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세상을 바르게 보기 위하여 〈1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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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세상을 바르게 보기 위하여 〈1120호〉
  • 정회훈 편집위원
  • 승인 2023.09.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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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훈ㅣ편집위원
정회훈ㅣ편집위원

 

인구위기를 다루다 보니, 가장 빈번하게 접하게 되는 통계는 출산율이었다. 특히 기사에서 중점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합계출산율이란 개념은 여성에게 사회가 예측하고 ‘기대’하는 출생아의 수다. 출산율이 늘 ‘여성 한명당’으로 인용되는 이유는 통계의 확실성과 현실성을 위해서다. 출생에 있어서만큼은, 여성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럼으로써 여성을 통계 수치나 단위로 보는 경향이 나타난다. 심하게는 자녀를 낳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성을 대하는 악행으로까지 이어진다.

몰런드 박사는 『인구의 힘』에서 ‘출산은 통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으며, 실제로 그래야 한다. 지역별, 시대별로 비교하고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하는 것도 인구학의 영역이다. 그러나 여성 개개인의 삶과 선택에 초점을 맞추어 출산 변화를 관찰하고 여성들의 열망, 불안감, 결단을 구체적으로 알아본다면 더 큰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여성이 어떻게 해서 급진적으로 자기 결정권을 확보하고 자기 몸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는지가 지난 200년에 걸친 인구 이야기에서 가장 고무적인 요소임을 알리는 것도 인구학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몰런드 박사는 독자들에게 두 가지 관점을 당부했다.

첫째, 인간의 생명은 본질적으로 경이롭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지키고 연장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며 비참한 대량 학살은 그 자체로 사악한 행위다. 여러 생명을 잃는 슬픔은 어떠한 슬픔에도 비할 수 없다. 평등이나 환경주의, 그 외 가치있지만 추상적인 명분 때문에 내 가족과 친구가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거나 바라지는 않아야 한다.

둘째, 강제적인 산아 제한은 옳지 않고 불필요하다. 여성에게 출산에 대한 선택권을 넘기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예컨대, 피임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 스스로 자녀 계획을 세우고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이 인구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다. 여느 문제에서처럼 교육적, 기술적인 기반을 충분히 갖춘 상태면 사회와 지구 전체를 위한 가장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에서 적고 있는 것처럼, 인구위기의 근원에는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사회의 차별이 있다. 그것은 여전히 만연하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옭아맨다. 이제는 그 고리를 끊어내야만 내 가족, 내 친구를 사랑하며 나아가 세상을 위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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