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에 대한 인정투쟁, 사라진 담론을 위하여 〈1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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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에 대한 인정투쟁, 사라진 담론을 위하여 〈1109호〉
  • 정회훈 기자
  • 승인 2022.11.23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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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훈 | 기획부 정기자
정회훈 | 기획부 정기자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문제를 접한 시점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지점이다. 이것은 ‘기자’의 시선이 아니라 ‘개인’의 접근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이번엔 문제의 발화지점을 찾는 것부터 그 본질을 찾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망 중립성’이라는 일반적인 합의와 ‘망 사용대가’라는 본질에 대한 수정이 맞붙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에 무엇이 ‘옳은’ 주장인지 찾기 위해 골몰했기 때문이다. 가장 보통의 시선에서 다시금 문제를 바라봤을 때 증가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누구여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문제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망 중립성’ 에 골몰하면 ‘공정한 부담’의 논의를 이어갈 수 없다. 담론이 없는 이유는, 두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상호 간의 격차는 쉽게 좁히기 어려운 것이었고 이에 따른 ‘인정투쟁’으로 그 담론의 형태가 변질됐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로슬린 레이튼 박사는 한국의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국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곧 세계에 남는 최초의 선례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이튼 박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한 지점은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 못하며,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토론의 지형이 너무나도 늦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라진 담론에 대해서,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적기 위해서, 그들의 ‘인정투쟁’을 우회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넷플릭스와 구글은 스스로가 얻고있는 편익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부정하지만, ISP가 부담하는 비용 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싶어한다. ISP는 본인들 역시 거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본인들은 그저 선의의 관리자일 뿐이고 거대 CP에 의해 피해를 입고있다는 피해자성을 강하게 주장한다. 레이튼 박사는 이들의 ‘인정투쟁’이 실질적으로 남기는 피해가 이용자, 즉 소비자인 우리에게 귀속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환기하고자 노력했다. 일부 언론의 예상을 보면, 넷플릭스가 소송에서 이겨도 ISP의 인터넷 요금 증가로, ISP가 소송에서 이겨도 넷플릭스의 요금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에측하고 있다. 결국 두 주체의 싸움에서 소외되고, 동원되고 있는 것은 소비자인 ‘우리’라는 사실을 전달하고 싶었다.

기사에서 CP와 ISP가 주장하는 바를 전달하고 싶었지만 필자가 담아낼 수 있는 내용은 한정적이고, 단상에 대한 시선 역시 절대적으로 공정할 수는 없었다. 최대한 사건에 대한 서술과 각자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한 지점이 많다. 필자는 이 기사가 논쟁에 대해 이해하고, 직접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주변인들과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할, 돌탑의 첫 번째 돌을 쌓는 첫 번째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한 기사에 대해 고개 숙여 심심한 사과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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