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칼럼] 사소한 스펙? 실력은 먼지처럼 쌓입니다(feat. 이력서) 〈1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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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칼럼] 사소한 스펙? 실력은 먼지처럼 쌓입니다(feat. 이력서) 〈1119호〉
  • 이진 영어영문학과 조교수
  • 승인 2023.09.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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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영어영문학과 조교수
이진 영어영문학과 조교수

어느 대기업의 회의실에서 러시아의 한 대형마트와의 계약을 위한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협상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고 결국 결렬될 것으로 보이는 찰나에 한 ‘베테랑 계약직’ 여성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러시아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단번에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난항을 겪던 계약을 성공시키는 영웅이 됩니다. 이것은 실제 상황이 아니라 십여 년 전 방영된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여주인공은 회사의 위기 때마다 등장해 미용사, 조산사, 계산원, 굴삭기 기사, 잠수부 등의 역할을 해내며 회사를 구해 내는 핵심 인재가 됩니다. 한편, 분리수거와 같은 '사소'해 보이는 일들에 대한 그녀의 성실한 태도는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저는 현실 속에서 이 드라마의 주인공과 닮은 한 후배가 떠오릅니다. 그녀는 10여 년 전에 한 회사에서 복사 업무를 맡은 인턴으로 일했는데, 그녀의 직장상사는 작은 일에 대해서도 성실했던 그녀의 모습에 감동을 받고 결국 그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우리 학교 재학생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학생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식당 사장님은 그 학생의 성실함에 감동을 받고 그분이 소유한 다른 사업처에 정규 사무직의 일자리를 제안한 것입니다. 그 사장님은 이 학생이 회사의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즉, 이러한 일들은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기대할 수 있는 기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의 ‘룻기’를 보면 과부가 된 룻이 시어머니를 위해 보아스의 들판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쉬지 않고 열심히 이삭 줍기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성실하게 이삭을 줍던 룻은 보아스와 결혼하게 되었고, 다윗의 조상이 되었고, 결국 예수님이 오시는 족보에도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이것이 성실함의 결과라면 너무 지나친 말일까요?

한편, 여러분은 ‘이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먼저 자신에게 없는 화려한 경험이나 스펙부터 떠오를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막연하게 느껴지는 취업, 과연 어디에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저는 당장에 취준생의 상황이 아닐지라도 지금부터 이력서 쓰기를 시작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효과적인 이력서를 준비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잘 준비되어야 합니다. 거기엔 이력서를 쓰는 사람이 적어내야 할 다양한 삶의 경력과 경험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하고, 또한 이력서를 읽을 사람이 인정해 줄 만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력서를 잘 구성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원하는 분야에 따라 이력서의 형식이나 강조할 부분, 첨가하거나 빼야 할 부분이 달라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결국 여러분은 다양한 이력서의 샘플을 참고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내용과 형식으로 이력서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끝으로, 이력서를 쓸 때 본인이 어떤 종류의 경력을 언제 어떻게 쌓았고, 그 경력을 자신이 이력서에 적절하게 효과적으로 표현했는지 점검해 보는 습관을 기르면 좋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앞으로 내가 더 쌓으면 좋을 경력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고, 그에 따라서 다음 스텝을 자연스럽게 준비할 수 있게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선배님들의 이력서를 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경력과 경험 그리고 장학금이나 상훈에 대한 지원 여부의 필요를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소한 일들을 해낸 경험들이 큰일들을 감당할 수 있는 준비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학과 내 봉사, 교내상훈, 동창회 장학금 등에 지원하여 좋은 결과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력서에 한 줄 들어가는 사소하게 보이는 일들이라도 평가하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중요한 이력이 되거나 더 나은 평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혹시 어떤 스펙부터 쌓아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우리 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진행하는 “선배와의 취업 멘토링”에 참석해 보라고 권고하고 싶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분이 관심 있을 만한 기업에서 일하는 우리 학교 선배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리고 만약 서대문구 거주자라면 서대문구청에서 모집하는 대학생 겨울방학 아르바이트에 지원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편, 우리 학교 국제교류처에서도 해외에서 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잊지 마십시오! 작은 스펙부터 차곡차곡, 실력은 먼지처럼 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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