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칼럼] 대면수업을 고대함 〈10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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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칼럼] 대면수업을 고대함 〈1094호〉
  • 남치형 예술체육대학 바둑학과 교수
  • 승인 2021.11.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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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치형 예술체육대학 바둑학과 교수
남치형 예술체육대학 바둑학과 교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거의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2학기에는 대면수업을 할수 있을 거라 기대하면서 기숙사에 입실하고 자취방을 구한 학생들도 상당한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각자의 방에서 모니터와 헤드셋을 통해 수업을 듣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의 경우 모든 수업을 실시간 Zoom으로 하여 그나마 학생들의 얼굴을 보며 강의할 수 있기는 하지만, 강의실에서 직접 만나는 것과는 질적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학생들이나 강의하는 쪽이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온라인 강의가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수가 적지 않은 듯하지만, 편한 만큼 잃는 것도 많다.

대학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이루어진 교육과는 완전히 다른 교육을 제공한다. 강의실에서 지식을 전달한다는 측면은 비슷할 수 있지만, 그 밖의 경험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유치원부터 초 · 중 · 고등학교는 비록 여러 학년들이 모여 있기는 하지만 대학교 강의실처럼 그들이 같은 수업을 듣지는 않는다. 학생들도 주로 주변지역에서 모집되므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생활수준이나 삶의 경험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수업 일정 역시 모든 학생들에게 일률 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다양성을 경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들어 점점 특정 대학에 생활수준이 비슷한 학생들이 모인다는 뉴스를 종종 접하긴 하지만 여전히 대학교에는 전국 각지의 다양한 학생들이, 심지어 언어, 외모, 종교, 생활방식이 다른 유학생들까지 한곳에 모인다. 전공이 같은 경우에도 특정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구성은 신입생 부터 복학생까지 다양하고, 교양수업이나 동아리의 경우에는 자신과 다른 전공, 다른 생각,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흑인과 교류하는 일이 많은 백인들의 경우 흑인에 대한 편견이 적다거나, 직장 내 성비가 비슷할수록 성차별이나 성희롱이 줄어든다는 연구들로 알 수 있듯이, 사람은 누구나 타인을 더 잘 알고 더 이해할수록 타인에 대해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다. 온라인 강의나 줌 실시간 수업은 학생들로부터 이런 경험의 기회를,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기르고 자신의 생각을 설득하고, 때로는 자신의 태도를 주변에 맞추어 변화하고 조절하며 성장할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특히 토론이나 발표가 주를 이루는 내 수업의 경우, 최대한 각각의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발표할 기회를 주려 하지만, 강의실에서 옆 학생의 분위기를 느끼며 토론하는 경험에는 미치지 못한다. 학생들은 본인이 발표를 하지 않을 때에도 발표가 이루어지는 순간의 분위기로 많은 것을 파악하고 배운다. 친구들의 미묘한 움직임, 눈빛, 무언가 말하고 싶지만 혹시 틀리지 않을까, 무안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망설임 하나하나가 다 배움의 순간이다. 하루빨리 학생들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대면수업의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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