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수 없는 운동장… 내년 8월까지 달라지는 건 없다 〈11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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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할 수 없는 운동장… 내년 8월까지 달라지는 건 없다 〈1121호〉
  • 박영주 대학보도부 정기자
  • 승인 2023.10.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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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MCC관이 완공된 지난 2021년에 촬영한 운동장의 모습이다.
▲사진은 MCC관이 완공된 지난 2021년에 촬영한 운동장의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 9월 촬영한 운동장의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 9월 촬영한 운동장의 모습이다.

인문캠 MCC관 옥상에 자리한 운동장은 농구장과 함께 캠퍼스 내 유일한 야외 체육 시설이다. 운동장에는 천연잔디가 심겨 있으나 관리는 부실하다. 듬성듬성한 잔디와 함께 곳곳에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있다. 고르지 못하게 움푹 파인 토양 위에서는 원활한 체육활동이 어려운 실태다. 

제50대 중앙운영위원회(위원장 우성희 · 경영 18, 이하 중운위)의 익명 건의함에는 운동장에 관한 민원만 7건이다. 지난 1학기부터 이어진 불만의 목소리에도 별다른 개선이 없어, 운동장은 2학기에도 여전히 좋지 못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21년 완공된 MCC관은 건축 이후의 연면적*이 135,344.27㎡로 측정돼 환경영향평가**의 대상에 들었다. 인허가를 받아야 했던 당시 인문캠 내에는 녹지 공간이 거의 없었다. 신축 건물이 많지 않아 건축에 따른 녹지 조성의 의무가 없었고 관련 법 체계도 미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보다 법이 강화되어 건축과 환경 면에서 사업 허가를 위한 평가가 진행되며, 인문캠은 MCC관 건축과 함께 녹지 부지를 마련해야 했다. 이에 사후관리를 3년간 해야 한다는 조건 아래서 MCC관의 옥상에는 3,000㎡ 면적의 천연잔디 운동장이 들어섰다.

어쩔 수 없이 마련한 녹지라 하더라도 사후관리 기간 동안은 그 자체로 필히 잘 관리돼야 한다. 현재 인문캠 운동장의 방치된 잔디는 체육활동 환경을 위해 조성된 것이 아닌, 단지 녹지 유지의 명목으로서 존재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운동장에서의 활동을 요하는 교내 체육 △학회 △동아리 △소모임은 도합 15개(야구 1개, 축구 14개)이다. 인문캠의 한 축구학회 회장인 A 학우는 “대학교 운동장이 초등학교나 중학교 운동장보다도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 잔디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오히려 모래사장 같다. 땅이 너무 울퉁불퉁해 공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고, 지면의 파인 부분에 발이 걸리면 부상으로 이어져 위협이 된다. 학우들의 건의에도 개선점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인문캠 중앙 축구 동아리 FC명지(회장 강창재 · 법학 20)의 부원인 김성종(경영 22, 이하 김 학우)학우도 “흙에 스터드***가 잘 박히지 않아, 모래를 밟듯 미끄러져서 발목과 관절에 무리가 간다. 잡초들 때문에 공이 헛돌아서 방해가 되기도 한다. 무릎까지 잡초가 자라있던 적도 있다”고 애로사항을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국어국문학과 축구학회 FC백두(회장 황원재 · 국문 19)와 법학과 축구학회 미네르바(회장 윤석민 · 법학18)를 비롯한 축구 단체들은 외부 체육 시설을 병행해 이용하고 있다. 축구 단체들이 주로 찾는 곳은 인문캠으로부터 30~40분 거리의 증산체육공원 축구장이나 난지천 인조잔디구장이다. 증산체육공원 축구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나 난지천 인조잔디구장의 경우, 2시간 기준 5만 원에서 7만 원대의 대관료를 내야 한다. 

지난 5월에 열렸던 인문캠 백마체전의 축구 경기는 운동장의 상태 탓에 라인을 그리지 않은 채 진행됐다. 심판은 FC명지 부원들이 맡았는데, 불명확한 기준점을 두고 경기 중 심판과 선수 간에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 학우는 당시를 기억하며 “즐기기 위해 마련된 체전에서 감정적인 문제가 빚어졌고, 경기 진행에 차질도 생겼다”고 전했다.

운동장의 관리방법에 대해 전용우 총무시설팀장(이하 전 팀장)은 “이틀에 한 번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고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잡초를 뽑으며 일 년에 세 번 제초를 한다”고 밝히는 한편, 관리 비용을 묻는 질문에는 “사실상 잔디 보식과 흙의 파인 부분을 메꾸는 것이 중요한데, 그를 위한 지출이 학교의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며 운동장 관리에 따로 할당된 예산이 없음을 밝혔다. 

앞서 중운위는 백마체전 기간 들어온 운동장 관련 민원에 ‘천연잔디를 깐 이후에 잔디가 뿌리 내리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운동장 사용을 금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총무시설팀에 학우들의 왕래가 적었던 방학 동안 운동장 개선을 위한 관리가 따로 이루어졌는지 묻자 전 팀장은 기본적인 관리만 했다며 “방학 때 몇 개월 출입을 막는다고 해서 풀이 많이 자라지 않고, 학우들의 요청에 따라 운동장을 개방하고 있어 사실상 운동장은 잔디가 자랄 수 있는 조건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 팀장은 사후관리 기간인 3년이 지나는 내년 8월 말 운동장 잔디를 인조잔디로 교체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 팀장은 “학생들이 내년 2학기부터는 인조잔디를 사용할 수 있게끔 계획하고 있으며, 인조잔디 교체가 어렵게 되는 경우 마사토를 깔아 흙 운동장을 마련할 것이다”라며 이후 운동장을 전면 개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면적: 하나의 건축물에서 각 층 면적의 합 
**환경영향평가: 개발사업에 따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이루어지는 예측 · 평가 
***스터드: 축구화 밑창에 박는 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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