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에 달린 가격표? 〈1111호(개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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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에 달린 가격표? 〈1111호(개강호)〉
  • 정회훈 사회문화부장
  • 승인 2023.02.2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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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미국의 동부 해안에서 중국의 정찰용 무인 풍선으로 의심되는 미확인 비행물체가 발견됐고, 4일에 이르러 미국은 F-22 랩터 전투기를 동원해 이를 즉각 격추했다. 격추 이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장관은 "풍선들은 민감한 정보들을 수집했고, 우리는 중국 고위 당국자들에게 정찰 풍선의 존재를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라고 발표했다. 이후 잔해물을 조사한 결과, 풍선에 정보 수집 장치와 다중 안테나 등이 탑재되어 있었음이 확인됐다. 이어 10일에는 알래스카주 해안 상공에서, 11일에는 캐나다 유콘 준주 상공에서 비행 물체를 격추했고 12일 캐나다와의 접경 지역인 휴런 호수에서 비행 물체를 격추하며 총 4차례의 격추가 이루어졌다.

일각에서는 비행 물체 격추에 사용된 F-22 전투기와 AIM-9X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의 비용을 거론하며 '엄청난 낭비'라며 연일 비판을 이어갔다. F-22의 1대당 가격은 1억5000만 달러(약 1915억원)이며 비행시간 당 7만 달러(약 89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은 1기당 약 38 만 달러(약 4억8500만원)인데, 정찰 풍선에 사용된 금액은 약 12달러(약 1만 5000원)정도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또한 2~4번째로 격추된 비행물체는 중국의 정찰 풍선과 관련이 없는 민간 기업 이나 연구 기관의 풍선이었을 가능성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정하면서 격론이 이어졌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에 있었던 국정연설에서 "지난주 우리가 명확히 한 것처럼 중국이 우리 주권을 위협한다면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고, 우리는 이를 관철했다"라며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

미국에 대한 비판에서 경시되고 있는 것은 '안보'의 가치다. '고착 풍선 따위에'라는 주장은 '그것이 풍선이 아니었다면?'이라는 물음을 필연적으로 수반할 수밖에 없다. 일부 언론의 '취미용 풍선에 40만 달러 미사일 쏜 미국', '12달러 풍선을 40만 달러 미사일로 격추? 등 '금액'을 중심으로 하는 프레임은 상기된 물음을 되새기게 만든다. 자국 영공에 들어온 미확인 비행 물체를 격추하기 위한 정당한 군사 행동을 많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비판 한다면 안보 체제를 구축하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낳을 수밖에 없다. 가격표가 부착된 안보 체제는 자국민을 지키는 것을 고민하게 만들뿐이다. 필요할 때 작동하지 못하는 안보 체제는 그 역할을 다할 수 없다. 안보에 마땅한 가격표가 있다면 그것은 'Not For Sale'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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