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 빛을 발하는 인간의 선천적인 성장가능성 〈10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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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 빛을 발하는 인간의 선천적인 성장가능성 〈1095호〉
  • 이은경 교수
  • 승인 2021.11.1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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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사회과학대학 청소년지도학과 교수
이은경 사회과학대학 청소년지도학과 교수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이 오프라인에서 활동이 축소된 반면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공간의 삶의 방식이 확산하여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과 강력한 네트워크의 힘을 경험하고 있다. 필자 역시 지식 정보화 사회라는 현실에서 급격한 변화를 체감 하고 있다. 인간의 심리적 어려움 해결에서의 전문성을 키우는 상담 분야는 발달 연령에 따른 인간의 성숙 수준과 개인적 기질 혹은 특성에 대한 관심을 넘어, 최근에는 개인이 얼마나 유연하고 탄력성을 가지고 적응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가를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보다 더한 위기가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 개인의 잠재력에 관심을 두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인간중심상담(person-centered therapy)을 제안한 미국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 1902-1987)는 인간에 대한 신뢰와 함께 인간이 지닌 ‘자아실현 경향성’을 강조하였다. 인간은 선천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자신의 인생 목표와 행동 방향을 결정하고, 책임을 수용하는 자유로운 존재라고 하였다. 인간은 누구나 긍정적 존중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 타인으로부터 수용되고 존중받으며 사랑받았던 긍정적인 사회적 피드백을 통해 성장한다. 그리고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받았던 긍정적 존중의 경험은 개인의 타고난 실현경향성을 발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회복탄력성’이란 다시 돌아오는 경향성으로 심리학 분야에서는 유연성, 자아 탄력성 등의 용어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회복탄력성은 위기와 역경에 노출되었더라도 이를 견뎌내고 성장의 경험으로 전환하는 개인의 능력이자, 역경에 대처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의 특성이기도 하며,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적응의 과정으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학자마다 정의는 다르지만 회복탄력성은 개인이 위기 속에서도 적응하는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개인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 대인관계의 능력, 미래에 대한 긍정성, 영성,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 등이 위기 속에서 적응하는 데 영향을 미치며, 개인이 행복한 삶을 살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행복한 순간뿐만 아니라 불행한 순간도 경험한다.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삶은 늘 도전해야 하는 과제를 던지기 때문이다. 늘 기쁘고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참 어려운 일이 다. 특히, 자신의 과거나 결점, 혹은 강점에 사로 잡혀 자신의 인생을 통합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 그리고 낮은 자존감으로 스스로를 믿기 어려워 성장 가능성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것 모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삶이 끊임없이 변화하더라도 인간은 계속해서 통합하고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우리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실현 가능한 모든 것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성장은 종종 고통과 상당한 어려움을 포함한다. 칼 로저스는 “충분히 기능하는 인간(fully functioning person)”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인간이 자신의 허물을 버리고 스스로를 받아들일 때 열린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심리학에서 성장이란 전 생애에 걸쳐 자신에 대한 의식을 증가시키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것은 타인을 배려하는 능력과 더불어 우리 자신의 자아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의미 한다. 우리는 모두 자아실현의 과정 중에 있다.

연구실에서 바라보는 학교의 모습이 확 달라졌다. 은행나무의 노란 잎이 이제 초록색 운동장을 배경으로 떨어진다.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김사인 시인의 조용한 일 중)”라고 했던 시구를 떠올린다. 힘들었지만 무언가를 추구하고, 시작하고, 움직이고자 했던 자신에게도 고마움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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