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신문 기자로서 몸담은 1년 반의 시간 은 달성 지점까지 가로막힌 미로를 쉴 틈 없이 부수는 시간이었다. 부숴야만 다음 달성 지점에 도달할 수 있었고, 미로를 부술수록 ‘나’라는 존재도 함께 부서질 것만 같았다. 부서질 것만 같아도 꿋꿋하게 버티며 나를 지키는 것이 명대신문 사회문화부 기자 ‘나’의 사명감이었다. 1년 반이 지나 비로소 이 복잡한 미로를 풀 수 있었다. 미로를 부숴갔던 모든 순간의 나는 어땠을까. 막 수습기자로서 그저 신문사가 흘러 가는 대로 같이 허우적대며 흘러갔던 정신 없는 순간이 있었다. 아직 허우적대고 있을 때쯤 반년이 흘러 얼떨결에 정기자로 거듭났던 두려운 순간도 있었다. 정기자라는 책임감으로 1년간 기획안을 작성하고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한편으로는 디자이너가 된 심정으로 레이아웃을 만들고 하나의 기사를 완성했던 과정들은 고되고 뿌듯한 순간이었다. 이 미로 속 모든 순간의 끝에서 기다릴 성장한 나를 기대했기에 어떤 고됨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명대신문이라는 미로에서 늘 나의 머릿 속을 맴돈 생각은 ‘사람들은 무엇을 알고 싶 어 할까?’, ‘어떤 소재를 잡아야 사람들이 재밌게 읽을까?’ 그리고 ‘과연 내가 이 소재를 기사로 작성해도 될까?’라는 생각이었다. 어쩌면 생각이 너무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유독 기획안을 작성할 때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수정 과정을 거쳤다. 다만, 그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맞이했다. 혼자만의 노력은 아니었다. 늘 나의 머릿속에 구현된 기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실체화해준 동료 기자 분들과 부장님들, 편집장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자직을 내려놓고 미로 속에서 나의 또 다른 세상으로 나온 지금, 1년 반의 시간 안에 기자 ‘나’의 수많은 순간은 여전히 내 안에 존재한다. 흘러가는 시간 안에서 겪었던 힘들고 행복했던 모든 순간을 잡을 순 없겠지만, 그 순간들은 각자의 세상 안에서 여전히 공존하고 있다. 그렇게 각자의 세상을 살다 보면 공존하는 순간들과 다시 마주치고 그들과 마주친 시간은 다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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