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11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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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1114호〉
  • 조소연 대학보도부 정기자
  • 승인 2023.04.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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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연 | 대학보도부 정기자
조소연 | 대학보도부 정기자

이번 문화기획을 끝으로 필자에게 남겨진 기획 기사는 단 1개이다. 사실 ‘무엇을 하든 마음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처음의 다짐에 모든 순간 당당하지는 못하다. 뜻했던 바대로 취재가 풀리지 않기도 했고 시간에 쫓겨 뒤늦게 오탈자를 발견할 때도 있었기에, 온 마음을 다해서 기자로서 기사를 썼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필자는 어느덧 1년 반이 되어가는 지난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 바르게 적어 세상에 바른 것을 알리겠다는 학생기자의 패기 있는 사명감은 누군가 알아주지도 않는 하찮은 용맹함이다. 그렇지만 기쁘다. 바르게 적어냈다는 그 결승선에 곧 다다른다는 결말이 기쁘다. 그리고 그 결승선에 동료 기자들과 함께 다다르고 있다는 게 기쁘다. 예상하지 못한 사건들이 발생할 때 함께 고민하고 본인 일처럼 화도 내주는 동료 기자들이 없었다면 절대 오지 못 했을 길이었다. 한 학기가 끝나고 장학금이 들어올 때는 첫 월급을 받은 신입사원처럼 즐거워하고, 저녁이 되면 상사에게 혼난 샐러리맨처럼 함께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며 우린 어느 순간에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는 전우가 되어있었다.

글이 본디 누군가 읽어주어야만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훗날 아주 먼 훗날, 갑자기 이 글이 혜성처럼 다시 떠올라 사람들의 마음에 박힐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필자의 기사가 누군가의 불꽃의 씨앗이 되길 바라지도 않는다. 많은 이들이 칭찬하지 않아도, 쓰는 이가 쓰는 동안 행복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사를 쓰는 시간에는 동료 기자들과 함께 고민한 시간과 데스크와 협의한 시간, 기사 관계자들과 인터뷰한 모든 시간이 포함된다. 이 모든 시간 동안 필자는 때때로 스스로 반성할 수 있었고 타인을 통해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완벽히 내가 상상했던 기자 생활은 아니었다. 신문은 언제나 배포대에 남아있었고, 인터뷰 요청은 거절당하는 게 이상하지 않을 지경까지 갔다. 그렇지만 ‘온전한’, ‘완벽히’ 등과 같은 단어들이 딱 알맞게 제 의미로 쓰일 문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100%보다는 20%의 빈틈을 남겨두어, 서로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 모습이 참 이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끝으로 명대신문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다. 빈틈이 많아 늘 주의가 필요했던 필자를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아껴주어서 고맙다고. 함께했던 시간이 행복했던 만큼 앞으로 함께 행복할 내일이 기대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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