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10명 중 9명 “현행 성적 평가 비율 불만족" 〈11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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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 10명 중 9명 “현행 성적 평가 비율 불만족" 〈1121호〉
  • 박혜림 대학보도부 정기자
  • 승인 2023.10.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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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학은 학칙 제95조(성적평가)에 따라 △A 학점 10~30% △B 학점 20~40% △C~F 학점 30~70%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학사관리의 엄정성을 위하여 각 등급 내에서 최대 △A+ 15% △B+ 30% △C+ 20%까지만 성적 부여가 가능하다. 코로나19를 겪은 2021학년도에는 ‘최고등급 제한 평가’로 통일하여 A+ 등급은 수강인원의 15%까지 부여됐고, 그 이하 등급은 교 · 강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했다. 이후 2022학년도 하계 계절학기부터 코로나19 이전의 상대평가 방식으로 정상화되어 아래의 표를 바탕으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1. A⁺ ≦ 15%

2. A+ A0 30%

3. A+ A0 + B⁺ ≦ 60%

4. A+ A0 + B+ B0 70%

5. A+ A0 + B+ B0 + C⁺ ≦ 90%

6. A+ A0 + B+ B0 + C+ C0 + D+ D0 + F = 100%

▲표는 현행 성적 평가 비율을 도식화한 것이다.
 
  하지만, 학점과 관련된 학우들의 우려 및 건의가 계속되자 제50대 인문캠 총학생회 ‘MOVE’(회장 우성희 · 경영 18)는 지난 8월, 인문캠 학우 대상 성적 평가 비율 완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두 달이 지난 지금, 현시점의 학우 인식은 어떨까? 본지는 현행 성적 평가 비율에 관한 양캠 학우의 인식을 조사하여 학우 의견을 바탕으로 우리 대학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성적 평가 비율에 관한 학우들의 만족도는?
  학점과 가장 직결되어 있는 대상은 바로 우리 학우들이다. 그렇다면 현행 성적 평가 방식에 대한 학우들의 만족도는 어떻게 될까?
  이에 본지는 KSDC DB를 통해 우리 대학 양캠 학우를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4일까지 설문 조사를 진행했고 자연캠 614명, 인문캠 295명의 학우가 설문에 참여했다.
 
  ‘우리 대학의 현행 성적평가 비율에 대하여 만족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부정(매우 불만족+불만족)의 의견을 드러낸 학우는 자연캠 579명으로 총 94.3%를 차지했다. 그 외에는 △보통 13명(2.12%) △긍정(매우 만족+만족) 22명(3.58%)으로 나타났다. 인문캠 또한 247명(83.73%)의 학우가 부정(매우 불만족+불만족)의 의견을 드러냈으며, △보통 21명 (7.12%) △긍정(매우 만족+만족) 27명(9.15%)으로 나타났다.
  현행 성적평가 비율의 만족도에 대한 구체적 이유를 물어봤다. 복수 응답이 가능했으며, 만족의 이유로 제시한 선택지는 △현행 성적평가 비율로 충분함 △학점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 우려 △장학금 취득 등 교내 개인 경쟁력 약화 우려이며, 불만족의 이유로 제시한 선택지는 △타 대학 대비 낮은 A+ 비율로 인한 취업 경쟁률 약화 우려 △낮은 A+ 비율로 인한 학업 욕구 저하 우려이다.
 
① 만족

② 불만족

▲표는 현행 성적 평가 비율에 대한 만족도의 이유를 정리한 것이다.

  구체적 이유를 듣기 위한 기타 항목에서는 장학금 취득과 관련한 우려를 표하는 학우들도 적지 않았다. A 학우는 학점 현행 유지에 찬성한다며 “이미 만점 학생이 꽤 많은 학과의 경우 학점이 4.3점을 넘지 않으면 장학금을 받기 어려운데, 학점 비율이 완화되면 장학금 관련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수 인원 학과는 A 학점이 1명’인 경우도 존재한다며 소수 인원 학과의 성적 취득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자연과학대학 소속 학과의 B 학우는 “비율에 따른 학생 수 자체가 적어서 성적이 낮을 거 같다고 판단되면 중도 포기를 선택해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경우를 자주 접했다”라고 전했다.
 
학점이 취업에 미치는 영향, 없을지도…
  낮은 학점은 취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우리 대학 김한승 교육지원처장은 최근 기업에서 개인의 정량적 스펙보다 정성적 역량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라며 “단순한 학점의 고저보다 직무 관련 교과 목의 수강 여부 및 직무역량 평가에 주안점을 두고 인재를 선발하는 추세”라고 최근 취업 동향을 언급했다. 더불어 “취 · 창업에 필요한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코로나19를 겪은 이후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어려움이 적지 않음을 확인했다. 코로나19 당시 비대면 수업 방식으로 대부분의 학교는 ‘절대평가’ 방식을 채택했고, 대학에서 높은 학점을 받는 학생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학점의 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인 이른바 ‘학점 인플레이션’이 있기 때문이다.
단위: %, 복수응답, ‘부정적인 고민을 해봤다’는 응답자 대상(자료 출처: 인크루트)
단위: %, 복수응답, ‘부정적인 고민을 해봤다’는 응답자 대상(자료 출처: 인크루트)

  취업 포털 인크루트의 자료에 따르면 ‘학점 인플레이션 때문에 변별력이 사라졌다’고 답한 인사담당자가 90.3%에 달했으며, 코로나19를 겪은 학번에 대해 부정적 고민을 해본 인사담당자 중 33.2%가 ‘전공 지식 부족’을 걱정했다. 최근의 취업 인사 동향을 고려하면 학점 완화 시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을 우려할 수밖에 없고, 학점으로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학점 완화 필요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 이다.

  코로나 학번이 갖췄으면 하는 필수 역량을 묻는 질문에는 ‘인턴 등 사회 경험’ 응답이 60.4%를 차지한 한편, ‘전공성적’ 응답이 차지한 비율은 7.7%에 그쳤다. 대학의 당면 과제를 연구하는 기관인 대학교육연구소는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2021년 대학별 평균 졸업 성적과 취업률의 관계를 분석했다. 평균 졸업 성적은 대부분 대학이 85~90점 사이에 분포했는데, 취업률은 50~90% 범위에 넓게 분포해 학점과 취업률 사이에 유의미한 관련이 없음을 밝혔다. 본 자료에 의하면 졸업 성적이 구인 시 고려 요소 중 하나일 수는 있으나 결정적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타 대학 대비 낮은 A+ 비율, 취업 경쟁률 약화 우려

  불만족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타 대학 대비 낮은 A+ 학점 비율로 인한 취업 경쟁률 약화 우려’가 양캠 각각 5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지난해 2학기를 기준으로 서울권 대학 10곳 의 A+ 비율을 분석해 본 결과, 우리 대학이 현저히 낮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곳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성균관대와는 25.1%의 차이를 보였다.

▲표는 서울권 대학교의 전공 과목 성적의 A+ 비율을 정리한 것이다. 단위: %, 자료 출처: 대학알리미
▲표는 서울권 대학교의 전공 과목 성적의 A+ 비율을 정리한 것이다. 단위: %, 자료 출처: 대학알리미

  학점을 두고 제기된 문제 중에는 성적 평가 방식에 대한 부분도 있었다. 우리 대학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C 강사는 “성적 평가 시 학생의 사고를 학점 비율에 맞춰 줄을 세우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점 때문에 학생들이 자신의 자유로운 사고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지 하는 걱정도 있다”며 채점 시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서술형 답안은 최소한 2~3번 이상 답안지를 검토해야 하고, 0.5점이라도 성적 차이를 두어야 하는 게 곤혹”이라며, 특히 지난 학기 시행된 C+ 인원 제한도 성적 평가 시 어려움을 더했다고 덧붙였다.

 

‘불만족’ 학우들이 원하는 개선 방향은?

▲그래프는 ‘불만족’으로 응답한 학우들이 원하는 개선 방향을 정리한 것이다.

  성적평가 비율에 관한 학우들의 ‘불만족’ 응답률은 자연캠 579명으로 94.3%, 인문캠 247명으로 83.73%다. 그렇다면 현행 비율에서 어떻게 개선되기를 바라는지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파악했다.

  자연캠 학우 579명 중 262명(45.25%)의 학우가 A+, A 비율의 확대(A+ 구간 범위 폐지 및 A+, A 비율 총 40%)를 희망한다고 선택했다. 인문캠 학우 또한, 247명 중 130명(52.63%)이 같은 의견을 드러냈다. 주관식의 기타 항목에선, 대부분 대학이 채택하고 있는 A 학점의 비율을 30%로 확대하는 것을 희망하는 학우도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는 재수강 시 받을 수 있는 최대 학점 B+를 A로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8월 ‘MOVE’ 총학이 진행한 현행 성적평가 비율에 관한 학우 인식 조사 결과 또한, 불만족 응답률이 94%를 기록했다. 또한 본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큰 차이 없이 여전히 성적평가 비율에 관한 양캠 학우 만족도가 현저히 낮으며, 학우들은 꾸준히 학점 완화를 건의하고 있다.

  이제는 학교 차원에서 나서야 할 때다. 김한승 교육지원처장은 앞으로의 학점 완화 계획에 대해 “학우들의 건의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각 학과의 의견을 조사하고 있으며, 타 대학의 사례를 분석하여 성적평가 기준의 조정 여부에 대해 지속해서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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