 가스를 표면에 쏘아 보낸 후 튀어 오르는 자갈을 채집하고 다시 물러나는 ‘터치 앤 고 (Touch And Go)’ 샘플 수집 방식을 통해서 수집된 입자들을 지구로 실어 나르기 시작했던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대략 3년의 시간에 걸쳐서 위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제 공은 우주 선물을 받은 지구인들의 몫이 되었다.
초기 실험을 수행하기 위해 킹 박사와 동료 들은 탐사선이 보내온 우주 선물의 내부 체임 버를 열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보내온 데이터 내부에서 증발 가스 제어장치가 포함된 소형의 내부 용기를 둘러싼 모든 표면에 먼지와 입자들이 분포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사방에 검은 가루가 뿌려져 있었음을 확인하는 것은 정말 놀라운 순간이었다며 당시 모든 과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언가를 연구할 때 해당 분야에서 선구자가 되는 것은 연구를 업으로 둔 사람으로서 가장 영광인 순간일 것이다. 한편 모든 새로운 것에 대한 해석을 제공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을 터, 하지만 연구팀은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다양한 해석을 준비할 자신이 있었다. 우리가 인류가 늘 그래왔듯이.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에서 근무하는 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퀵 룩(Quick Look)’ 팀은 베누 소행성에서 수집한 먼지와 입자들을 주사 전자 현미경에 넣고 적외선 분광법 X-선 회절 및 화학 원소 분석 방법을 통해 성분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또한 X-선 컴퓨터 단층 촬영(CT)을 사용하여 입자의 3D 모델을 만들었고 그 내부 역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연구팀의 소행성 베누의 첫 분석 결과로 ‘검은색 외계 가루’에는 탄소와 수분이 풍부한 미네랄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것을 발견했다. 특히 샘플의 점토 광물에 함유된 수분 함량에 주목해야 한다. 결정 구조 안에 물이 갇혀 있는 구조로 밝혀진 우주 먼지 덩어리는 물이 지구에 어떻게 도착했는지에 관한 힌트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결과이다. 이는 많은 소행성과 하틀리 2 혜성(103P/Hartley) 등이 지구 바다의 물과 생명체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일부 화합물을 제공했다는 ‘지구의 물 기원 이론’과 일치하는 연구 결과이다. 지구의 바다와 호수, 강과 비가 있는 것은 베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45억 년 전의 점토 광물이 지구에 도착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과학적 추론이 가능하다.
또한 여기서 우리는 소행성 베누가 위 탐사선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 탐사선의 목표로 선정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난 수십 년간의 분광학 연구를 통해 베누를 탄소가 풍부한 소행성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분석 결과는 우리의 천문학 도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탄소가 풍부한 유기화합물은 약 45억 년 전 태양계 초기 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을 확률이 크기에 태양계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인식된다. 가장 기대가 되는 점은 지금까지 탐사 과정에서 얻은 과학적 지식과 베누의 샘플은 우주의 시작에 관한 방대한 지식의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과연 우리의 존재는 무엇일까?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리 영겁의 시간으로도 끝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디일까? NASA는 위 질문에 대답하기 위하여 샘플의 70% 이상을 아카이브에 바로 보관하기 시작했다. 이는 미래 세대를 위한 계획인데, NASA의 표현에 따르면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과학자’들이 ‘현재 존재하지 않는 실험실’에서 ‘아직 발명되지 않은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여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