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수영 국가대표 한다경(스포츠 18) 학우를 만나다 〈10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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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수영 국가대표 한다경(스포츠 18) 학우를 만나다 〈1098호〉
  • 박새롬 기자
  • 승인 2022.03.14 0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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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보라를 일으켜~!

지난해 7월, 도쿄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과 함께 힘찬 파도가 일렁였다. 체형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한국 장거리 수영의 선두 주자가 된 한다경선수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명지대학교 스포츠학부 18학번이자 수영 국가대표인 한다경입니다.


Q. 수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어릴 때 몸이 약해서 건강을 위해 운동을 배우려고 하던 차에 외할머니와 어머니께서 수영을 배우고 계셔서 처음 물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수영부가 창립돼 입단한 것이 수영선수가 된 계기인 것 같아요.


Q. ‘수영이 내 길이다!’라고 느꼈던 순간이 있을까요?
A. 어떤 큰 걱정거리나 고민이 생겨도 무의식적으로 수영에만 집중하고 있는 저를 볼 때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수영할 때는 다른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수영이 내 길이라고 느끼기보다는 제가 걸어온 길과 걸어가는 길에 수영을 떼어놓을 수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수영선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또 하루 훈련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A. 훈련량과 일과는 많이 다르지만, 한창 할 때는 새벽 운동, 오전 수영, 오후 수영, 야간 훈련으로 진행됩니다. 보통 아침 6시쯤 기상해서 오후 9시를 조금 넘겨 하루 일과가 끝나는 것 같아요. 제가 장거리 선수라서 하루에 총 10,000m는 기본적으로 훈련하고, 정말 많을 때는 15,000-18,000m까지도훈련해요.


Q. 쉬는 날에는 보통 무엇을 하며 지내시나요?
A. 운동선수라 워낙 몸을 많이 쓰다 보니까 쉬는 날에는 웬만해서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정말 휴식 그 자체를 즐기는 것 같아요.


Q. 진천선수촌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어요. 선수촌의 생활은 어떤가요?
A. 진천선수촌은 선수들이 운동하기에 정말 더 없이 좋은 시설과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보통 선수촌 내 사우나에 오가며 다른 종목 선수들과 안면을 트고 친해지는 편인데, 각자의 종목 이야기를 듣는 것이 또 하나의 낙이자 즐거움이에요.


Q.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주 종목인 자유형 장거리가 가장 자신 있어요. 가장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또 수없이 부딪혀본 종목이기 때문에 그 경험들이 비로소 장거리 종목에 대한 자신감을 만들어 준 것 같아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A. 레이스가 마음에 들었던 경기들은 항상 기억에 남아요. 특히 첫 출전이었던 작년 도쿄 올림픽은 너무 강렬했고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성장했고 감사한 대회였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1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다경 선수의 모습이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1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다경 선수의 모습이다.

Q. 경기 전 나만의 루틴이나 징크스가 있나요?
A. 제 이름을 호명하면 짧게 소리를 지르는 편이에요. 심호흡을 크게 하고요.


Q. 슬럼프가 온 적도 있을까요? 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요?
A. 사실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슬럼프가 왔어요. 그래서 책이나 유튜브를 보면서 관련 내용들을 계속 정독하고, 슬럼프를 먼저 경험했던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극복하려고 노력했어요.


Q. 운동선수와 부상은 뗄 수 없는 관계 같아요. 부상을 겪었던 적도 있었나요?
A. 자잘하게 통증이나 다친 적은 있었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큰 부상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부상이 없게 잘 관리하려고요.


Q.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아요. 특별히 올림픽을 위해 했던 훈련이나 신경 썼던 부분이 있을까요? 또 그 과정이 힘들진 않았나요?
A. 올림픽은 정말 큰 무대였고 영광스러운 대회였어요. 그만큼 정말 큰 노력이 필요했던 대회였기 때문에 그간 했던 훈련들이 모두 올림픽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오랜 기간 신경 쓰고 공들이고 노력하면서 저를 다그쳤어요. 그 모든 순간이 특별했던 훈련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Q. 도쿄 올림픽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까요?
A. 올림픽에 가기 전 친해진 언니들이 있었는데, 올림픽 기간 내내 서로 많이 응원해주고 기뻐하고 또 같이 울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하루 일정이 끝나면 함께 밥도 먹고 수다도 떨고 그랬는데 그 기억이 참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Q. 나에게 올림픽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A.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스스로를 갉아먹으면서 저를 채찍질했다면, 올림픽을 계기로 그걸 바꾸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스스로를 아끼게 됐어요.


Q. 지난해, 카타르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경영 월드컵 자유형 800m에서 첫 국제대회 메달을 획득하셨습니다. 늦었지만 정말 축하드립니다. 굉장히 뿌듯한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시상대 위에 올라서는 순간,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A. 국제대회에서 제 경기력이 경쟁력 있다는 걸 입증한 순간이었던 만큼 뿌듯함과 동시에 여러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 지난해 10월, 한다경 선수가 국제수영연맹 경영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모습이다.
▲ 지난해 10월, 한다경 선수가 국제수영연맹 경영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모습이다.

Q. 현재 한국 수영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고 있기도 하고, 자유형 1,500m의 한국 신기록 보유자이기도 한데, 이러한 타이틀이 주는 부담감은 없을까요?
A. 조금은 즐기고 자신감을 가지려고 하고 있어요. 이 자리에서 최대한 기록을 많이 단축시키고, 제 종목을 많이 알리면 훗날 후배들이 조금 더 앞선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만드는 것이 제가 가져야 할 책임감인 것 같고요. 부담감은 줄이고 책임감은 높이면서 제게 주어진 감사한 타이틀을 즐기고 있습니다.


Q.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을 만큼, 후회하지 않을 만큼 노력을 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아요. 특히나 운동선수에게는 수많은 노력 뒤에 무한한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잖아요. 이러한 시간과 노력들을 어떻게 버티셨나요?
A. 그때 그 순간을 이겨내는 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어떨 땐 승부욕, 어떨 땐 즐거움, 또 어떨 땐 오기 등등 그때그때 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활용해서 지금 이 순간을 버텨내야 할 이유와 방법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Q. 수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나를 잘 관리하면서 해야 할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훈련에서 중요하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 한계를 뛰어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극복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순간을 어떻게 버티고 이겨내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Q. 그럼 그 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A.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노력을 하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혼자 의지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들도 무수히 많이 존재했습니다. 그 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 생각해보면, 항상 제 곁에 감사한 분들이 계셨던 것 같아요. 부모님, 가족, 코치님, 감독님, 같은 팀 동료들이요. 곁에 함께 했던 사람들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어요. 물론 저도 그분들을 위해 또 제 자신을 위해 더 많이 노력했고요.


Q. 그럼 이제 학교생활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볼게요. 다른 수영부가 있는 학교도 많이 있을 텐데 특별히 우리 학교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A. 면접을 볼 때 교수님들이 현역 운동부나 운동선수 자체를 좋게 바라봐 주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런 교수님들 아래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명지대학교 자체가 좋기도 했어요.


Q. 장기간 휴학을 하시고 계신데, 그 이유가 있나요? 복학 계획도 있으신가요?
A. 현재는 거의 일년 내내 진천선수촌에 입촌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시합이 3월에서 11월, 길게는 12월까지 있는 상태라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복학 계획도 물론 가지고 있어요.


Q. 휴학 전, 기억에 남는 학교생활이나 수업, 교수님 등이 있을까요?
A. 사실 재학 기간이 워낙 짧았기 때문에 대부분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대학 생활 중 첫 한국 신기록을 깼고 국가대표로 발탁이 됐는데, 학교에 돌아갔을 때 동기들과 교수님께서 정말 많이 축하해주셨어요. 감사했고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A. 사실 목표나 계획을 미리 세워놓지는 않는 편이에요.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면, 언제나 내가 꿈꾸던 좋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 믿습니다.


Q.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A. 긍정적이고 성실한 능력 있는 선수요.


Q. 끝으로, 우리 대학 학우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복학하고 학교로 돌아가게 되면 함께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체육이라는 같은 관심 분야 안에서 좋은 분들을 만날 날이 벌써 기다려져요. 명지대학교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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