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지 말아야 할 가치 〈1085호〉
상태바
잃지 말아야 할 가치 〈1085호〉
  • 정진환(사학 18) 학우
  • 승인 2021.04.19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너무나도 유명한 고대 로마의 인물이다. 그렇다면 그가 집정관 으로 부임하여 가장 먼저 시행한 제도가 무엇인지 알고 계시는가? 당시 그는 원로원 회의에서 이루어진 모든 토론을 그 이튿날 포로 로마노의 한쪽 벽에 써 붙였다. ‘악타 디우르나(Acta diurna)’라고 불렸던 이 제도를 통해 카이사르는 본래 일반 백성들과 차단돼 있었던 원로원 회의를 공개함으로써 그들만의 배타적인 특권을 무너뜨릴 수있었다. 이쯤에서 눈치채신 독자도 있으실것 같다. 그렇다. 이는 오늘날 신문의 조상격 되는 제도로, 사실 그 이름부터 ‘daily act’, 즉 일보(日報)다. 이처럼 신문은 그 등장부터 누군가의 권력 남용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을 하고 있었고, 이 목적은 언론 보도가 시발점이 되었던 6월 민주항쟁이라는 대표적인 사례를 되돌아볼 때 아직까지 유효하다. 그렇다면 이 관점에서 명대신문은 과연 어떠할까.

우선 명대신문 1084호 6~7면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7일 치러진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대신문에서는 각 후보자의 취재를 통해 얻은 여러 주제, 특히 청년과 관련한 답변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각 후보자의 당선 이후 행보를 예측해볼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이 공약을 어기고 권력을 남용하지 않는지에 관한 판단까지 이루어지니, 앞서 말한 본분을 성실히 수행하는 기사가 아닐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다음인 8면에서는 강경대 열사 30주기를 맞아 그에 관한 기사를 다루고 있었다. 명대신문은 강경대 사건의 배경부터 결과까지 차근차근 톺아봄으로써 그를 추모하고 있었는데, 특히 필자가 주목한 부분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였다. 재학생 중 강경대 열사를 아는 비율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으며, 자세한 사항에 관해서는 그 비율이 더욱 줄어들었다. 그렇기에 명대신문은 10면에서 근래 화두인 총장직선제와 이를 연결 지으며 강경대 사건을 그저 과거의 일로서 잊어서는 안 된다고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대학신문의 역할 중 하나가 ‘학교, 학생, 직원 3주체에 대한 감시’라고 하지 않던가. 이 기사 역시 학교와 학생 모두를 감시하고 있었다.

마치면서, 신문의 첫 등장 당시와 비교하면 오늘날에는 더욱 다양하고 전문화된 주제들이 넘쳐난다. 그렇기에 이들을 모두 검증하고 감시하는 과정에서 더욱 큰 어려움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러한 상황에서 크게는 국가를, 작게는 학교와 학생을 감시하며 신문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명대신문이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잃지 않길 응원하겠다.

정진환 (사학 18) 학우
정진환 (사학 18) 학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