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늦은 밤, 신문사 지원 기한에 부랴부랴 메일을 보냈다. ‘지원할까, 말까?’ 수차례 고민하다가, 마감 1시간 전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명대신문의 문을 두드렸다. 가끔 그때의 결정에 대해 생각한다. ‘신문사에 지원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허송세월하고 있지는 않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결정은, 개인적이기 때문에 중요해지는 법이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코로나19로 텅 빈 캠퍼스의 한켠에서 수백 매의 원고를 채웠다. 학보를 읽는 독자들이 있는지, 이 기사로 무엇이 바뀌는지 상상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학보사 활동의 의미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매호를 마감하고 조판하는 일은 맡은 것을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과 보이지 않는 독자와 지면으로 소통한다는 상상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계속할 수 없었다.
신문사에서 마지막 호를 마감하며 18개월의 의미를 돌아본다. 지원 조차 망설이면서 학보사에 들어와 4학기 동안 활동할 줄 몰랐고, 데스크를 맡으며 신입생과 함께 기사를 쓰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한 호가 거듭할수록 글의 밑천은 드러났고, 갈피를 잃는 일도 숱했다.
그럼에도 ‘신문사에 지원하지 않았더라면’을 생각한다. 현실적이었다면 내릴 수 없는 선택으로, 노동 시장에서 능력을 작게나마 인정받았다. 이제는 ‘신문기자’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면서, 명대신문 덕분에 누릴 수 있었던 시간을 떠올린다. 코로나19로 막막한 상황에서, 보금자리가 되어준 명대신문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