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무도 가져가지 않아 먼지가 쌓여가는 신문을 확인 하는 순간도 많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었기에 단순히 학교에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는 말도 어쩌면 변명으로만 느껴질 수도 있다. 대학신문의 위기라는 말이 어느새 클리셰처럼 취급받고 있는 상황에서 명대신문 1094호 보도기획은 앞으로 대학신문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정표를 제공한다.
1094호 6면 「명대신문이 창간된지 67년, 명대신문의 위치」기사는 총 631명의 학생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최대한 많은 참여자들의 의견을 듣고 표본을 모집할수록 조사의 신뢰성은 높아진다. 600명이 넘는 참여자를 모집하고 결과를 분석한 기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명대신문을 읽어본 경험, 명대신문의 만족도와 신뢰도, 학생들이 생각하는 명대신문의 가장 중요한 역할, 비대면 상황에서 명대신문의 대처에 대한 평가 등 독자의 요구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질문들로 구성됐다.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명대신문의 발전을 위한 자료로 쓰이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적인 질문을 인포그래픽으로 구성해 독자를 위해 한눈에 읽힐 수있도록 구성한 점도 인상 깊었다.
다만 설문의 대상으로 학생들만 포함된 것은 아쉬웠다. 대학 신문으로서 학생과의 소통을 가장 중시하는 것도 일리가 있지만, 교수와 직원 등 학교를 위해 일하고 대학 신문에 관심을 기울이는 다른 독자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주체의 의견도 설문에 반영됐다면 명대신문에 대한 보다 다양한 시각에 서의 평가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문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명대신문을 한 번이라도 읽어봤다는 응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기적으로 신문을 읽었다는 응답은 약 3%에 불과했다. 독자의 관심을 잃으면 언론은 언론으로서의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에브리타임,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창구에서 학생들과 소통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단계적 일상 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며 대면 수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늦어도 다음 학기부터는 학생들이 모인 캠퍼스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단순히 캠퍼스에 사람이 모인다고 해서 학보사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대면 수업의 전환을 예상하며 홍보 방안을 재고하고 비대면 수업 기간 동안의 SNS 플랫폼 운영 경험 등을 살린다면 보다 많은 독자들에게 명대신문을 알리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명대신문의 창간 6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와 함께하는 명대신문의 밝은 미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