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공학과 박병정 교수 인터뷰
“보행자가 통행하려는 때에도 차량 멈추고
‘보행자=빨간 신호등’이라고 생각해야”
이번 본지 설문조사에서 학우들의 '가장 큰 불안 요인'에 대한 답변을 토대로, 상당수의 학우는 횡단보도를 지나는 차들이 일부 「도로교통법」을 준수하지 않는 것에 큰 불안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는 물론,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도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지 않도록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해야 한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한 결과,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어 정차한 차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으며 횡단보도에 사람이 지나감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김찬영(아랍 22) 학우는 "버스에서 내려 무심코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버스가 횡단보도 바로 앞에 정차해서 놀랐던 적이 몇 차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인문캠 정문 앞 횡단보도 신호제어가 황색 점멸 신호인 탓도 있다. 교통공학과 박병정 교수(이하 박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위치의 신호제어는 황색 점멸신호로, 차량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별표 2)에 따르면 서행하되 정지선에 일시 정지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통행하고 있거나 통행하려고 할 때는 차량이 정지선에 정지하여 보행자 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에 운전자들에게 지속적인 홍보 및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라면서 운전자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황색 점멸에서 적색 점멸로 변경하여 차량이 정지선에서 일시 정지한 후 교차로를 통과하도록 하는 것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또한, 박 교수는 운전자들의 교통의식 개선도 언급했다. "많은 운전자가 아직도 차량 중심의 교통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운전자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문을 열었다. 이어 유럽 등 교통 선진국을 예시로 들며, "이와 같은 좁은 도로에서 횡단하려는 보행자가 있으면 차들이 서행 및 일시 정지를 하여 보행자와의 눈맞춤(아이컨택트)을 통해 보행자를 먼저 보내고 차가 지나간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보행자들이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차량을 먼저 보내고 도로를 횡단하는 모습을 보인다. 운전자와 보행자 간 시선교환 및 보행자 우선 원칙이 지켜져야 할 것 같다"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끝으로, 박 교수는 "운전자들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공학적 설계가 필요하다"라며, 동시에 "차량 운전자는 보행자가 '빨간 신호등'이라는 생각으로 보행자가 있으면 항상 일시 정지하는 교통문화 의식이 확산된다면 한층 안전한 캠퍼스 일대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