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플에 대한 우리 대학 학우들의 생각은? 〈11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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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에 대한 우리 대학 학우들의 생각은? 〈1105호〉
  • 정수빈 기자
  • 승인 2022.09.0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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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은 1963년 재단법인 무궁학원에서 명지학원으로 개칭한 학교법인이 세운 기독교 사립대학이다. 명지학원의 설립자인 유상근 박사가 기독교적 교리와 신앙을 바탕으로 설립정신을 표방한 만큼, 우리 대학은 그간 ‘채플’ 수업을 졸업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지난 5월 24일, ‘대학교의 대체 과목등 없는 채플 수강 강요는 종교의 자유 침해’ 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본지는 우리 대학 채플 현황과 학우들이 채플에 관해 갖는 생각을 알아보고자 한다.


대체 강의 없는 채플은 종교강요?

채플은 예배 혹은 기독교의 역사나 성경을 연구하는 교과목을 말한다. 채플에 대해 지난해 4월 12일, 인권위는 ‘대학교의 대체 과목 제공 없는 채플 참석 강요는 학생의 종교의 자유 침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을 내린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지난 5월 24일에 인권위는 또 다른 기독정신에 입각해 설립된 종립대학의 채플이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인권위가 이런 결정한 데에는 △첫째, 찬양 예배 등 기독교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종파적 종교교육을 진행한 점 △둘째, 비기독교인들을 위한 대체 과목이 없는 점 △셋째, 이수하지 않을 경우 졸업이 불가한 점 등의 여러 근거가 있었다. 찬양 예배의 내용이 △설교 △기도 △찬송 △성경 봉독 등 기독교 교회의 예배행위와 다를 바 없었다고 보았으며 채플 수업 거부권을 대체 할 과목을 개설하지 않음으로서 학교가 학생 개인의 소극적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우리 대학 채플의 모습은?

우리 대학의 채플은 다채로운 공연을 통해 문화적 감수성을 높이고, 삶의 지혜를 교육하는 등 지성과 영성을 갖춘 균형 잡힌 인재를 양성하는 취지에서 진행된다. 성적 평가는 패스(P)와 논 패스(NP)로 나뉘며 매주 1시간가량의 뮤직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 다. 0.5학점의 공통교양 필수과목으로 4학기를 수강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채플에 관해 우리 대학 교목실 구제홍 교목실장(이하 구 교목실장)은 “기독교 문화 권인 기독교 학교 학생들은 대부분이 기독교인이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채플은 학교 구성원을 위한 예배 및 기독교 신앙과 삶의 원리를 가르치는 교육과정이다. 그러나 비기독교 문화권에서는 비기독교인이 많기에 이를 적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대학은 기독교 특성을 가지며 전인교육을 위한 인성 수업으로서 채플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비기독교인 학생이 다수인 우리 대학의 채플을 준비할 때 어떤 노력을 하는지 묻는 말에는 “우리 대학 채플은 비기독교인 학생들을 고려해 뮤직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고 크게 오프닝 공연과 교내외 초청 강사 특강으로 나누어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배와 같은 형식 대신 지금의 뮤직 토크쇼 방식의 채플을 시행하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는 “과거 기독교적 예배 형식의 채플 수업은 비기독교인 학생들에게 비교적 긍정적인 효과를 전달하지 못했다”라며 “기독교 정신을 담는 동시에 전체 학생의 교육효과를 고려해 현재와 같은 형식의 채플로 자리 잡게 됐다”라고 답했다. 채플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에는 “△다채로운 공연을 통해 학생들의 문화적 감수성 높이기 △창의적 상상력과 공동체 정신 익히기 △다른 교양과목을 보완해 세계와 인간, 삶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바른 이해와 삶의 지혜 교육하기 등을 통해 지성과 영성을 갖춘 균형 잡힌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 대학과 비교하기 위해 인근 종립 대학의 채플 횟수를 알아봤다. 다른 종교재단 대학도 우리 대학과 마찬가지로 ‘채플’을 필수로 수강하고 있다. 조사 결과 △우리 대학 4학기 △계명대학교 2학기 △성공회대학교 2학기 △목원대학교 4학기 △배재대학교 4학기 △연세대학교 4학기 △서울여자대학교 6학기△숭실대학교 6학기 △이화여자대학교 8학기로 진행하고 있고, 세종대학교는 채플을 선택 과목으로 개설해 진행하고 있었다.


채플에 대한 학우들의 생각은?

본지가 학우들의 채플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시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우리 대학 양캠 학우 812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본 학우들의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①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채플, 다만 필수 이수 횟수가 힘들어
전체 응답자의 75.7%가 기독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 채플에 긍정적인 생각(매우 만족함+만족함)을 갖는 학우는 전체의 73.6%에 해당했다. 우리 대학 채플에 만족한 학우들의 54.9%는 기독교적 부담이 적어 만족했으며 37.1%의 학우들은 흥미로운 주제로 진행되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A 학우는 “비기독교인도 무난하게 들을 수 있고 다양한 구성으로 힐링되는 시간이다”라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불만족한 학우는 채플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부정적인 생각(불만족함+매우 불만족함)을 갖는 학우는 전체의 26.4%를 차지했다. 불만족한 학우들의 대부분은 채플의 필수 수강 횟수가 너무 많다는 응답을 했다. B 학우는 “필수 수강 횟수가 4회로 다소 많다고 생각한다”라고 응답했다.

② 종교적 강요, 내용보다 이수횟수에서 압박감 있어
더불어 우리 대학의 채플이 과하게 종교를 강요하냐고 묻는 말에는 전체 응답자 중 73.9%가 과하게 종교 강요를 하지 않는다고 대답하였다. C 학우는 “종교라기보다는 학교 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기독교적 정신과 이념을 알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대학 채플이 과하게 종교를 강요한다고 생각하는 26.1%의 학우 중 D 학우는 “졸업하기 위해서 필수로 이수해야하므로 한 번은 경험 삼아 이해할 수 있지만 4회 이상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는 점이 종교에 대한 압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채플의 필수 수강 횟수가 4회인 것에 대해 구 교목실장은 “채플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문화적 감수성 △창의적 상상력 △공동체 정신의 형성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기에 여러 횟수를 계획했다”라고 전했다. 4회 수강이 어렵다는 학생들에게 “학교마다 교육철학과 목표가 있고 이에 도달하기 위해 개설된 교양및 전공과목을 이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을 잘 안다”라면서 “채플 역시 우리 대학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개설됐고 교목실은 학생 들이 더 의미 있고 즐겁게 참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양해 바란다”라고 전했다.


나아가야 할 점은?

지난 1998년 기독교 재단 대학의 채플에 대해 대법원은 사립학교는 국 · 공립학교와 달리 종교의 자유의 내용으로서 종교교육 혹은 종교 선전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고 종교교육을 받을 것을 졸업요건으로 하는 학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도 명시한 바 있다. 종교의 자유도, 기독교 재단 대학의 정체성이 되는 종교도 모두 지켜져야 하고 우위를 가릴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일 것이다.

과거 우리 대학은 예배 중심의 채플에서 현재 뮤직 토크쇼 형식까지 수많은 발전을 거쳐 가고 있다. 인권위의 결정에 맞춰 ‘종교의 자유’도 보장하고, 계속된 채플의 발전을 통해 우리 대학의 기독교 소양 교육도 함께 상생하며 균형을 맞춰 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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