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환경 미화원의 하루를 함께 해보다 〈10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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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환경 미화원의 하루를 함께 해보다 〈1092호〉
  • 이승환 기자
  • 승인 2021.09.27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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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조용한 대학 건물 안에서 쓱싹쓱싹하는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순간이 있다. 그건 바로 우리 대학 환경미화원들이 근무하면서 내는 청소 소리다.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건물에 출입하지 않은 지도 1년이 훌쩍 넘었지만, 환경미화원들은 항상 그자리에서 일하고 있었다. 우리의 공간을 깨끗하게 해주시지만 그분 들이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는 알기 어려웠다. 최근 대학 사회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종사하는 분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우리 대학 환경미화원들은 어떠한 환경에서 일하고 계실까?

 

우리 대학 인문캠 환경미화원의 근무환경은?

우리 대학 인문캠은 현재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을 위탁업체를 통해 간접고용하고 있다. 전반적인 업무를 관리하는 위탁업체 관리소장이 있고, 경비 업무와 환경미 화원(미화) 업무를 담당하는 부장이 각각 있다. 우리 대학에 종사하는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은 총 61명으로 그중 환경미화원은 40명이다. 휴게실이 있는 인문캠 교내 건물은 총 8곳이다. 휴게실은 총 10개로 시설마다 1개씩 있고, 교육복합관과 본관은 2개씩 있다. 모든 휴게실에는 냉난방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휴게시설 관리담당자는 총무시설팀에 있다.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에 지어진 교육복합관 내 환경 미화원 휴게실은 현재 공사 중으로 9월 말에서 10월 초사이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전까지는 간이 숙소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우리 대학 인문캠 관리소장 말에 따르면 환경미화원들의 근무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다. 중간에 10시부터 13시까지 휴식시간이 있다. 관리소장은 “환경미화원들은 항상 학교 일에 있어서 책임감이 넘친다. 그 예로 아침 일찍 나와서 학생들이 등교하는 9시 전에 청소를 끝내려고 하는 것을 들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교내에 방역 조치를 할 때도 신속하게 교내 창문을 모두 개방하는 등 준비과정을 도와주기도 하는데, 이런 도움에 대해 관리소장으로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제3자를 통해 환경미화원들의 일상을 들어 봤다면 지금부터는 본지 기자가 환경미화원들의 하루를 체험하며 경험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문캠 학생회관 환경미화원의 하루는 어떨까?

학생회관 환경미화원은 모두 네 분이다. 각자 세 층씩 맡아서 청소하고 있으며. 네 분 모두 공통으로 아침 청소의 시작은 분리수거와 화장실 청소라고 말한다. 학생 회관 5, 6, 10층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A 씨와 함께 하루 동안 근무하는 것을 허락받고 근무시간에 대해서 물어봤다. 학생회관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의 정식 근무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하지만 대부분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한다고 했다. A 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학생들이 오기 전에 청소를 다 끝내기 위해서다”라고 일찍 출근하는 이유를 전했다. 오전 6시, 인문캠 학생회관 6층에 가보니 미화원 A 씨는 벌써 와 있었다. A 씨의 말에 따르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8시 전까지 분리수거 쓰레기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A 씨는 먼저 담당을 맡고 있는 5, 6, 10층 중 최상층부터 분리수거 거리를 찾으러 나섰다. 분리수거 거리를 모으면서 분리수거함을 청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청소에 사용할 비눗물을 만들기 위해 세면대로 향했다. 이때 소변기 청소도 함께 진행된다. 소변기 청소는 소변기에 물을 붓는 것인데, 비눗물을 여기에도 사용한다. 비눗물로 두 가지 일을 한 번에 하는 것이다.

처음에 지린내가 나던 화장실이 쾌적한 향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와 동시에 만들어진 비눗물로 수건을 적셔 얼룩덜룩한 분리수거함으로 향한다. 매일같이 비누칠하는 것은 아니고 더러워질 때 한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바로 옆 엘리베이터 대기하는 곳의 철판도 깨끗하게 닦는다. 조금 여유가 있을 때는 이러한 사소한 부분도 하나하나 신경써서 청소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10층에서 모은 분리수거 거리를 6층에 있는 것과 함께 5층으로 가지고 내려왔다. 5층에서 나오는 분리수거물을 정리하면서 미화원 A 씨는 특별한 쓰레기통을 소개해 주었다. “여기 앞에 있는 분홍 통은 분리수거하면서 생기는 물을 담으라고 놔둔 거예요” 통의 이름을 확인해 보니 수(水)레기통이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눈치를못 챘는데 요즘은 잘 알고 버려주는 것 같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사진은 아침 시간에 환경미화원들이 학생회관 앞에 둔 쓰레기 묶음이다.
▲사진은 아침 시간에 환경미화원들이 학생회관 앞에 둔 쓰레기 묶음이다.

오늘의 분리수거 물품 중에서는 배달음식을 먹고 남은 그릇도 있었다. 냄새가 지독했는데 기자도 음식물을 먹고 남긴 그릇을 그냥 버린 기억이 떠올라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일반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등을 모두 손수레에 모아서 1층으로 부랴부랴 내려갔다. 시간은 6시 57분, 오늘의 분리수거 작업은 끝났다. 나중에 A 씨에게 물어보니 쓰레기들은 매일 아침 8시에 교내 수거 차량이 돌아다니면서 수거한다고 한다.

분리수거 및 화장실 기본청소를 하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진다. 학생회관에서 일하는 네 분의 환경미화원들은 학생회관 4층에 모여서 아침 담소를 나눈다. 미화 반장도 해당 시간에 학생회관에 들러 비품 중에 떨어진 것들이 있는지 물어봐 주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사진은 필자가 8시 23분경 직접 학생회관 6층 남자 화장실을 걸레질하는 모습이다.

A 씨는 7시부터 40분 정도의 쉬는 시간을 가진 뒤 바로 화장실 청소를 시작한다. 화장실 청소의 순서는 먼저 세면대부터 시작한다. A 씨는 주로 락스와 주방세제를 섞어 청소한다. 이번 청소는 화장실 변기와 바닥 청소다. 오늘은 다행히 전날에 청소한 10층은 간단하게 마무리하고, 6층으로 올라가서 변기와 세면대를 물로 적신후 마른걸레로 닦기 시작했다. 바닥도 물걸레로 한 번, 마른걸레로 한 번 닦는다. 10층에서 A 씨가 하는 것을 보고, 기자도 이 일을 한 번 해보기 위해서 직접 부탁드려 5, 6층 화장실을 청소해봤는데, 잠깐 하는데도 땀이 물씬 났다. 그래도 마른걸레로 닦을 때 물광이 나서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그렇게 아침 청소를 끝내고, 휴식 시간이 되었다.

학생회관 환경미화원들은 대부분 집이 10~15분 거리이기 때문에, 일이 일찍 끝나면 휴식시간인 10~13시 사이에 집에 가서 밥도 먹고 샤워도 하고 온다고 한다. 환경미화원 네 분 모두 휴식시간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사진은 우리 대학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있는 환경미화원 휴게 공간이다.
▲사진은 우리 대학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있는 환경미화원 휴게 공간이다.

잠시 쉬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이용해서 학생회관 환경미화원들의 휴게공간을 찾아봤다. 학생회관 환경미 화원들의 휴게공간은 지하 1층에 있다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지하 1층 휴게실을 한 번에 찾지는 못했다. 휴식시간을 거의 마치고 청소 준비를 위해 돌아온 환경미화원 C 씨와 함께 내려가서야 지하 1층 남녀 샤워장 뒤 깊숙한 곳에 환경미화원 휴게공간을 찾을수 있었다. 안을 들어가 보니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휴게공간을 자주 찾는 환경미화원 C 씨는 “예전에 안쪽 방에서 경비원과도 함께 지냈다고 들었는데 오래전 얘기인 것 같고 지금은 아니에요”라고 하며, “냉방기도 있고, 온수 매트도 있어서 잠시 쉬는 데 필요한 건 다 있어요”라고 했다. “다만 지하라 약간 곰팡이 냄새가 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지낼만해요”라고 말했다.

 

일이 힘든 것도 있지만 학생들이 없는 삭막함

13시부터 시작하는 오후 업무에는 환경미화원 A 씨외에도 다른 환경미화원을 만나보기로 했다. 먼저 학생 회관 7~9층을 담당하는 B 씨를 찾아가 보았다. B 씨는 오후시간 청소에 대해 설명해주었는데, 아침에 청소한 곳 중 더러워진 곳이 있으면 다시 청소하고, 없을 시에는 자율적으로 청소하는 시간이라고 알려줬다. B 씨는 본인이 담당하는 층이 교수 층과 동아리 층이다 보니, 최근에 학생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아 생각보다 분리수거 거리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학생들이 나오지 않아 일할 거리 많지 않아요. 그래서 힘든 점은 없지만, 마냥 기분 좋지는 않아요”라고 전하며, 동아리 층의 분리수거 상태에 대해 설명해줬다.

동아리 층의 분리수거 표지판을 가리키며 B 씨는 “요즘 친구들은 정말 잘해요. 예전에는 사진을 붙여 놓고 이렇게 해달라고 하니까 다 그렇게 해주더라고요. 그리고 요즘은 또 총동아리에서 직접 관리하는 거 같아요”라고 말하며, 이전보다 깨끗하게 분리수거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칭찬했다. 학생회관 환경미화원 네 분 사이에서 가장 오래 일을 했다고 알려진 D 씨를 마지막으로 만나봤다. D 씨는 학생회관 2~4층을 담당하는데, 묵묵히 청소 하면서 “최근에 학생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 학교가 조용한 것을 보면 가끔은 삭막함이 느껴지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는 일이 줄어서 오히려 더 세세한 부분이라도 깨끗하게 한다는 생각으로 청소하고 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정말 고마웠어!

환경미화원들에게 지금까지 일하면서 기분 좋았던 일에 대해 물어보았다. 환경미화원 B 씨는 학생들이 편지랑 작은 먹을거리를 챙겨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전했다. 물론 이런 선물이 아니라도 지나가면서 학생들이 인사해주면 즐거움을 느낀다고도 말해주었다. 계속해서 얘기하던 중 네 분 모두 한목소리로 “연말이 다가오면 명지대학교 사회봉사단에서 미화원들을 모두 모아서 편지와 함께 선물을 줘요”라고 전하며 “선물도 설문조사를 통해 원하는 것들로 챙겨줘요”라고 말했다. 그들은 이렇게 매년 챙겨주는 모습에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필자는 인터뷰를 통해 만난 학생회관 환경미화원들을 통해 우리 학교 미화원들이 일과 학생들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우들도 학교를 찾게 되면 환경미화원에게 인사를 드려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좋아하실 것이다. 끝으로 하루 종일 취재하는 과정에서 차분하게 잘 설명해주신 미화원 A 씨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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