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목소리를 세상에 널리 알리다 ··· 서정모(국통 12) 아나운서의 진심 어린 생각 〈11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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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목소리를 세상에 널리 알리다 ··· 서정모(국통 12) 아나운서의 진심 어린 생각 〈1121호〉
  • 송민석 선임기자
  • 승인 2023.10.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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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끝에 입학한 우리 대학에서
영자신문사 편집장으로 활동해
부산MBC 입사 7년 차에 접어들며
뉴스앵커부터 라디오PD까지 섭렵

아나운서가 뉴스만 전달하는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다. 춤과 노래, 스포츠 중계,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과 기획까지, 종합 엔터테이너로서 시 · 청취자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화면 너머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부산에서 자라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한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부산MBC 아나운서(전 SPOTV 캐스터)로 방송 활동을 하는 서정모(국통 12) 동문을 추석 당일인 지난달 30일 Zoom으로 만났다.

서정모 그리고 명지대학교
1학년 때 입학할 때 나이가 22살이었습니다. 학교 생활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고3 때 갑작스럽게 암 투병을 하게 돼서 1년 쉬고서 1년 늦게 고등학교를 졸업했죠. 그리고 고3 현역 때 대학 수능 성적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보느라 또 1년이 걸렸죠. 그런데 제가 좀 무덤덤한 스타일이어서인지 상경하면서 지내는 어려움을 크게 못 느꼈던 거 같고, 오히려 나이 많은 형(혹은 오빠)이어서인지 다들 잘해줬던 거 같아요.

대학교 때 여러 활동을 했을 텐데 어떤 활동이 기억에 남나요?
제가 명지대 들어와서 우리 대학 홍보대사 '새빛모리'와 영자신문사 두 곳 모두 지원해서 합격했는데요. 장학금 문제 등으로 두 개를 같이 할 수 없다고 해서 영자신문사를 선택해 1년 넘게 했습니다. 그리고 저를 좋게 보셨는지 편집장 임무까지 맡아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유학생들한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도 했습니다. 영어를 막 잘하지는 못했지만, 대학교에 들어와서 영어권, 일본어권, 중국어권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살다 온 친구들을 만나는 일이 신기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해봤는데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여러 직업 중에서 아나운서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사실 제가 고등학교 때는 이과였어요. 그러다가 투병 생활을 한 후, 공부를 다시 시작 하는데 수학이 너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문과로 전과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선생님께 나름 합당한 이유를 대야겠다 싶어서 ‘저 아나운서 할 거여서 문과로 바꿀 거에요’라고 말한 게 어쩌면 그 시작일 수 있을 거 같아요.
또, 언급한 여러 활동처럼 제 성격이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도전하는 소위 행동파인데요. 대학교 재학 시절 모 의류회사에서 정장 모델을 했었는데, 아나운서 공채 공고를 보자마자 '정장 많이 입을 수 있고, 또 일하다 보면 배우는 것도 있겠지'하는 마음이 들어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도전했던 것 같아요. 그 결심을 한 이후로 가끔씩 방목학술정보관 3층에 있는 UCC스튜디오에서 아나운서 입사전형 중 하나인 카메라테스트를 연습했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모습을 보이다
직접 출연하시는 유튜브 채널인 '정모스테이'나 최근 범일동 신사옥 이전 특집 방송에서
춤과 노래 등 각종 끼를 뽐내셨는데요. 비결이 있나요?

비결이라고 할 만한 게··· 잘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보다 엄청 내향적인 사람이었는데, 각종 방송이나 행사에서 원래 예정된 연예인 공연 시각보다 좀 늦어지면 시간 채우기 위해서 몇 번 노래 부르다가 그게 여기까지 온 거 같아요. (웃음) 시간은 가고 사람들은 머뭇거리는 게 보이니까 뭔가 해야 하는 타이밍인데, 제가 쭈뼛쭈뼛 서있으면 저나 다른 사람들 모두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그래야 할 타이밍이 보이면 최선을 다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 온 거 같아요.

아나운서가 프로그램 진행만 하는 줄 알았는데, PD로서 프로그램 제작도 맡으시더라고요.
부산MBC 표준FM 〈우리 산책할래요?〉진행과 제작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당시 편성국장님께서 '정모 네가 라디오 프로그램을 하나 제작해보면 어떨까'라고 말씀하셔서 여러 소재를 두고 고민을 했는데요. 그중에서 요즘 현대인들이 매우 다양한 스트레스와 슬픔을 겪고 있는 거 같아서 회복이나 힐링을 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만든 프로그램이 '우리 산책할래요'입니다. 특히 제작 과정의 1부터 100까지 제가 다 맡은 거라 더 애정이 가는 거 같아요. 어느 정도냐면요, 이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새 소리나 숲 소리 같은 각종 음향을 제가 다 돌아다니면서 가져왔답니다. 그리고 인터뷰하러 부산을 찾아주신 출연자분들도 제가 다 섭외하고요.

부산MBC 표준FM 〈우리 산책할래요?〉 방송에서 종종 책을 선정해 저자와 직접 대화를 하는 코너가 있습니다. 평소에도 책 읽기를 좋아하나요?
요즘에는 사람들이 책을 많이 안 읽는다고 생각해요. 책을 읽는 게 중요한 것이, 책을 읽다 보면 이 사람이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이 사람이 왜 당시에 이런 잘못된 선택을 했을까 등등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좀 더 심도 있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도 그렇고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에 많이 눈이 가게 되죠. 그런데 저는 영화든 최신 OTT 콘텐츠든 간에 모든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책과 글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독서를 많이 하고 활자를 가까이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버텨온 근원은 체력!
올해 초 휴직을 하고 노르웨이를 다녀왔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안 올 줄 알았는데, '번아웃'이라는 게 오더라고요. 그래서 올해 초에 휴직을 신청해서 제 마음을 다스릴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나무와 숲 그리고 산이 우거진 자연을 되게 좋아하는데요. 특히 드넓은 대지에서 보는 오로라가 너무 환상적이어서 이번에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선택한 게 노르웨이입니다. 노르웨이는 눈이 많이 내리는데, 이 눈이 다른 소리를 흡수해서 고요하고 조용하더라고요. 그래서 더더욱 좋았던 것 같아요. 

앞서 번아웃을 말씀하셨는데, 평소에 체력 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흔히 체력 관리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잖아요. 잠 잘 자기, 좋은 음식 규칙적으로 먹기, 운동하기 등등. 다들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아서 문제잖아요. 그래서 평소에 내 상태가 어떤지를 잘 점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서,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어요. 또, 처음에 입사하면서부터 헬스로 시작했다가 어느새 집 근처에서 서핑이나 등산, 요가를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어요. 작은 것부터 꾸준히 실천해오는 게 제 체력 관리 비결인 것 같아요.

후배들을 위한 진심 어린 생각
아나운서를 꿈꾸지만 망설이는 후배들도 있을 것 같아요. 힘이 되는 한 마디 부탁합니다.
아나운서가 목소리와 얼굴이 같이 나오는 일이다 보니 '비디오 이미지'와 '오디오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성형 수술로 다 바꾸라는 것은 결코 아니고요. 표정이나 상 이런 것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내가 어떻게 사는지에 따라서 바뀐다고 생각해요. 카메라 앞에 선 모습이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봤을 때 호감 가는 인상이라고 판단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표정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내가 어떻게 사는지에 따라서 바뀐다고 봐요.
또, 목소리도 개인적으로 연습을 하거나 학원을 다니면서 발성이나 톤이 어느 정도 갖춰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갖춰둔 다음에는 책도 많이 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시사 상식을 갖추는 차원도 있겠지만, 여러 분야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시 · 청취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따뜻하게, 애정 어린 마음으로 보는 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이 외에도 후배들 중에서도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데 있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셔도 된답니다!

끝으로 졸업을 앞둔 후배들한테 인생 선배로서 하고픈 조언이 궁금합니다.
음, 저마다 어떤 상황에 놓여있든 간에 지금 내가 뭘 원하는지에 좀 더 귀 기울여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아직 꿈이 없어서 고민하는 중이라면,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내가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지 등을 한 번쯤은 곰곰이 들어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취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앞선다면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 지에 등등 나 자신을 잘 모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역설적으로 그런 걸 생각할 여력이 없을 때일수록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눈앞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좀 더 뒤에 있는 것도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정모 아나운서는 지난달 22일, 유튜브 '정모스테이'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고3 시작할 무렵,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음을 고백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겪었던 힘들었던 일을 회복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한테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의지를 가진 자신이 기특하다"면서, "혹여 누구든 우울의 터널을 지나고 있어도 분명 끝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 어떤 아나운서가 되고 싶나요?
이 사람을 TV나 라디오, 유튜브 등 어디서나 봤을 때 '서정모가 하는 얘기는 믿어도 되겠다.', '좋은 얘기겠구나.'라고 생각될 수 있도록 신뢰감을 주는 방송인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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