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탁의 트렌드 관찰기]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행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1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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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탁의 트렌드 관찰기]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행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1102호〉
  • 석혜탁 경영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5.16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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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탁 경영 칼럼니스트 sbizconomy@daum.net
석혜탁 경영 칼럼니스트 sbizconomy@daum.net

‘펫팸족’이란 반려동물(pet)과 가족 (family)이 합쳐진 조어이다. 가족이라는 의미가 포함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펫팸족은 자연히 반려동물과 끈끈한 정서적 유대관계를 가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펫팸족은 최근 들어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유통 업계의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펫 관련 아이템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용어 사용에 대해 간단히 짚어보고자 한다. 아직도 ‘애완동물’과 ‘반려동물’을 분별없이 쓰는 경우가 많다. ‘애완(愛玩 : 동물이나 물품 따위를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김)동물’이라는 단어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물이라는 뜻으로 일방향적 의미를 갖는다. 반면 ‘반려(伴侶 : 짝이 되는 동무)동물’은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고로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 ‘애완동물’보다 알맞은 표현이다.

이 용어는 동물은 장난감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인식에 기초해 있다. 한국에서는 2007년 동물보호법이 개정된 이후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럼 이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 중 하나로 생각하는 펫팸족의 수는 혹시 얼마나 될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공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00만 가구를 상회한다. 이는 전체 가구의 30%에 달한다. 인구 수로는 약 1,448만 명 규모이다. 한국인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인으로 분류되는 형국이다.

이에 펫 시장 규모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소마다 예측치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5년 후 펫 시장이 무려 6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펫코노미 (Pet+Economy)’라는 말이 괜히 회자되는 게 아닌 것이다.

어떤 상품들이 있길래 그렇게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을까? 일단 반려동물 전용 우유가 있다. 사람들이 먹는 우유를 먹이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반려동물 체내에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마땅치 않아서 일반 우유를 마시면 설사나 구토를 하기 십상이다. hy의 펫브랜드 ‘펫쿠르트’가 선보인 반려동물 전용 우유에는 유산균, 미네랄, 멀티비타민, 글루코사민 등이 들어 있다. 이쯤 되면 반려동물이 ‘드시는(?)’ 것이 라고 표현해도 될 듯하다. 표피층이 얇은 반려동물의 피부 특성을 고려해 만든 미스트, 샴푸 등도 펫팸족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반려동물 전용 상품은 가지각색이다.

이렇다 보니 펫팸족 외에도 펫 관련 신조어가 여럿 생겨나고 있다. 일단 펫미족이 있다. ‘펫이 곧 나(Pet=Me)’라는 생각으로 반려동물과 자신을 동일시할 정도로 반려동물에 큰 애착을 쏟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펫 티켓(Petiquette)은 펫과 에티켓의 합성어이다. 예컨대 반려인의 경우 배변봉투와 물티슈 가지고 다니기, 리드줄 길이 1.5m 이내로 유지 등이 있을 것이고, 비반려인의 경우 남의 반려동물을 눈으로 예뻐하기와 같은 내용이 있다. 무심코 만졌다가 놀란 반려견이 물 수도 있기 때문일 터이다.

‘딩펫족’도 있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과 펫이 합쳐진 말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다. 아이는 낳지 않아도, 강아지나 고양이는 기른다는 것. 필자의 아주 친한 커플 중에도 딩펫족이 있는데, 최근 그 커플 집에 초대를 받아 간 적이 있다. 사실 이 부부의 집은 아기를 키우는 집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사랑하고 아끼는 대상이 다를 뿐인 것이다. 한 대형 아울렛은 반려동물 유모차를 대여해준다. 이런 ‘펫 프렌들리(Pet friendly)’ 행보는 앞으로는 유통업계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갈 듯하다. 다만 단순히 펫 시장이 유망할 것 같다는 이유로 무작정 비용을 투자해서 뛰어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즈니스 전략을 펫 관련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하거나, 펫티켓 교육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의 섬세한 노력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아무래도 다른 산업과 달리 펫 시장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관련한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동물은 상품이 아니라 생명체라는 자명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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