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한 '위원회', 그 향방은? 〈10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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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한 '위원회', 그 향방은? 〈1086호〉
  • 손정우 기자
  • 승인 2021.05.10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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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은 지난 2019년 우리 대학 학교법인 ‘명지학 원’의 파산신청 사태 이후 열린 총장과의 청문회에서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한 ‘위원회’를 만드는 것에 합의한 바 있다. 합의에 따라 위원회에는 학생 대표를 포함하기로 했다. 그러나 위원회의 소식은 깜깜무소식인데, 현재 우리 대학의 제11대 유병진 총장의 임기는 오는 12월까지다. 이에 본지는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이 무엇이고,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한 위원회가 언제 도입될지 취재해 봤다.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한 ‘위원회’ 발족 합의의 배경

지난 2019년 5월 29일과 30일 양일간 당시 인문캠 ‘허브’ 총학생회(회장 김종태 · 국통 14, 이하 김 전 회장, 이하 허브 총학)는 긴급 전체 학생대표자 회의를 개최해 ‘총장 이사회 사퇴 요구’와 ‘총장직선제 도입 요구’를 안건으로 하는 학생 총투표를 진행했다. 해당 총투표에서 총장직선제 도입 요구에 대해 △찬성 2,697표(93.94%) △반대 107표(3.73%) △무효 67표(2.33%)로 압도적인 찬성으로 안건이 가결됐다.

당시 허브 총학이 공식 계정으로 공개한 총장 공청회 속기록(이하 공청회 속기록)에 따르면 2019년 6월 10일에 열린 총장과의 1차 공청회에서 총장직선제에 대한 발의가 이뤄졌고, 이는 2019년 6월 25일에 개최된 명지학원 제4차 이사회 보고안건으로 올라가게 됐다. 해당 이사회에서 명지학원 이사진은 총장직선제에 대해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 판단했다. 다만 총장직선제 관련 의제가 의결안건이 아닌 보고안건으로 상정됐기에 더이상의 이야기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같은 해 9월 10일에 열린 2차 공청회에서 학생뿐 만이 아닌 교수, 직원 등 다양한 학내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위원회 발족을 학교 측과 합의했다. 이어 동월 18일에 유병진 총장은 확약서를 통해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해 학생대표를 포함한 위원회 발족’을 확약했다.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한 위원회, 설립조차 되지 않아

유병진 총장의 확약을 받은 날로부터 601일(2019. 09. 18. ~ 2021. 05. 10.)이 지난 현재, 위원회의 현황은 어떨까? 공청회 속기록을 살펴보면 학교 측은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추진하는 방향에 대해서 합의했고, 발족 시기와 같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학교 측에서 논의 후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있어야 알 수 있을 것이라 했다.

2차 공청회 직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회장은 “학생대표를 포함한 위원회 구성에 대한 확답을 받아 ‘위원회’라고 표기한 것이다. 이는 추후 발족되기 이전에 학교 측과 논의를 통해 정식 위원회 명칭을 결정할 예정” 이라고 설명했다. 즉 위원회 발족 자체에 대한 논의보다 위원회 명칭이 논의 대상일 정도로 위원회의 발족은 빠른 시일 내 이뤄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한 위원회는 아직까지도 구성되지 않았다. 현 총장의 임기가 오는 12월까지라는 것을 고려한 다면, 적어도 연내 위원회가 도입돼야 후임 총장을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으로 선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기획예산팀(팀장 홍성규)에 2차 공청회 이후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한 위원회 구성을 위해 논의한 적이 있는지 묻자 “지난 2019년 총장이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해 위원회 발족을 약속한 당시와 상황이 바뀌었다. 현재는 명지학원이 회생 법원의 판결에 따라 회생절차가 개시됐으며, 여전히 그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라며 “따라서, 명지학원에 대한 회생 여부가 회생법원에서 결정된 후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논의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총장직선제 준비위원회 명칭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논의하는 위원회다”라며 “관련 위원회가 구성되고 나서 민주 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문캠 ‘배터리’ 총학생회(회장 홍창민 · 국통 16, 이하 인문캠 총학, 이하 홍 회장)은 “우리 대학 재단인 명지학원은 사학비리, 재정 악화, 파산신청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문제는 법인의 이사진과 그이사진에 속한 총장에게 책임이 있는데, 이들은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라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는 족벌경영이 아닌 대학 구성원이 선출한 유능한 총장이 필요하다”라고 총장직 선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홍 회장은 “지속해서 학교 측에 총장직선제 준비위원회 도입을 요구하고 있으나 학교 측은 대학 전체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며 미루기만 할 뿐”이라고 전했다.

 

우리 대학 학우의 94%가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을 대학구 성원참여직선제라 생각해… 총장직선제에 대해선 99%가 찬성하기도
 

▲표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이 무엇인지에 관한 응답 결과다. *그래프의 모든 수치는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것으로 총합이 100%가 아닐 수 있습니다.
▲표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이 무엇인지에 관한 응답 결과다. *그래프의 모든 수치는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것으로 총합이 100%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우들이 생각하는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은 무엇일까? 본지가 KSDC DB를 통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설문한 결과, 조사에 참여한 1,032명의 학우 중 971명(94.08%)은 대학구성원 전원이 참여하는 대학구성원참여직선제를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학구성원참여직선제가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이라 답한 이들 중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묻는 개방형 질문에는 ‘대학구성원 모두가 투표할 수 있어야 민주적이다’, ‘학생의 의견이 대학운영에 반영돼야 하기에 대학구성원 모두가 투표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표는 인문캠 중앙운영위원회가 지난 3월 16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총장직선제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 중 총장직선제 찬반 여부의 응답 결과다. *그래프의 모든 수치는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것으로 총합이 100%가 아닐 수 있습니다.
▲표는 인문캠 중앙운영위원회가 지난 3월 16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총장직선제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 중 총장직선제 찬반 여부의 응답 결과다. *그래프의 모든 수치는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것으로 총합이 100%가 아닐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16일부터 동월 28일까지 인문캠 중앙운영위 원회(이하 중운위)는 ‘총장직선제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인문캠 중운위는 총장직선제 관련 정보 전달을 위해 카드 뉴스를 제작했는데, 카드 뉴스에는 ‘총장직선제란 대학의 총장을 △교수 △직원 △학생 등 대학구성원 모두가 직접 투표를 통해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출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즉 대학구성원참여직선제를 말하는 것이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인문캠 소속 학우와 직원 1,689명이 응답했고, 총장직선제의 찬반 여부 질문에 1,646명의 응답자중 1,630명(99.02%)이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라 답한 이는 16명(0.97%)에 그쳤다. 대학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대학구성원참여직선제에 대해 압도적으로 찬성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홍 회장은 “지난 2019 년부터 명지학원의 문제는 가시화됐고, 학우들은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라며 “대학의 경영자인 총장 본인이 작성한 확약도 지키고 있지 않은데, 앞으로 사과문이나 담화문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설문조사 중 인문캠 중운위에서 제작한 카드 뉴스에 따르면, 앞으로 인문캠 중운위는 교수와 직원 등학생 외 교내구성원에게도 총장직선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이를 통해 교내 구성원과 함께 총장직선제를 위한 투표 반영비율 등을 논의해 명지학원에 ‘총장직선제 준비위원회(가칭)’ 발족을 요구할 것이라는 계획을 설명했다.

 

인문캠 중운위, 총장직선학생특별대응위원회 구성해

인문캠 중운위는 지난 3월 30일, 총장직선제 도입을 위해 총장직선학생특별대응위원회(이하 특별대응위원회)를 구성했다. 특별대응위원회는 학생 권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으로 우리 대학 총장직선제 도입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1일, 특별대응위원회는 기획조정실에 △총장직선제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총장직선제 준비 위원회 발족 요구 2차 공문 △총장직선제 요구 관련 자료 △총장직선제 요구 서명문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기획예산팀은 ‘총장직선제에 대한 대학 전체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되어야 하며, 이에 따라 총장직선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시행 여부를 논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러한 학교 측 응답에 대해 홍 회장은 “현재 우리 대학은 민주적인 총장 선출방식 도입을 위한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학교 측이 이러한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면 특별대응위원회는 더욱 적극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한편 특별대응위원회는 지난 6일 총장직선제 준비위원회 3차 발족 요구가 담긴 서명문과 대자보 릴레이 및 탄원서 서명문에 대한 자료를 첨부해 총장실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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