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탁의 트렌드 관찰기] 경영뿐 아니라 정치와 행정의 언어로 부상한 ESG 〈1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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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탁의 트렌드 관찰기] 경영뿐 아니라 정치와 행정의 언어로 부상한 ESG 〈1100호〉
  • 석혜탁 경영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4.1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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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탁 경영 칼럼니스트 sbizconomy@daum.net
석혜탁 경영 칼럼니스트 sbizconomy@daum.net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SG(환경 · 사회 · 지 배구조)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대기업, 금융권은 물론이고 이제 ESG의 거센 물결이 정치와 행정 영역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기업이나 금융회사에서 이사회 직속으로 신설해 운영하고 있는 ESG위원회가 새로운 정부 출범 후에는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각자의 정치적 성향과 지지 정당의 차이를 잠시 내려놓는다는 전제 아래, 대통령직속 ESG위원회의 탄생은 꽤나 희유한 장면이 될 듯하다.

이미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ESG 전문가들이 여럿 합류한 상황이다. SK텔레콤 ESG 혁신그룹장을 역임한 유웅환 전 SK텔레콤 부사장, SK SUPEX 추구협의회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이끌었던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왕윤종 교수, LG디스플레이 ESG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카이스트 경영대학 이창양 교수 등이 경제2분과 인수위원으로 발탁됐다.

다가오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도 ESG라는 키워드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ESG 경영’뿐 아니라 ‘ESG 행정’이 본격적으로 대두하기 시작한 것일까? ESG를 중시하는 공적 부문(public sector) 리더의 철학은 출마 선언과 공약 발표 과정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ESG를 구정의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힌 구청장 후보가 있는가 하면, 수도권매립지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친환경 ESG 디즈니랜드와 고급리조트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시장 후보, ESG 기업을 지역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군수 후보도 눈에 띈다. 이들의 소속 정당은 단일하지 않다. 즉, 진영을 막론하고 ESG가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유의미한 정치 · 행정 영역의 표제로 부상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ESG는 만만치 않은 무게감을 가진 개념어였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공공기관운영법 △국가재정법 △국민연금법 △조달사업법에 ESG 요소를 반영 혹은 강화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ESG 4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ESG 대통령’이 필요함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기업경영의 화두였던 ESG를 국정운영의 핵심 의제로 승격시키는 데 혁혁히 기여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주목하고 있는 세계적인 변화 추세를 고려해 공공 영역에서 ESG 철학을 선도하고 민간 영역에도 그 가치를 널리 전파하자는 이 전 총리의 메시지에 대해서는 치열한 당내 경선 라이벌이었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공감과 지지 의사를 표했다.

공공기관, 공기업도 ESG 행보에 적극적이다. 가령 한국조폐공사는 중소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이전과 창업 지원에 나서며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으며, 한국서부발전은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며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속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지역발전 수익형 펀드모델을 고안하기도 했다. 『명대신문』 독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공간도 곳곳에서 확보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남동발전은 ESG 혁신과제 발굴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과제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수행하는 ‘ESG디자인단’을 모집했다. 대학생도 물론 지원 가능했으며,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에서 ESG를 주제로 한 시민참여혁신단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ESG를 실질적으로 정책화하거나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묻는 공모전도 주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업의 언어에서 시작해 정치와 행정의 어휘로까지 ‘세력’을 확장한 ESG. 사회의 주역으로 곧 부상할 대학생들에게 ESG는 취업준비 과정에서 암기해야 할 많고 많은 시사상식 개념 중 하나가 아니라, 또 다른 ‘기회’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SG를 보다 깊이 있게 공부해 당장 캠퍼스에서 ESG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공익 캠페인이 없을지 고민해보자. 기업인과 위정자가 ESG 철학을 올곧게 실천하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해외 사례와 비교해보자. ESG와 관련한 크고 작은 활동과 경험을 토대로 사회에 보다 발전적인 제안을 던질 수 있다면? ‘ESG 인재’는 TV 속 연사가 아닌 당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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