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간 데이트 폭력이 화두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데이트 폭력 사건이 사람들을 경악케 했다. 일명 ‘바리깡 폭행 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이다. 가해자는 남자친구 A씨로 자신의 여자친구 B씨에게 만행을 저질렀다.
MBC에서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가해자 A씨에게는 성폭행과 감금, 특수협박 등 7개 혐의가 적용됐다. 구조 당시 B씨는 강아지용 울타리 안에 갇혀 있었으며, 온몸에 멍이 가득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듣기만 해도 끔찍한 사건이지만 이와 같은 데이트 폭력 사건은 실제로 더 많이,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841건의 데이트 폭력 검거 사례가 집계됐다. 신고 건수만 7만 건이 넘는다. 피해 정도는 폭언, 폭행부터 살인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현재, 국내법을 통한 데이트 폭력의 강력 처벌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이렇다 할 결과는 없다. 이는 친밀한 관계에서 범죄가 벌어진다는 점에서 유사한 ‘스토킹처벌법’ 및 ‘가정폭력처벌법’ 등과 대조되는 지점이다.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 가해자를 구속하거나 경찰이 유치장에 가둘 수 있다. ‘가정폭력처벌법’에도 가해자를 주거에서 퇴거시키거나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마련돼 있다. 한편 데이트 폭력 사건의 신고 단계에서 피해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보호 조치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실정에 피해자는 신고 후 보복의 두려움과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피해자의 데이트 폭력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해자가 1시간 후 보복 살인을 저지른 사건은 대처와 신고 단계에 있어 피해자의 안전 보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연인’이라는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이유로 단순히 연인 간 다툼으로 치부됐던 데이트 폭력이 이제는 가정폭력, 스토킹 범죄와 같이 사회적 범죄로 여겨진다. 법안 마련과 강력 처벌은 기본이거니와 피해자 보호를 통해 ‘신고’라는 행위의 의미를 잃지 말아야 한다.
연인(戀人) : 서로 연애하는 관계에 있는 두 사람.
또는 몹시 그리며 사랑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