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민의 하버드씽킹] ESG에 대한 하버드씽킹 〈10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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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민의 하버드씽킹] ESG에 대한 하버드씽킹 〈1086호〉
  • 장기민
  • 승인 2021.05.1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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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보호-사회공헌-경영체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 경영 가치였던 기존 기업들이 이처럼 산업화 시대의 이념을 뒤로하고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시카고학파의 핵심 인물인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자신의 자원을 활용해 이윤을 증대하는 활동에 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을 정도로 그간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는 기업의 성장을 통한 주주 이익의 극대화 에만 집중돼 있었다. 이처럼 성장과 이윤 창출만을 바라던 기업 경영의 핵심적 가치는 사회적으로 기업 내부에 환경문제나 지배구조의 결함이 있을지라도 덮어주며 관용을 베푸는 모습이 가능하게 했었다.

ESG 경영은 ‘투자자’에 관점이 집중되어 있는데 이 내용은 그간 산업화 시대와 확연히 다르다. 지금까지의 기업이 재무 가치나 경제 기여 등 주로 재무적 측면에 의해 투자자로부터 평가받아 왔다면, ESG에서는 환경과 사회공헌 그리고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정보가 더 중요하게 된 것이다.

기업들의 경영 행보도 이런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회사인 네슬레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데만 매년 1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설탕과 나트륨, 포화지방을 식품에서 줄이는 목표에 대한 진행 상황을 매년 소비자에게 발표해나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의 제조 과정에서부터 사탕수수 폐기물로 만든 바이오 합성수지를 이용하여 헤드라이닝을 제조하거나 대두유를 원료로 한 친환경 페인트로 도색 하는 등 ESG 경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리스타일’이라는 행사에서 폐차된 자동차에서 나온 폐기물을 이용해 주얼리와 옷 등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등 자동차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여나가는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 때문인지 최근 금융기관들도 ESG에 대한 원칙을 정하고 기업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금융기관에 대출 신청을 한 기업이 친환경, 사회공헌, 경영체제 등의 분야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체크하고 정해놓은 기준을 통과해야만 대출이 허용되도록 제도화하는 등의 행보를 취한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 (MSCI)는 ESG 지수를 정기적으로 공개해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 최태원 회장은 한 포럼에서 “ESG는 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선언했으며, 삼성 경제연구소 사장은 “ESG는 불가역적인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산업화 시대의 이윤 극대 행위는 더이상 기업과 투자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관측이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다.

‘자본주의 대전환’이라는 책을 쓴 하버드대 학교의 리베카 헨더슨 교수는 “주주가치의 극대화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사회와 지구뿐 아니라 기업 자체의 건강에도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경고를 하며 기업이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행동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ESG를 경영전략에 통합시키는 내용은 기존의 평가방식과 다른 기준이 요구되기도 한다. 기존 관점이라면 ESG 점수가 높은 기업이 성과가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을 바꿔보면 원래 뛰어난 기업이 ESG 점수도 높고 성과도 좋은 기업일 수도 있는 것이다.

‘공정하다는 착각’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에서 공정함이 정의를 뜻하는 공식이 정말 맞는 것인지, 능력주의는 공정하게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기업은 지금껏 기업이 추구해오던 ‘지속성장 가능성’에 대한 주체를 줄곧 기업과 주주에만 한정 지은 채 사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ESG 시대에는 기업과 주주만 지속성장해서는 더이상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장기민 디자인경제연구소장 shoeface@daum.net
장기민 디자인경제연구소장 shoefac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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