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능력이 없는 대학생, 문화 향수 실태 열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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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능력이 없는 대학생, 문화 향수 실태 열악해
  • 최홍
  • 승인 2010.10.1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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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돈으로만 환원되는 사회풍습이 원인
2008년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대국민 문화향수 실태조사’를 보면, 경제적 소득에 따라 문화향수기회의 격차가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200만 원 계층은 54.7%에서 48.3%로 줄었고, 100만 원 미만 계층은 23.9%에서 19.3%로 줄었다. 하지만 월 소득 300~400만 원 계층은 오히려 늘거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경제적 능력이 없는 대학생과 저소득층은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잃어가고 있다.

대학생, 비싼 공연비에 경제적 부담돼
대학생들이 대중문화를 접하기는 쉽지만 오페라와 연극과 같은 고급문화는 경제적인 면이나 환경적인 면에서 향유하기 힘들다. 우리대학 최두선(아랍 10) 학우도 대학생이 되고 나서 공연을 한 번도 접하지 못했다고 한다. 최두선 학우는 “공연을 보는데 경제적인 부담이 제일 크다”며 “문화생활은 정부에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공부하기에 바쁘고 취업준비에 스트레스를 받는 대학생에게 문화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경민(인문자유 10) 학우는 학업에 열중하기 바빠 음악회를 1년에 한두 번 정도만 본다고 한다. 정부의 지원에 대해 그는 “정부에게 갑작스러운 문화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단계적으로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문화는 대학생들에게 간접적인 체험을 통해 넓은 시각을 갖추게 한다”며 “양질의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학생들에게 문화향유는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슬아(영문 07) 학우도 추첨을 통해 공연을 무료로 가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자신의 돈을 내고 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정슬아 학우는 “무엇보다 공연장에서 대학생의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이 안타깝다”며 “관객들은 거의 회사원 또는 외국인 학생들뿐”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외국인 학생은 이런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보였다”며 “외국인만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우리나라는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대학생들도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학생을 위한 문화정책 없어
영국은 젊은이들이 문화 예술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공연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26세 이하의 관객을 대상으로 작년 2월부터 2011년 3월까지 1백만 장의 티켓이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어 미국은 문화예술활동의 자율성을 인정해, 정부에서 예술기관에게 대대적인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의 예술계발과 예술교육을 대통령 직할 문화예술 기관인 NEA가 독립적으로 맡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문화정책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전통예술팀 권영태 팀원(이하 권 팀원)은 현재 정부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문화제도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공연 좌석이 남는 경우는 30% 할인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학생들에게 무료나 할인을 해주는 제도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을 위한 정책이 없는 것은 그만큼 문화부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히려 권 팀원은 “비싼 공연과 음악회는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는 예술”이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그는 “문화부 예산이 넉넉해지려면 우선 우리나라 GDP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며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도 그들의 소득 수준이 높고, 국가적 예산이 많아 대학생에게 문화적 지원이 가능한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예술의 전당과 같은 민영화기관은 300억 원 중 60억 원만 정부에서 지원받고 나머지 240억 원은 티켓 값이나, 전당 안에 있는 가게를 통해 수입을 얻고 있기 때문에, 대중들의 경제적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권 팀원은 “대학생들이 옛날처럼 소수도 아니고, 그 많은 인원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돈이 있어야 문화를 누리는 한국사회
문화사회연구소 권 경우 연구기획실장(이하 권 실장)은 “결국 정부에서 예산 배부를 잘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권 실장은 “문화 체육관광부에서 4대강을 홍보하는데 문화부 예산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서민들에게 사용될 문화예산은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김대중 정부 때 문화예산이 1%를 넘을 수 있었지만, MB정부 이후로는 전체예산 중 문화예산이 1%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권 실장은 “지금 그 1%마저도 문화에 관한 산업”에 사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경제가 좋아져야 문화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은 어폐가 있다”고 말한다. 문화예산이 부족한 원인은 국민의 소득이 낮기 때문이 아니라, 무엇이든지 자본으로만 생각하는 한국정부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 사회는 남보다 더 잘살겠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어 문화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권 실장은 예술의 전당과 같은 예술기관이 민영화 되어 많은 문제점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그는 “국민의 세금을 걷으면서 예술의 전당을 지었음에도, 민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비싸게 표를 팔고 있다”며 “돈을 아끼기 위해서 전당의 직원들마저도 모두 계약직으로 바꾼 상태”라고 말했다.

20대, 적극적으로 문화향유 권리 요구해야
권 실장은 문화를 좁게 보면 여가생활이지만, 넓게 보면 ‘삶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특히 현재 무엇이든지 돈으로만 환원되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문화적 사고는 할 수 없게 됐다. 권 실장은 “문화는 우리에게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가치를 준다”고 말했다. 20대 시절은 돈에 대한 영향력을 많이 받지 않기 때문에 문화를 누리는데 있어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에게 돈에 대한 강박관념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실장은 “20대에는 돈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고 삶의 가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며 “문화는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며 “형성되는 과정을 거치거나 연습을 많이 해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대학생의 문화가 달라진다고 한다. 대학생들이 직장인이 되고 문화생활을 누릴 때는 문화를 누리는 것보다 돈을 쓰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권 실장은 “외부의 감성을 반응하기 좋은 20대야 말로 변화가능하고 좋은 것을 흡수할 수 있는 세대”라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20대는 자유롭다”며 “현재 정부에게 기대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20대가 직접적으로 정부에게 예술과 정치에 대해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 최홍 기자 g2430@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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